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올라탄 금융…그들의 조용한 질주 [경영칼럼]
AI 등 혁신 기술은 미래의 무역 구조도 바꿔
인공지능(AI)은 점차 전문적인 직업의 세계로 진입하는 추세다. 생성형 AI가 업무 활동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칠 업종은 금융·보험업이다. 최근 금융상품 추천과 매매 전략 분석, 금융사기 탐지, 대출 심사, 자산 포트폴리오 최적화, 보안 감시 등 금융의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이 활용된다. 금융사 경쟁 심화와 생성형 AI 등장으로 은행 업무 전반에 AI 기술 도입이 확대되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글로벌 은행권에서 생성형 AI 시장은 2022년 6억2000만달러에서 2032년 97억2000만달러로 10년간 연 32.7%씩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면 은행 업무에서 생성형 AI는 연간 2000억달러에서 3400억달러의 추가적인 가치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맥킨지 분석이다.
국내 금융권 AI 시장 또한 급성장세를 보인다. 한국신용정보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 부문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2019년 3000억원에서 2021년 6000억원으로 45.8% 증가했다. 2026년까지 연평균 38.2% 성장해 3조20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맥킨지 글로벌연구소(MGI)에 따르면, AI 등 기술 발전으로 금융 활동의 42%는 완전히 자동화됐다.
AI를 활용한 ‘자동화’로 비용을 아낀 사례는 적지 않다. 한 글로벌 제약 회사는 송장 처리나 공급 업체 지불과 같은 금융 부문을 아웃소싱했다. 이를 통해 인건비를 낮추고 프로세스를 개선하며 비용을 상당히 줄였다. 다만 관리자들은 ‘자동화’가 새로운 기회를 열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했다. 이들은 얼마나 많은 작업이 자동화될 수 있는지 평가하고, 위험 요인을 추정하고, 필요한 투자를 계산했다. 이후 그들은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 업체(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에 새로운 자동화 전략을 의뢰해 3년 동안 40% 이상의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AI를 포함한 혁신 기술이 미래의 무역 구조를 바꿀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이른바 무역의 디지털화다. 글로벌 무역의 디지털화는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에 있어 중요한 지표가 된다. 디지털 역량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에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무역 금융 솔루션을 확장할 수 있다. 일례로, 블록체인 기반 무역 금융 플랫폼 ‘컨투어(Contour)’는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인 코르다(Corda)를 활용한 탈중앙 디지털 무역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방콕은행, BNP파리바, CTBC홀딩, 홍콩상하이은행, ING, SEB, 스탠다드차타드 등 7개 은행과 협업을 진행한다. 컨투어의 네트워크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생성, 교환, 승인과 발행을 포함한 종이 기반 무역 금융 프로세스의 디지털화에 초점을 맞춰 성과를 냈다.
인공지능 기술 활용으로 금융 산업은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동시에 더욱 빠른 시장 대응과 복잡한 금융 시장 분석이 가능해졌다. 물론 인공지능 확산의 그늘도 있다. 금융업의 핵심 가치인 신뢰성과 안전성이 검증돼야 하는 만큼 양질의 금융 데이터 확보와 안전한 인프라 환경 조성도 과제다. 이런 이슈에도 불구하고 AI 활용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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