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승자와 패자의 행보
선거는 전쟁이다. 승자와 패자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냉엄한 대접을 받게 된다.
민주주의 꽃인 선거를 통해 국민들의 분명한 뜻이 표출된다. 이번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내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국민적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선거라 더욱 관심을 모았다.
전국 지자체장 한 명을 뽑은 선거에 여야 지도부가 총집결한 선거가 된 것도 이런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를 17.15% 포인트 차로 승리해 두 후보는 선거 당일 위상이 180도 달라졌다.
진 구청장은 당선된 다음 날인 12일 오전 현충원 참배로부터 강서구청장 일정을 시작했다.
진 구청장은 이어 구청 국장들로부터 구정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곧장 민생 현장으로 달려갔다.
보궐선거 기간 구민과 약속한 공약 ‘안전·안심·민생 구청장’을 취임 첫날부터 적극적으로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진 구청장이 첫 번째로 향한 곳은 화곡2동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후보지 현장. 후보자 시절부터 원도심의 재개발, 재건축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온 진 구청장은 사업 추진 경과를 보고 받고 화곡동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직접 살폈다.(위 사진)
또 화곡 2, 4, 8동 재개발봉사단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원도심의 재개발, 재건축 신속 추진을 거듭 약속했다.
진 구청장은 “구청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최대한 빨리 추진해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화곡2동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이 하나의 모델사업으로 화곡동을 바꿔나가는 큰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구청장은 이어 구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강서통합관제센터를 찾아 지역 폐쇄회로(CC)TV 운영 현황을 직접 점검했다.
그는 종합상황실을 찾아 지능형(AI) 선별관제시스템 운영 성과를 확인하고 CCTV 적정 장소 설치 여부, 설치 대수 등 주민 안전과 밀접한 관제센터 운영에 부족한 요소는 없는지 꼼꼼히 살폈다.
진 구청장은 “일일이 육안으로 관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지능형(AI) CCTV가 적재적소에 설치돼야 범죄 발생률을 줄이고 사건, 사고 등 각종 위험상황 발생 시 정확하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후화로 인해 사람이 제대로 보이지 않거나 야간에 식별이 어려운 경우 등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범죄 취약지역에 성능이 뛰어난 CCTV를 지속해서 설치해 범죄로부터 안전한 안심도시 강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진 구청장은 오후에는 화곡본동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강서구 안전교육센터’, 수방시설인 ‘개화육갑문’을 잇따라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다.
진 구청장은 13일 구청 지하상황실에서 열린 첫 직원 정례조례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구정 방향을 제시했다. 진 구청장은 “구정에 전념하는 것이 강서구민에 대한 도리”라며 “온전한 강서구청장으로서 구민만을 바라보고 그간의 구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 1분 1초를 아껴가면서 구정을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의 목표는 구민의 눈높이에서 구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구민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사소한 불편까지 해결하는 것”이라며 “구민 불편 사항을 해결하는 데는 집중력을 갖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선 전 직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부서 간 장벽을 허물고 각자의 업무를 연결, 협업, 조정해 구민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민원을 대함에 있어 법령과 절차, 지침에 따라 판단하기에 앞서 구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불편 사항을 깊이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어떻게든 찾아내기 위한 눈높이 행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진 구청장은 “강서구민들이 강서에 사는 것이 자랑스럽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전 직원과 함께 힘을 모아 오로지 구민을 위한 행정을 펼쳐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진 구청장이 14일 오전 2023 허준마라톤 대회를 찾아 참가자들의 안전한 완주를 기원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진 구청장은 “강서구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허준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찾아주신 강서구민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한강변을 달리실 때는 특히 더 안전에 유의하시고 모두 부상 없이 건강하게 완주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서구청 개청 이래 최초로 열린 이날 허준마라톤 대회는 마라톤 동호회, 가족단위 참가자 등 3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이에 반해 낙선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은 고개 숙이며 낙선 인사를 하고 있다.
김 전 구청장은 선거에서 낙선한 다음 날인 12일 화곡역 사거리에서 낙선 인사를 했다.
김 전 구청장은 ‘낙선에 울지 않고 여러분의 성원에 웁니다’는 플래카드를 걸어 놓고 인사를 했다.
이어 캠프 해단식을 가졌다면서 “제가 너무 부족했습니다. 모든 분께서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큰 빚을 졌습니다” 고 적었다.
13일에도 이어 화곡역 사거리에서 출근길 낙선 인사를 이틀째 했다고 전했다. 당분간 출근길 인사를 계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공무원에게서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강서구청장으로 당선돼 정치인으로 변신한 김 전 구청장이 다음을 기약하는 행보로 보인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승자는 승자대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선거 당시 초심을 잊지 않고 낮은 자세로 구민 섬기기에 나서야 할 것이다.
또 낙선자는 낙선자대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향후 지역을 위해 어떤 봉사를 해야 할지를 진지하게 살피는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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