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레나+김연경' 쌍포 터졌다…흥국생명, 개막전서 도로공사에 3-0 압승 [김천:스코어]
(엑스포츠뉴스 김천, 최원영 기자) 시즌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압도적인 승리에 미소 지었다.
흥국생명은 14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개막전 한국도로공사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0 25-13 25-16)으로 완승을 거뒀다.
리벤지 매치였다. 두 팀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에서 격돌했다. 흥국생명은 홈인 인천에서 1, 2차전 승리를 챙겼으나 김천에서 열린 3, 4차전에선 모두 패했다. 인천에서 펼쳐진 5차전에서 도로공사가 승리해 2연패 후 3연승으로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새 시즌 개막전서 흥국생명이 완벽한 설욕전을 펼쳤다.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가 블로킹 2개, 서브 1개 포함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0득점(공격성공률 53.13%), 김연경이 16득점(공격성공률 53.33%), 김미연이 서브 1개를 묶어 8득점(공격성공률 35.00%)을 선보였다.
반면 도로공사의 코트는 어수선했다. 상대의 13개보다 훨씬 많은 범실 23개를 쏟아냈다.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가 블로킹 1개를 얹어 12득점(공격성공률 30.56%)을 기록했으나 홀로 범실 10개를 저질렀다. 배유나가 블로킹 2개 포함 8득점(공격성공률 50%),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이 6득점(공격성공률 22.22%)을 보탰다.
▲선발 라인업
-도로공사: 아포짓 스파이커 문정원-미들블로커 최가은-아웃사이드 히터 부키리치-세터 박은지-미들블로커 배유나-아웃사이드 히터 타나차-리베로 임명옥.
주전 세터 이윤정이 훈련 도중 무릎 인대를 다쳤다. 최소 2주에서 최대 4주간 자리를 비울 예정이다. 이윤정 외 세터는 박은지뿐이다. 지난 시즌 1라운드 4순위로 정관장에 입단한 신예다. 도로공사는 지난 8월 정관장과 트레이드를 통해 세터 안예림과 아웃사이드 히터 김세인을 내주고 세터 박은지와 아웃사이드 히터 고의정을 영입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박은지가 처음 왔을 땐 세트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공을 잘 컨트롤하지 못했다"며 "예상보다 금방 극복했다. 아직 어린 선수라 개막전에 선발로 나서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네 실력대로 해라'라고 이야기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교체해줄 세터가 없어 혼자 이겨내야 한다. 실력이 많이 좋아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키리치와 타나차를 모두 아웃사이드 히터에 배치했다. 김 감독은 "타나차가 아포짓 스파이커 역할을 할 것이다. 아포짓 자리에서 공격을 두 차례 할 수 있게 포메이션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타나차는 태국 여자배구 대표팀 소속으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마친 뒤 팀에 합류했다. 선수들과 훈련할 시간이 짧았다. 김 감독은 "두 차례 같이 운동했는데 굉장히 열심히 하고 적극적이었다. 공격 테크닉은 좋은 것 같다. 팀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올 시즌 임명옥, 문정원, 타나차로 3인 리시브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비시즌 여자배구 대표팀에 다녀온 문정원의 몸 상태는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김 감독은 "우리 팀엔 (문)정원이가 필요하다. 공격보다는 리시브,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선발로 기용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선발한 미들블로커 김세빈은 현재 전국체육대회에 출전 중이다. 오는 19일 광주 페퍼저축은행전서 팀에 합류할 전망이다.
-흥국생명: 세터 이원정-미들블로커 이주아-아포짓 스파이커 옐레나-아웃사이드 히터 김미연-미들블로커 김채연-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리베로 도수빈.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이 김천에 함께 오지 않았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도 용인의 구단 숙소 체육관에서 재활 훈련 중이다. 도수빈이 공백을 채웠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김해란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중요한 선수를 잃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하지만 도수빈이 많이 성장했다. 비시즌 열심히 한 부분들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은 비시즌 자유계약(FA) 시장에서 IBK기업은행 소속이던 미들블로커 김수지를 영입했다. 기존 이주아, 김채연, 김나희, 변지수와 힘을 합친다. 아본단자 감독은 "미들블로커들이 많이 성장했다. 전반적으로 다 열심히 해줬다"며 "단순히 고정된 베스트7으로 경기를 운영하진 않을 것이다. 경기 도중에도 교체가 이뤄질 것이다. 엔트리 내 선수들을 여럿 기용하는 게 내 목표다"고 전했다.
▲1세트: 화력 대결, 흥국생명 승
1세트 흥국생명이 팀 공격성공률 60.71%로 도로공사의 43.33%를 압도했다. 도로공사는 리시브 효율에서 61.90%로 상대의 29.41%보다 훨씬 좋은 수치를 냈지만 불안한 연결과 무딘 공격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초반엔 엎치락뒤치락했다. 4-4에서 도로공사가 배유나의 속공과 박은지의 서브에이스, 상대 공격범실로 3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7-4로 달아났다. 배유나가 단독 블로킹으로 옐레나의 후위공격을 막아내며 8-5에 안착했다. 흥국생명은 옐레나의 후위공격과 오픈 연타 공격으로 7-8 추격했다. 옐레나의 퀵오픈과 부키리치의 퀵오픈 아웃으로 9-9 동점을 이뤘다.
김종민 감독이 작전타임을 불렀다. 김 감독은 "강타만 대비하지 말고 전위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연타 공격을 디그해줘야 한다"고 주문한 뒤 박은지에게 "물러나면서 세트하니 공이 안 나간다. 리시브가 되면 빨리 자리부터 잡아야 한다"고 짚어줬다.
