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UAE, CEPA 타결…10년 내 품목 90% 관세 철폐한다

이정헌 2023. 10. 1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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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중동의 핵심 파트너 아랍에미리트(UAE)와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를 체결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아랍권 국가와의 첫 번째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UAE와의 교역·투자 확대와 안정적 중동 지역 진출 기반 조성을 통한 신중동붐 확산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내년 상반기 중 정식 서명을 추진하고 이후 경제영향평가와 국회 비준 동의 등 국내 절차를 거쳐 가급적 이른 시기에 발효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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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타니 빈 아흐메드 알 제유디 아랍에미리트(UAE) 경제부 대외무역 특임장관과 한-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타결 공동선언문 서명식에서 서명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중동의 핵심 파트너 아랍에미리트(UAE)와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를 체결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 정식 서명을 거치면 양국은 향후 10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한다. 정부는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 관세가 주요 경쟁국 보다 먼저 철폐돼 UAE 수출이 늘어날 것을 내다봤다. UAE 원유 관세도 단계적으로 사라져 국내 관련 산업에 경제적 효과가 확산할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과 타니 빈 아흐메드 알 제유디 UAE 경제부 대외무역 특임장관이 서울에서 열린 통상장관 회담에서 양국 간 CEPA 협상 최종 타결을 확인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CEPA는 상품과 서비스에 부과되는 관세를 인하하는 내용의 자유무역협정이다. 양국의 시장 접근을 확대하고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강화하자는 취지이다. 이번 CEPA는 한국이 체결하는 24번째 자유무역협정이자 중동 국가와 처음 체결한 FTA이다.

이번 CEPA는 한·UAE 양국이 향후 10년에 걸쳐 시장의 90% 가량을 상호 개방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은 상품 품목 수 기준 92.8%, UAE는 91.2에 달하는 시장을 순차적으로 개방한다. 양국의 교역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195억달러(약 26조3800억원)다. 규모 면에서 UAE는 16번째 교역국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과 타니 빈 아흐메드 알 제유디 아랍에미리트(UAE) 경제부 대외무역 특임장관(왼쪽)이 한-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타결 공동선언문에 서명하는 모습. 연합뉴스


UAE는 한국이 수출하는 주요 품목인 자동차, 가전, 무기류 등을 비롯한 농축수산물의 관세를 철폐한다. UAE는 현재 자동차 등 주요 상품에 5% 관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하고 있는데, CEPA가 발효되면 10년에 걸쳐 관세가 사라진다. 한국은 주요 경쟁국인 일본, 미국, 유럽연합(EU)보다 먼저 UAE와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추진한 덕분에 자동차 수출에 유리해질 수 있다. 자동차는 한국의 UAE 수출 중 가장 규모가 큰 상품이다. 작년 수출액은 3억3800만달러로 전년보다 81.5% 증가했다.

반대로 한국은 UAE가 수출하는 주요 품목인 원유를 포함해 석유화학 제품, 대추야자 등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한다. CEPA가 발효되면 현재 한국이 원유 등에 부과하는 관세 3%가 10년에 걸쳐 사라진다. 한국은 전체 원유 수입량 가운데 10% 가량(2022년 기준 92억 달러)을 UAE에서 수입하고 있다. 정부는 UAE 원유 관세 철폐로 양국 간 호혜적인 공급망을 구축해 안정적 원유 공급원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국내 정유 산업의 원가 경쟁력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UAE는 서비스 부문에선 온라인 게임, 의료, 영상·음악 콘텐츠 등의 시장을 대폭 개방하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도 현지법에 따라 게임과 의료 등 서비스 분야 진출이 가능하지만 CEPA를 통해 양허했다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부여하는 것”이라면서 “(해당국이) 정책적 판단을 해 개방을 닫더라도 CEPA가 존속하는 한 우리 기업의 투자 위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시장 개방 외에도 CEPA에 에너지·자원, 바이오 경제, 스마트팜, 헬스케어, 첨단산업 등 5대 핵심 협력 분야별 부속서를 포함했다. 이는 한·UAE 간 분야별 경제협력을 체계적으로 제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부는 “아랍권 국가와의 첫 번째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UAE와의 교역·투자 확대와 안정적 중동 지역 진출 기반 조성을 통한 신중동붐 확산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내년 상반기 중 정식 서명을 추진하고 이후 경제영향평가와 국회 비준 동의 등 국내 절차를 거쳐 가급적 이른 시기에 발효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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