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갔다가 ‘곱버스’로 우르르…겁 없는 ‘불개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12일 기준 최근 한 달간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상장지수증권(ETN)은 254억원 규모 순매수를 기록한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C’로 나타났다. 이 ETN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상장된 ‘DJCI Natural Gas 2X Inverse TR’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이 기초자산은 천연가스 선물지수의 일일 등락률을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 기간 ETN 순매수 2위인 ‘메리츠 3X 레버리지 국채30년 ETN’의 개인 투자 규모는 20억원대에 그쳤다. 천연가스 하락에 베팅한 개인 투자자들이 적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까지 이들 ‘불개미’들의 성과는 신통치 않다. 지난해 고점 대비 3분의 1 수준까지 폭락했던 천연가스 가격이 최근 급반등하면서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C’는 현재 30%가량 손실을 기록 중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선물 11월물 가격은 지난 9월 초 MMBTU(열량 단위)당 2.5달러에 거래되다 10월 들어 3달러 중반까지 상승했다.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동절기를 앞둔 데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수급 우려까지 덮친 탓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중동 전쟁 우려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원유 관련 ETN에도 달려들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발발 직후였던 지난 10월 10일 개인 투자자들은 원유 레버리지 ETN 10종을 총 32억원가량 사들였다.
하지만 중동 리스크가 원유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되자 유가 추이는 하루 만에 반전됐다. 그러자 개인은 또다시 원유 ‘곱버스(역방향으로 2배)’ ETN 11종을 총 10억원가량 사들였다.
이뿐 아니라 최근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떨어지면 수익이 나는 ‘곱버스’도 대거 매수했다. 같은 상품에 대해 외국인은 순매도에 집중한 것과 정반대 행보를 보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상기후에 지정학적 변수까지 겹쳐 원자재 가격뿐 아니라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기초자산의 단기적인 방향성에 공격적으로 베팅하는 상품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진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천연가스나 유가는 급변하는 지정학적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원자재 가격의 추후 방향성을 단정해 투자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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