이후 부키리치의 퀵오픈이 또다시 아웃됐다. 흥국생명은 김미연의 오픈 득점을 더해 12-10으로 점수를 뒤집었다. 도로공사가 네트터치 관련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으나 노 터치 판정이 나왔다.
흥국생명은 이후 김연경의 오픈으로 14-11을 이뤘다. 도로공사가 타나차의 퀵오픈 2개로 따라붙자 이원정이 패스 페인트로 16-14를 만들었다. 도로공사는 14-15서 문정원 대신 전새얀을 투입했다. 긴 랠리 끝 상대 김연경의 블로킹 네트터치로 한 점을 얻었다. 배유나가 서브로 상대를 흔들었다. 김미연의 리시브가 곧바로 넘어오자 타나차가 오픈 득점에 성공했다.
16-16에서 흥국생명은 작전타임으로 흐름을 끊었다. 김연경의 오픈, 후위공격으로 18-16을 빚었다. 도로공사는 문정원을 다시 코트로 들여보냈다. 타나차를 빼고 이예은을 넣었다. 이후 흥국생명이 옐레나의 오픈과 퀵오픈으로 20-18을 빚었다. 김채연 대신 김수지가 코트로 들어섰다. 김종민 감독은 두 번째 작전타임을 쓴 뒤 미들블로커 최가은에게 "블로킹, 이단 연결 등 동작을 정확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더이상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옐레나의 후위공격, 김연경의 퀵오픈으로 24-20에 올랐다. 이원정이 타나차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25점에 도달했다.
▲2세트: 감 잡은 흥국생명, 자멸한 도로공사
도로공사의 2세트 팀 공격성공률이 20%까지 떨어졌다. 흥국생명이 기록한 46.67%와 비교하면 절반도 되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김채연 대신 김수지를 선발 투입했다. 상대 부키리치의 공격 범실 2개와 옐레나의 오픈으로 3-0, 우위를 점했다. 김종민 감독은 작전타임을 요청한 뒤 박은지에게 "리시브 되면 자신 있게 배유나를 써라"라고 다독였다. 그러나 배유나, 부키리치의 서브가 아웃되는 등 범실에 발목잡혔다.
흥국생명의 질주가 시작됐다. 김수지의 속공과 김연경의 퀵오픈으로 8-3을 기록했다. 긴 랠리를 끝내는 김연경의 오픈과 김미연의 서브에이스로 10-3이 됐다. 김연경의 퀵오픈이 터지며 11-3까지 달아났다.
도로공사는 작전타임을 불러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공격 결정력이 떨어졌다. 단번에 득점을 내지 못해 상대에게 반격을 허용했다. 6-13서 문정원 대신 고의정을 투입했다.
흥국생명은 옐레나, 김연경 쌍포에 김미연까지 득점포를 가동하며 17-7, 쐐기를 박았다. 옐레나의 서브에이스로 손쉽게 20-8을 이뤘다. 도로공사는 최가은을 빼고 이예담을 기용했다.
이후 흥국생명은 김미연의 퀵오픈으로 22-9를 이뤘다. 김미연 대신 박수연을 넣어 경험을 쌓게 했다. 옐레나의 후위공격으로 23-9, 김연경의 오픈으로 24-10을 선보였다. 김수지의 서브 차례에 박은서가 투입됐다. 상대 타나차의 서브가 네트에 걸리며 25점을 완성했다.
▲3세트: 이변은 없었다
도로공사가 분위기를 바꿨다. 최가은을 제외하고 이예담을 선발 출전시켰다. 부키리치의 오픈 이후 배유나가 김미연의 퀵오픈을 막아내며 블로킹으로 3-2를 빚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오픈으로 4-4,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원정과 김수지가 이동공격을 시도할 것처럼 꾸민 뒤 이원정의 패스 페인트로 5-4, 역전했다.
도로공사는 배유나의 속공과 박은지의 서브에이스로 6-5, 점수를 뒤집었다. 그러나 다시 공격이 통하지 않았다. 흥국생명이 옐레나의 후위공격, 김연경의 오픈으로 8-6, 한 점 더 벌렸다. 도로공사가 부키리치의 후위공격, 문정원의 퀵오픈으로 8-8을 이루자 옐레나의 후위공격 및 오픈으로 10-8을 만들었다.
작전타임을 부른 김종민 감독은 박은지에게 "리시브는 잘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 너무 우왕좌왕하면 안 된다. 공을 쫓아다니면서 언더로라도 정확하게 올려줘야 한다.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움직이니 다른 선수들과 부딪힌다"고 지적했다.
점수가 점점 벌어졌다. 흥국생명은 옐레나의 블로킹, 이원정의 패스 페인트로 12-8을 기록했다. 이주아의 이동공격으로 13-9. 이원정이 코트에서 나가고 김다솔이 들어왔다. 서브에이스로 14-9, 상대 리시브를 흔든 뒤 옐레나의 오픈으로 15-9가 됐다. 도로공사의 작전타임이 이어졌다. 박은지의 세트 미스로 도로공사는 9-16까지 끌려갔다. 비디오 판독으로 상대의 수비 성공 여부를 확인하려 했지만 결과는 판독 불가였다.
도로공사는 이예림, 최가은, 고의정을 교체 투입해 반등을 꾀했다. 실패했다. 부키리치와 이예림의 블로킹 네트터치 범실이 연이어 나왔다. 흥국생명은 김미연의 오픈과 옐레나의 단독 블로킹으로 21-10, 승기를 잡았다. 김연경의 오픈과 퀵오픈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시즌 첫 경기서 쾌승을 챙긴 흥국생명은 18일 수원으로 장소를 옮겨 현대건설과 붙는다. 도로공사는 19일 광주에서 페퍼저축은행과 역시 원정경기를 치른다.
사진=KOVO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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