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뉴욕서 최대 규모 K스타트업 포럼...'데카콘' 앞둔 선배 창업자의 조언은?

뉴욕=조슬기나 2023. 10. 14.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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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미국 시장에서 오래 버텼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모든 에너지가 집중될 수 있는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미국 뉴욕에서 한국계 스타트업 최초로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 등극을 앞둔 헬스케어 회사 눔(Noom)의 정세주 의장은 13일(현지시간) 맨해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코리아 스타트업 포럼 뉴욕 2023'에 참석해 '흔들리지 않는 미션'과 '자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세주 눔 의장이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 스타트업 포럼 뉴욕 2023'에서 선배 창업자로서 성공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뉴욕 창업 생태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인 기업인, 창업자, 투자자, 학생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인 기업인, 창업자, 투자자 등 500여명이 한자리에 모인 이날 행사는 글로벌 문을 두드리는 K스타트업과 뉴욕 벤처 생태계를 연계해주고자 마련됐다. 그간 뉴욕에서 개최된 K스타트업 관련 창업 행사를 통틀어 최대 규모다.

뉴욕 스타트업 생태계 1세대인 정 의장은 이날 선배 기업인으로서 실제 경험에서 우러난 교훈을 공유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스타트업을 창업한 사람이라면 태릉선수촌에서 금메달을 향해 노력하듯 해야 한다"면서 자기 관리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또한 "창업인들은 투자자가 있고, 가족이 있고, 임직원들이 있기에 매일매일 건강한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과 다른 미국 현지 문화, 환경에 대해서는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많은 한인 창업자들이 어려움으로 꼽는 네트워킹과 관련해서는 "목표를 낮게 잡고 집중해보라"며 "못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감정의 근육을 키우라"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창업자들이 투자 유치에 안달하지 말 것도 강조했다. 투자 유치가 급할 때 조급함으로 일을 그르치기보다는, 오히려 투자가 필요 없을 때일수록 투자자들을 만나야 한다는 것이 정 의장의 제언이다.

이날 오전 비공개 사전행사로는 35개 스타트업 창업자와 최고경영자(CEO)가 발표자로 나와 각각 4분간 자사의 사업 성과와 사업전략을 소개하는 '스타트업 피칭'이 진행됐다. 정 의장은 선배 창업자이자 투자자로서 다른 벤처캐피탈 관계자 등과 함께 이들 피칭을 평가하는 역할을 맡았다.

뉴욕을 기반으로 한 '김씨마켓(Kim`C Market)'은 한국산 고급 식자재, 장인들의 프리미엄 제품을 수입해 온라인을 통해 미 전역으로 유통하는 사업 모델을 소개했다. 이 회사는 현재 장조지틴빌딩의 최대 서플라이어인 동시에, 뉴욕의 대표적인 한식 파인다이닝인 아토믹스, 꽃, 무노 등에도 갓 정미한 한국산 프리미엄 쌀을 비롯한 식자재를 공급 중이다. 온라인 고객 중 미국인 비중은 65%, 재구매 고객 비중은 67% 상당에 달한다. 김 대표는 "이민자로서 아시아의 질 좋은, 건강한 식품을 미국에 소개하고 싶었다"면서 "미 전체 식료품 시장에서 온라인 거래는 아직 11% 정도고, 아시안 식품은 2%에 불과하다"면서 향후 시장 성장성을 강조했다.

기업 제품·서비스에 대한 고객 피드백을 수집·분석하는 도구를 사업모델로 삼은 스타트업 '허블(Hubble)'은 기존 서비스와 달리 단계별 통합화된 분석 도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차별점이다. 아시안 데이팅 애플리케이션 '크러시(KRUSH)'는 친구 추천 알고리즘 등을 통해 검증된 사용자만 참여할 수 있는 아시안 커뮤니티로 이미 현지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들 기업은 행사장 로비에 부스를 마련해 투자자들을 상대로 사업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피칭 프로그램이 끝난 후 특파원들과 만난 정 의장은 "정말 놀랐다. 준비가 많이 돼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발표를 들으며 '이 투자자에게 연결해주면 딱 맞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기업들을 체크하고 있었는데, 이 리스트가 10여곳을 넘겼다"면서 "한국 스타트업들의 저력을 느꼈다"고 감탄했다. 피칭 프로그램에 평가자로 참석한 또 다른 투자자 역시 이날 발표에 나선 스타트업 중 절반 이상은 쉽게 투자자금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속가능한 미생물 비료를 제조하는 '쿨라 바이오(Kula Bio)' 등을 인상 깊었던 스타트업으로 꼽았다.

사진 왼쪽부터 월가 대표 한인인사인 마이크 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글로벌 투자은행 부문 최고운영자(COO)와 샌더 허 찰스뱅크 캐피털 매니징 디렉터.

이날 오후부터 열린 본 행사에서는 BoA 글로벌 투자은행(IB) 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마이크 주, 찰스뱅크 캐피털의 샌더 허 매니징 디렉터 등 월가의 한인 주요 인사가 참석해 기조연설에 나섰다. 두 사람은 월가 최대 한인 커뮤니티인 한인금융인협회(KFS)의 공동의장이다. 주 의장은 "월가 한인 금융인들이 멘토링, 프렌토링을 통해 지금 수천명으로 성장했다"면서 한인 커뮤니티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노경실 프라이머 사제 파트너스 이사의 진행으로 쿠팡의 정상엽 전무, 이승윤 스토리 프로토콜 최고경영자(CEO), 래빗 벤처캐피털(VC)의 김창원 제너럴 파트너가 나서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전략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야놀자'의 이수진 대표 등 국내외 스타트업 생태계 주요 인사도 성공 노하우를 전했다. 스타트업 프리젠테이션 시간에는 SK, 고려아연 등이 투자한 뉴욕 기반의 암모니아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기업 '아모지(Amogy)', 스마트 메디컬 클리닉 '닥터히어(DoctorHere)' 등이 소개됐다.

한편 이날 행사는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 주뉴욕총영사관, 눔, 프라이머 사제 파트너스, 더밀크(The Miilk), 무역협회 뉴욕지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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