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강서구청장 1%대 득표율…희미해지는 존재감

강주희 2023. 10. 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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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이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다음 날인 12일 상무집행위원회에서 "이번 선거의 패배는 모두 정의당의 부족함으로 인한 것"이라며 "지난 1년간 정의당의 혁신 노력이 국민들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는 채찍질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는 정의당뿐만이 아니라 진보당, 녹색당, 자유통일당 등 다른 제3정당들도 전혀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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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정 후보 1.83% 득표율 그쳐
'혁신 재창당' 추진 동력도 상실
"양당 구도에 소수 정당 목소리 묻혀"

정의당이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권수정 정의당 후보는 1.83%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쳤다. 권혜인 진보당 후보(1.38%)보다 겨우 0.45%포인트 앞선 수준이다.

정의당은 한때 정당 지지율이 16%에 이를 정도로 양당 체제 안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정당이다. 그러나 지난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참패한 뒤 존재감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번 보궐선거까지 낮은 득표율을 보이면서 당의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28일 서울 강서구 우장산역 사거리에서 열린 정의당 강서구청장 후보 선대위 출정식에서 권수정 후보가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다음 날인 12일 상무집행위원회에서 "이번 선거의 패배는 모두 정의당의 부족함으로 인한 것"이라며 "지난 1년간 정의당의 혁신 노력이 국민들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는 채찍질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뼈를 깎는 성찰과 근본적 변화가 없이 내년 총선을 기약할 수 없다는 게 더욱 분명해졌다.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의 책임은 선거를 이끈 당 대표에게 있다"며 "당을 다시 살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두 번의 선거 패배로 새로운 활로 모색에 나선 정의당은 노동·녹색 등 제3정치 세력과의 연대하는 '혁신 재창당'을 추진 중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이번 보궐선거 참패로 동력을 잃게 됐다. 정의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의 사퇴를 비롯해 혁신 재창당의 방향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의당이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거대 양당의 격렬한 대립 속에서 제3당이 존재감 드러내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이 꼽힌다. 진영 간 대립이 치열해질수록 제3정당이 주목받지 못하고 거대양당으로 표가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는 정의당뿐만이 아니라 진보당, 녹색당, 자유통일당 등 다른 제3정당들도 전혀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지난 11일 KBS '더라이브'에서 "양당 중심 구도가 너무 세다 보니까 정의당을 포함한 소수 정당의 목소리가 강서구 유권자들한테 전혀 들리지 않았고, 그렇다 보니 큰 의미 없는 득표율을 기록했다"며 "양당 체제의 대안이 되기 위해 정치를 한다고 하는데 그런 점에 대한 평가를 못 받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정도의 준비 정도를 가지고 내년 총선에 뭔가 의미 있는 돌파구를 찾기는 굉장히 어렵고 결국 새로운 전략이나 방향 전환을 모색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의당이 혁신 재창당 추진이라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정체성과 메시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전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정의당이 정치적인 힘이 없더라도 바른 얘기를 하는 사람들, 양당정치의 한계에 대해서 제대로 할 말 하는 정당(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그런 신뢰 자본이 완전히 바닥났다"며 "민주당과의 관계에 있어서 이중대 등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는데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됐다. 요즘 포지션은 양당 욕하는 포지션밖에 없는데 그걸로 정당이 안 된다"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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