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지상전 '초읽기'…정부, 한국인 163명 구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으로 인한 사상자가 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정부가 14일 군 수송기(KC330)를 급파해 이스라엘에 체류중인 우리 국민 163명을 구해냈다. 지난 7일 개전 이후 점차 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사실상 고립된 우리 국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이날 군 수송기에는 이스라엘에 체류중인 630여명의 국민 중 귀국을 희망한 국민 전원이 탑승했다. 장기 체류자 81명과 단기 여행객 82명 등이다. 이들을 태운 군 수송기는 오늘(14일) 저녁 서울공항에 도착한다. 군 수송기를 통한 우리 국민 수송 작전을 위해 외교부는 정강 외교부 해외안전관리기획관 등 4명 규모의 신속대응팀을 투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스라엘 벤 구리온 공항에서 (제3국으로 이동 가능한) 항공편이 운영 중이고 육로도 열려 있지만, 항공기 좌석 부족 등의 여건상 피신이 어려운 분들의 어려움을 일시 해소하고자 군 수송기 파견을 결정하게 됐다”며 “현재 가용한 항공기 중 가장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는 게 군용기라 군 수송기를 파견키로 했다”고 말했다.
군 수송기에는 우리 국민 163명과 함께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일본 국민 51명과 싱가포르 국민 6명이 함께 탑승했다. 귀국을 희망하는 이스라엘 체류 국민 전원을 태우고도 좌석이 남아 제3국에 대한 영사 서비스 차원에서 여유 좌석을 제공했다. 앞서 정부는 군 수송기 파견 결정 직후 일본·싱가포르 측에 선제적으로 일본 국민 탑승을 제안함에 따라 군 당국은 3개국 국민을 동시에 수송하는 작전을 수행하게 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은 과거 코로나19 상황과 지난 4월 수단 교민 철수 임무인 ‘프라미스 작전’ 등 해외 위급 상황에서 항공 협조를 상호 제공한 사례가 많았다”며 “이번에도 우리가 (좌석에) 여유가 있는 만큼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차원에서 일본 측에 먼저 (일본 국민의 군 수송기 탑승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번 수송기 작전으로 귀국을 희망하는 모든 국민이 이스라엘을 벗어났지만, 여전히 460여명의 우리 국민이 체류중이다. 정부는 이번 작전 이후에도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국민을 상대로 육로와 제3국 항공편 등을 이용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것을 지속 권고키로 했다. 외교부는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군사 작전이 벌어지는 등 전쟁 상황이 지금보다 격화할 경우 특별여행경보 3단계에 해당하는 철수 권고 발령을 검토할 계획이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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