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첫 자유무역협정' UAE와 타결…韓 자동차 관세 철폐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진행해온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이 타결됐다. 아랍권 국가와 맺는 첫 자유무역협정이다. 한국산 자동차 등의 관세 장벽이 사라지면서 대(對) UAE 수출길이 넓어질 전망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4일 서울에서 타니 빈 아흐메드 알 제유디 UAE 경제부 대외무역 특임장관과 한국·UAE 통상장관 회담을 가졌다. 한-UAE CEPA 협상을 최종 타결하고, 이를 확인하는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협상 타결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체결한 24번째 자유무역협정이다. CEPA는 FTA를 통한 상품·서비스 분야 시장 개방에 더해 다양한 분야의 포괄적 교류·협력 강화를 포함하는 자유무역협정을 뜻한다.
정부는 UAE와의 CEPA 타결이 교역·투자 확대와 함께 '신(新) 중동 붐' 확산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협상도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의 UAE 순방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면서 하반기 들어 빠르게 진행됐다. 중동 지역 핵심 우방국인 UAE와의 교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 195억 달러에 달한다. 전체 국가 중 16번째다. 중동 국가 중에선 두 번째로 많다. 양국 간 상호 직접투자액도 지난해까지 71억 달러 쌓였다(누적 기준). 한국 기업 178곳이 UAE에 진출해 있다.
CEPA가 발효되면 시장 개방에 속도가 붙는다. 품목 수 기준으로 한국은 92.8%, UAE는 91.2%에 적용되는 관세를 각각 10년 이내에 철폐하게 된다. 특히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가전제품에 붙는 관세가 사라진다.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신선과일·라면·인삼 등 농축산식품, 조미김·멸치·전복 같은 수산식품에 매기는 관세도 철폐된다. 한국 상품의 중동 시장 개척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반면 한국이 UAE에서 수입하는 품목 중 가장 비중이 큰 원유는 3%의 수입 관세가 10년 동안 단계적으로 사라진다. 대추야자 등 국내 생산이 없는 농산물도 UAE에 개방된다. 석유화학 산업의 주요 원료인 나프타는 양국 모두 5년에 걸쳐 관세를 50% 줄이기로 합의했다.
서비스 시장에선 온라인 게임, 의료서비스 등의 분야가 개방된다. 중동 내에서 온라인 게임 이용 시간, 게임 분야 지출액이 가장 많은 UAE로의 'K-게임' 진출이 빨라지는 셈이다. 그 밖엔 의료서비스 문이 열리면서 의원·병원급 의료기관의 현지 개원과 원격 진료도 가능해졌다.
정부는 법률 검토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정식 서명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 후 국회 비준 동의 등을 거쳐 최대한 빨리 협정을 발효하도록 할 계획이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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