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 참패, 폭언 논란까지... DFM의 '아쉬운' 2023년
[이윤파 기자]
▲ DFM은 여러 악조건속에서 대회에 임했지만 CFO와 BDS에게 패배하며 월드 챔피언십에서 탈락했다 |
ⓒ DFM SNS |
LJL의 DFM은 13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플레이-인 스테이지 B조 패자전에서 BDS에게 0-2 패배를 당했다.이로써 BDS는 최종전에 진출했고, DFM은 월드 챔피언십에서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월드 챔피언십에서 탈락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에비' 이탈에 폭언 논란까지, 악재에 악재가 겹친 DFM
2023시즌을 시작하며 DFM에겐 큰 악재가 있었다.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언제나 팀의 중심을 잡아주었던 '에비' 무라세 슌스케가 LEC의 Team Heretics로 이적했다. DFM은 '에비'의 대체자로 '톨투' 시바타 하루키를 영입했다.
하지만 LJL은 물론 국제대회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던 '에비'의 공백을 메우긴 어려웠다. '톨투'는 시즌 내내 부진을 겪으며 팀의 약점이 되었지만 다른 라인이 워낙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 덕에 DFM은 LJL 스프링을 우승할 수 있었다.
문제가 드러난 것은 MSI였다. DFM은 전반적으로 무색무취한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며 0승 4패로 MSI에서 탈락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탑의 부진이었다. 전 세계의 강자들이 모이는 국제대회였기에 자국 리그처럼 다른 라인에서 '톨투'의 부진을 덮어줄 수 없었다. 결국 탑에서 균형이 깨지자 다른 라인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DFM의 한 선수는 대회 후 인터뷰에서 "평상시 스크림을 할 때 절반 이상은 탑에서 게임이 끝나있다. 그런 식의 연습은 줄이고 싶다"며 탑의 경기력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간 국제대회에서 저력을 보여준 DFM이었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회였다.
그러나 MSI의 참패보다 더 큰 악재가 DFM을 기다리고 있었다.
서머 시즌이 진행되던 도중, '톨투'가 SNS에 DFM의 감독 '카즈' 스즈키 카즈타와 코치 '세로스' 요시다 쿄헤이의 폭언 및 인격모독을 폭로하며 숙소에서 이탈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톨투는 "평소에도 인격 모독과 협박을 당했지만 이번만큼은 생명의 위협을 느껴 숙소로부터 도망쳤다"고 글을 올렸다. 또한 "'세로스'에게 지속적으로 폭언을 들었으며 그중에는 개가 산책하는 걸 보고 "너도 개니까 같이 어울려라"라는 내용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 외에도 감독 '카즈'로부터 5일 동안 솔로랭크 100판을 돌리라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조사 결과 '톨투'를 향한 폭언과 괴롭힘이 인정되어 감독 '카즈'와 코치 '세로스'는 즉각 경질됐다. 그리고 가해자 2명은 6개월 자격 정지라는 징계를 받았다. '톨투'는 DFM과 상호 합의로 계약을 종료했다.
악조건 딛고 임한 월드 챔피언십, 높았던 세계의 벽
대형 악재에 맞닥뜨린 DFM은 비상이 걸렸다. 주전 탑솔러와 감독, 코치가 한꺼번에 이탈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사태를 수습해야 했다.
결국 과거 LJL 정상급 탑솔러로 활약했던 '유타폰' 스기우라 유타가 탑으로 올라갔고, 서브 원딜인 '밀란' 나카모토 료를 콜업해서 남은 일정을 소화했다.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와중에도 '유타폰'이 맹활약하고, '밀란'도 준수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무패행진을 달렸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SHG와 치열한 접전 끝에 우승을 달성하며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했다.
그리고 롤드컵을 앞두고 코치로 '비비드' 한기훈을 영입하고, 이미 현역에서 은퇴한 91년생 노장 탑솔러 '아파멘' 오디기리 료를 불러들였다. 그리고 '유타폰'을 다시 원딜로 돌리며 팀을 정비했다.
'아파멘'은 은퇴한 지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이미 가정을 꾸려 아이까지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현역 시절 한 번도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는데 월드 챔피언십에서 복귀전을 치르게 됐다.
예상대로 월드 챔피언십 무대는 쉽지 않았다. LOL 국제대회에 참가한 최고령 선수라는 기록을 세운 '아파멘'은 최선을 다했지만 '아담' 아담 마나네를 비롯한 강력한 선수들을 상대하긴 벅찼다.
탑이 무너지는 사이 '유타폰'을 제외한 다른 라인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결국 CFO와 BDS에게 연달아 패배하며 총합 0승 4패, 한 세트도 가져오지 못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2023 MSI에서 기록한 0승 4패까지 합치면 DFM은 올해 국제대회 0승 8패로 단 한 세트도 거두지 못했다.
오랜 기간 DFM을 봐왔던 팬들이라면 안타까운 상황이다. 지금까지 국제전에서 DFM은 메이저 지역 상대로도 비수를 꽂을 만한 저력을 갖춘 팀이었다.
2021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C9를 꺾고 LJL 최초 그룹 스테이지 진출에 성공했다. 2022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그룹 스테이지에 진출하진 못했지만, 강호 RNG를 상대로 세트승을 따낼 만큼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여러 악재 때문에 올해는 국제대회에서 본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 겪은 문제점을 개선한다면 언제든지 예전의 강함을 되찾을 수 있다.
2024년에는 좋은 선수단 구축과 건전한 게임단 운영으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것이 팬들의 바람이다. 올 시즌은 아쉽게 끝났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분전을 펼친 DFM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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