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과 설사에 효과... 가을꽃 맨드라미
[윤소정 기자]
10월에는 맨드라미 축제가 열린다. 맨드라미는 여름에 꽃이 피지만, 가을 내내 감상할 수 있는 꽃이기도 하다.
맨드라미는 꽃 모양이 닭의 볏처럼 생겼다고 해서 계두화(鷄頭花), 계관화(鷄冠花)라고 불린다. 영어로는 'cockscomb'이라 하는데, 이 단어는 '새의 볏, 맨드라미'라는 뜻을 모두 가진다.
열대지방이 원산지로서 키는 90cm 정도 되며, 관상용으로 이용한다.
▲ 맨드라미와 여치 강세황, 1747년, 종이에 수묵담채, 39.4x32.7cm, 개인 소장 |
ⓒ 공유마당(CC BY) |
맨드라미와 여치를 그린 심사정의 작품이다.
꽃의 위쪽으로는 낙관과 함께 '정유춘 위유수사(丁酉春 爲有受寫)'라는 글귀가 쓰여 있어 이 작품이 정유년(1747년) 봄에 그려진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맨드라미는 여름이 돼야 꽃을 피우기 때문에 심사정은 이 그림을 실물 꽃을 보면서 그린 것은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 맨드라미 콩고 공화국 우표, 1971년, 27x41mm |
ⓒ 위키미디어커먼스(퍼블릭 도메인) |
우표의 왼쪽에 있는 Celosia Cristata는 맨드라미의 학명이고, 아래쪽에 있는 2F는 우표의 가격을 뜻한다. 단위는 F(중앙아프리카 CFA 프랑)으로 중앙아프리카의 나라들에서 사용하는 통화이다.
약재로 쓰이는 맨드라미
맨드라미(elosia cristata L.)의 꽃이삭을 말린 것을 약재로 사용한다. 맨드라미는 우리나라 각지에서 볼 수 있는데, 꽃이 필 때 꽃이삭을 따서 햇볕에 말린다.
맛은 달고 성질은 서늘하며, 출혈을 멎게 한다. 장출혈, 부정자궁출혈, 피가 섞인 가래가 나올 때,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피가 섞여 나오면서 아플 때 활용한다. 설사를 멎게 하는 효능도 있어 혈액이 섞인 설사가 나올 때도 쓴다.
▲ 개맨드라미 David E Mead, 2016.9.24 |
ⓒ 위키미디어커먼스(퍼블릭 도메인) |
인도네시아 부톤 섬의 개맨드라미를 찍은 사진이다. 개맨드라미(들맨드라미)는 깃털 맨드라미 혹은 은색 수탉의 빗(comb)으로도 불린다. 높이는 약 40∼80cm로 풀 전체에 털이 없다. 꽃차례는 길이 5∼8cm이고 원기둥 모양이다. 타원형의 열매는 다 자라면 위쪽이 뚜껑처럼 떨어져 나가고 4~5개의 까만 씨가 쏟아진다.
가을에 개맨드라미(Celosia argentea L.)의 여문 씨를 채취하여 말린 것을 청상자라 하는데, 이 역시 약으로 쓰인다. 눈을 밝게 하는 효능이 결명자와 비슷하기 때문에 초결명(草決明)이라고도 부른다. 결명자는 '눈을 밝게 해주는 씨앗'이란 뜻이다.
청상자는 눌린 구형에서 둥근 콩팥 모양이고 지름은 1~2mm이다. 바깥 면은 적흑색에서 검은색으로 광택이 있다. 중간부위는 약간 볼록하고 가장자리가 움푹 파여져 있고 배꼽점이 있다. 씨의 껍질은 얇고 쉽게 부서지고 씨젖은 유백색이다.
청상자의 맛은 쓰고 성질은 약간 차다. 눈이 벌게지면서 붓고 아픈 데에도 좋다. 풍열사(風熱邪)를 없애서 고혈압, 두통, 어지럼증, 코피, 가려움증 등에 효과가 있다.
이 때 풍열사란 풍사와 열사가 겹친 것으로 이것이 우리 몸에 침입하면 열이 심하고 오한은 약하며 갈증이 나고 혀가 붉어지며 약간 누런 설태가 낀다. 심하면 눈이 충혈되며 목구멍이 붓고 아프며 코피가 난다.
풍열사는 간이나 눈 등 몸의 여러 부분에 영향을 주어 질병을 일으키는데, 특히 간에 열이 있을 때 현기증, 경련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청상자는 이러한 간열을 내려주고 간을 보호해 주는 효능이 있으며, 안구의 압력을 낮춰준다. 야맹증, 백내장, 녹내장 등의 질환에 활용한다.
또한 개맨드라미의 잎과 줄기, 뿌리를 청상이라 하며, 이것은 간지러움을 없애주고 살충하는 작용이 있다. 부스럼이나 외상출혈을 막는 데 쓰인다.
개맨드라미의 꽃은 청상화라 부르며, 출혈증과 대하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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