첫술에 배부르랴…생소한 분야 도전하는 기업에 응원을 [취재수첩]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비디오 게임기기)용 게임 시장에서 고전하는 분위기다. 지난해부터 대형 게임사들이 신작을 연달아 공개하며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크래프톤이 공개한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인기 게임 ‘데드 스페이스’를 만든 스타 개발자 글렌 스코필드가 제작을 진두지휘했던 작품이다. 공개 전 기대가 상당했다. 그런데 막상 게임이 공개되자 진부한 설정과 스토리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판매량은 공개 전 예상치보다 한참 아래를 밑돌았다. 흥행 참패 책임을 지고 글렌 스코필드는 올해 9월 크래프톤을 떠났다.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던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은 기대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게임스컴 2022에서 국내 게임 최초로 3관왕을 받았던 만큼 업계 기대가 상당했다. 판매량은 준수하지만 기대치에는 다소 못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각보다 판매량이 저조하자 네오위즈는 ‘밸런스 패치’를 통해 게임 난이도를 완화했다. 게임이 어려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였다.
콘솔 게임 시장에서 고전하는 국내 게임 업체를 향해 싸늘한 시선을 보내는 게임 이용자가 적잖다. 능력도 없는데 괜히 도전하지 말라는 것이다. 일부 게임사 주주들은 주가 상승에 도움이 안 된다며 콘솔 게임 도전을 탐탁지 않게 바라본다.
현시점에서 무분별한 비판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판과 부진에 지친 게임사들이 도전을 멈춘다면 국내 게임 업계 발전도 요원하다. 콘솔 게임 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내는 해외 게임 기업도 수십~수백 번의 실패를 맛봤다. 그 실패가 쌓이고 쌓여 현재의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다. 국내 게임업계는 이제야 콘솔 시장에 처음 발을 내디딘 상태다. 일방적인 비난보다는 응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9호 (2023.10.11~2023.10.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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