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스라엘에 수송기 보내 한국인 163명·일본인 51명 대피…日 반응은

정도원 2023. 10. 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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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가 전란에 휩쓸린 이스라엘에 군용 대형 수송기를 보내 우리나라 국민 163명과 일본인 51명 등을 긴급 대피시켰다.

특히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는 우리 국민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현지에 체류 중이던 일본인과 싱가포르 국적인도 함께 철수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군수송기를 통한 우리 국민의 귀국을 지원하는 계기에 인도적 차원에서 일본 국민 51명과 싱가포르 국민 6명을 함께 탑승시켰다"며 "이들이 이스라엘을 출국할 수 있도록 협력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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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송기, 오늘밤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
일본 언론, 서울발로 긴급 타전…큰 관심
"여기서 솔직하게 감사할 수 없단 사람은
정말 같은 일본인으로 부끄럽다" 반응도
KC-330 군 수송기가 지난 13일 경남 김해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에서 이스라엘 교민 수송 긴급임무 작전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뉴시스

우리 정부가 전란에 휩쓸린 이스라엘에 군용 대형 수송기를 보내 우리나라 국민 163명과 일본인 51명 등을 긴급 대피시켰다. 일본에서는 감사의 여론과 함께, 왜 일본 내각은 이처럼 신속히 자국민 소개(疏開)를 행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자성의 반응도 나온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14일 "지난 7일부터 이스라엘~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이 급격히 심화되고 민간 항공사의 텔아비브 공항 취항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지난 13일 군수송기 및 신속대응팀을 이스라엘에 파견하기로 결정하고 우리 국민의 안전 귀국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이번에 이스라엘에 파견한 군수송기는 KC-330 기종으로, 우리 공군의 대형 수송기다. 우리 군은 KC-330을 총 4대 운용하고 있다.

KC-330은 민간 여객기인 에어버스 A330-200을 개조한 수송기로, 300명의 인원과 화물 47t을 수송할 수 있다. 최대 속도 마하 0.86으로 항속 거리는 1만4800㎞다.

외교부·국방부는 "이번 군수송기는 13일 한국을 출발해 현지 시각 13일 저녁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했고, 14일 새벽 텔아비브를 출발해 현재는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해 비행 중"이라며 "오늘밤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가 교민 등 해외에 나가있는 우리 국민을 수송하는데 군수송기를 투입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2020년 7월 이라크 파견 근로자 수송을 시작으로, 2021년 7월에는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청해부대 장병을 태웠다. 2021년 8월에는 탈레반에 의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이 함락될 때 현지 인력을 국내로 소개했으며, 지난 4월에는 수단 내전에 휘말린 우리 교민을 수송하는 작전을 펼쳤다.

특히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는 우리 국민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현지에 체류 중이던 일본인과 싱가포르 국적인도 함께 철수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인을 함께 소개시킨 것은 지난 4월 수단 내전에 이어 두 번째다.

우리 정부는 "군수송기를 통한 우리 국민의 귀국을 지원하는 계기에 인도적 차원에서 일본 국민 51명과 싱가포르 국민 6명을 함께 탑승시켰다"며 "이들이 이스라엘을 출국할 수 있도록 협력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우리 외교부의 보도자료를 받아 서울발로 이 소식을 타전한 요미우리 신문 온라인판의 기사에는 이날 현재 야후 재팬에서 36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일본 현지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 국민들은 "한국이 비행기에 일본인 51명도 동승시켜줬다고 한다. 호의에 솔직하게 감사하고 싶다. 이런 일이 늘어나면 서로의 관계도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은 분이 많았을텐데, 다른 나라 사람이라고 하지 않고 태워준 대응에 정말 고맙다. 일본인 51명을 서울까지 태워주는 것으로 조금이라도 양국 관계가 개선된다고 생각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여기서 솔직하게 감사할 수 없다는 사람은 정말 같은 일본인으로서 부끄럽다"며 "전화(戰火)는 시시각각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이라도 빨리 탈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이 대응은 인명 구조와 같이 칭찬받아야 할 행위"라는 댓글도 있었다.

전문가들 중에서는 일본의 대응을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카하시 코스케(高橋浩祐) 디펜스 위클리 도쿄 특파원은 "한국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포교 활동을 하던 한국인 23명이 탈레반에게 납치돼 인질이 돼서 그 중 2명이 사살당한다는 고통스러운 사건을 겪었다. 이번처럼 군수송기를 신속하게 파견해 자국민을 퇴피시키고 있는 것은 아프간의 교훈"이라며 "일본의 위기관리능력을 묻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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