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강백호 향한 류즈롱의 진심 "언어 통하지 않아도 늘 응원해주고 싶었다"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우정에는 '국경'이 없다. 대만 투수 류즈롱(보스턴 레드삭스 산하 더블A 소속)이 청소년 대표팀 시절부터 알고 지냈던 강백호(KT 위즈)를 향해 응원와 격려를 보냈다.
류즈롱은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강백호와 함께 찍은 사진 및 영상을 공유했다. 이번 대회와 관련한 영상과 사진은 물론이고 2016년 U-18 야구월드컵 참가 당시 촬영됐던 영상도 함께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류즈롱은 구린뤼양과 더불어 대만 필승조의 한 축을 책임졌던 투수로, 지난 2일 한국과의 슈퍼라운드 2차전에서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4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결승전에서는 선발 린위민에 이어 구원 등판해 홀로 4이닝을 책임졌다. 성적은 4이닝 1피안타 1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보스턴 산하 더블A에서 뛰고 있는 류즈롱은 올해 26경기 114⅓이닝 7승 8패 평균자책점 5.35을 기록하고 있다. 2021년 루키리그 시절을 포함한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65경기 273⅔이닝 16승 20패 평균자책점 5.39였다.
올해 이닝당 출루허용률이 1.56에 달할 정도로 출루 허용이 잦은 편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9이닝당 볼넷 개수가 2021년 3.09개에서 지난해 4.24개로, 또 올해 4.8개로 상승했다. 그럼에도 위력적인 구위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류즈롱은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런 류즈롱이 한국 대표팀에서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선수가 한 명 있다. 바로 강백호다. 두 선수는 '1999년생 동갑내기'로, 이 대회를 기점으로 7년간 인연을 이어왔다. 비록 멀리 떨어져 있어 자주 만날 수는 없지만, 이번 대회 초반부터 결승전이 열린 날까지 두 선수의 우정이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류즈롱은 "친구야 오랜만이야. 못 만난 지 거의 6년이 됐네. 너도 아시안게임에 나가는 걸 알게 됐을 때 너무 기대했다"고 운을 뗀 뒤 "만나기 전에 이미 네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는 걸 알았고, 언어가 통하지 않더라도 만날 때마다 너를 안아주면서 응원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류즈롱은 "상대팀 팀원으로서 네가 우승을 했던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있기도 하지만, 친구로서 경기 후 스트레스를 푼 모습을 보면서 기뻤다"며 "우리가 사랑하는 야구를 위해서 열심히 하자. 다음에 더 좋은 무대에서 대결하자. 또 보자"고 덧붙였다.
류즈롱이 이번 대회를 치르기 전부터 강백호가 어려움을 겪고 있던 것을 인지했고, 그런 만큼 누구보다도 강백호의 도약을 기원했다. 매년 국제대회가 열리지 않더라도 멀리서나마 응원했던 것이다.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소식을 접한 강백호도 화답했다. 그는 'Thank You and I love you my proud brother(고맙고 사랑한다 자랑스러운 내 형제)"라고 댓글을 남기며 류즈롱의 응원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KT 팬들은 물론이고 류즈롱의 팬들도 두 사람의 우정에 감동을 받았다. '귀엽다', '매우 감동이다', '게임은 일시적이고, 친구는 평생이다', '감동적인 우정이다' 등의 댓글로 류즈롱과 강백호를 향해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함께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강백호는 "꿈만 같다. 대표팀에서 항상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지 못해서 정말 죄송했다. (결승에서) 내가 잘한 것보다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잘해줘서 꿈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대표팀을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올 시즌은 정말 힘들었다. 대표팀에 합류할 때도 그렇고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 지금 이 상황들이 다 거짓말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소속팀 복귀 이후 10일 두산과의 정규시즌 최종전에 출전한 강백호는 5타수 무안타로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플레이오프 전까지 2주 넘게 휴식을 취하는 가운데, 당분간 팀 훈련과 휴식을 병행하며 단기전을 준비한다. 류즈롱의 응원을 받고 힘을 얻은 강백호가 가을야구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뽐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류즈롱 인스타그램,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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