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된 아들 14년만에 찾은 中 남성, 유괴범 징역 5년 선고에 '분통'

"유괴 죗값 약해, 항소로 엄중 처벌 촉구"
실종 자녀 애타게 찾는 영화 '친아이더' 제작

유괴된 자식을 14년 만에 극적으로 찾은 중국인 남성이 범인들에 대한 법원의 처벌이 미흡하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14년 만에 유괴된 아들(오른쪽)과 상봉한 쑨하이양 부부. [사진 = 해외망 캡쳐]

14일 환구시보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광둥성 선전시 난산구 인민법원은 전날 우모 씨 형제에게 각각 아동 유괴죄와 아동 은닉죄를 적용해 징역 5년과 징역 2년 형을 선고했다. 또한, 아동을 유괴한 형 우 씨에 대해서는 유괴한 두 명의 아동과 그 가족에게 각각 42만위안(약 78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우 씨는 2007년 10월과 12월 당시 각각 4살이었던 쑨 모 군과 푸 모 군을 유괴한 뒤 동생 우 씨의 집에 숨겼다가 고향인 산둥성으로 데려가 자식이 없는 친척과 그의 친형에게 각각 입양시켰다. 이 과정에서 형 우 씨는 3만위안(약 56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판결 직후 쑨 군과 푸 군의 부모는 "유괴된 자식을 14년 만에 찾았는데 어린아이 두 명을 유괴한 범인에게 겨우 징역 5년을 선고하다니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쑨 군의 아버지 쑨하이양은 "법원이 범인을 가중 처벌할 수 있는 아동 인신 매매죄가 아닌 유괴죄를 적용했다"며 "인신매매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보강해 엄중히 처벌받도록 하겠다"고 읍소했다. 또 "아들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며 사용한 비용만 해도 42만 위안이 넘는다"며 법원의 배상 판결에 불만을 표했다.

공안 당국은 아동 연쇄 실종 사건 수사에 나선 이후 2021년 9월 우 씨 형제를 체포했다. 쑨 군과 푸 군은 14년 만에 극적으로 가족과 재회했다.

아들 실종 후 20만 위안(약 3700만원)의 포상금을 내걸고 전국을 누비며 아들을 찾아 나섰던 쑨하이양의 사연은 실종된 자녀를 애타게 찾는 가족의 애환을 다룬 영화 '친아이더'(親愛的)'로 제작돼 2014년 개봉 이후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이에 공안 당국은 2016년부터 실종아동 정보공유 시스템 운영에 나섰다. 이를 통해 안면인식 기술과 유전자 검사 등을 거쳐 중국 전역의 8000여 명의 미아가 확인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중국에서는 해마다 2만 명의 어린이가 납치돼 국내와 해외 가정에 입양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