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위문편지 보내주다 100억대 매출…어떻게? [신기방기 사업모델]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김소은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economy09@mk.co.kr) 2023. 10. 1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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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42.

핸드폰으로 전역 일수를 확인한다. 오늘 밥은 뭐 먹을지 식단표도 한 번 보고 참여 행사는 없는지 살펴본다.

심심하니 ‘보고 싶은 군인’ 김석진에 위문편지를 앱 내 버튼을 눌러 가볍게 보낸다. 석진이 좋아할 만한 웃긴 사진도 하나 넣는다.

이번에는 생판 모르는 외국인이 웹사이트로 김석진 명찰을 단 밀리터리 곰돌이 인형을 주문한다. 가격은?

무려 5만6000원. 그마저도 할인가여서 품절됐다.

그래서 김석진이 누구냐고?

더캠프 앱 위문편지 예시. (더캠프 제공)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의 본명이다. 그의 팬들은 요즘 이렇게 군 전역을 기다린다.

위문편지를 전달한 기업은 얼마를 벌었을까?

올해 예상 매출 100억원에 흑자도 확실시란다.

배우 강태오 팬덤이 더캠프 진행 이벤트에 참여해 경품을 탔다. (더캠프 제공)
상반기에만 벌써 지난해 매출을 넘긴 37억원을 기록했다. 군인 인편(온라인 편지)으로 대박 친 ‘더캠프’ 얘기다. 올해 광복절 공식 육군 인편이 폐지되면서 인터넷 편지를 보낼 수 있는 유일 통로가 된 곳이다.

인편은 휴대폰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출력 등이 불필요해져 폐지됐다. 더캠프에서는 사이트와 앱을 통해 편지를 쓸 수 있게 했으며 최대 1500자를 쓸 수 있고 사진 한 장까지 첨부 가능하다.

더캠프를 통해 보낸 인편은 무려 누적 5500만건에 달한다. 누적 앱 다운로드 580만회라는 기록을 세우며 국군 소통 서비스계 독보적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더캠프몰에서 판매하는 담금주 키트. (더캠프 제공)
성장의 또 다른 핵심은 ‘더캠프몰’.

이제 막 입대한 군인 남친에게 줄 선크림을 구매하거나 아들 걱정되는 부모가 홍삼을 사기도 한다. 역으로 부모님 드리겠다고 탄력크림을 구매하는 효자도 있다. 연예인이 입대했다면 팬은 최애 명찰이 달린 귀여운 곰돌이(#밀리랑)를 주문한다. 연쇄적으로 돈이 생기는 사업 모델이다.

더캠프 로고 & 장철민 대표. (더캠프 제공)
창업자는 장철민 대표.

더 캠프전에 미디어커머스 일을 했었다. 조 단위 시장인 코스메틱 편집샵(세포라·올리브영)에서 폐쇄성이 높은 군대 PX에 주목했다.

진입장벽이 높아 사업 구조만 잘 잡으면 독보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디지털화’라는 시대적 흐름도 놓치지 않았다. 옛날처럼 직접 손으로 쓰는 게 아닌 인터넷으로 편지를 쓰는 시대가 됐다. 특히 오가는 사람이 많은 군대에서 인편의 디지털화를 가속하는 사업을 하면 호응을 얻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인편 사이트랑 앱을 만들면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 장 대표. 창업하자마자 대한민국 육군과 10년 장기 협약을 맺었다. 이후 커머스계로 사업을 확장시켜 더캠프만의 독자적 커뮤니티를 형성, 매출 성장을 이뤘다.

최근 폭발적 성장을 이룬 ‘더캠프’에 인터뷰를 통해 비결을 물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더캠프 제공)
Q. 올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올 상반기 지난해 매출을 넘어서면서 창업 이후 처음으로 손익분기를 넘겼다. 아무래도 2022년도 아미(방탄 팬덤)가 몰려온 효과가 컸다. 그때 외국인과 10대 등 다양한 유저들이 몰려왔다. 결과적으로 최근 3년간 매년 200%씩 매출이 오르고 있다.

Q. 흑자전환 비결 3가지는.

마케팅 비용이 거의 안들었다. 팬덤이 알아서 찾아오는 구조로 회원 획득비용이 따로 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외에는 3가지 차원에서 노력했다.

우선 커뮤니티 기반의 커머스 사업이다. 3년 전 더캠프몰을 런칭했는데 군장용품과 실제 PX 판매 물품에 커뮤니티 요구사항이 반영된 게 특징이다.

다음으로 앱을 통해 정밀 마케팅을 하고 있다. 2020년부터 도입해 성장 연령, 성별, 지역에 따른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일·월별 유저가 각각 10만, 65만명으로 지속 증가하며 성장했다.

특정 고객을 겨냥한 ‘맞춤형’ 제품으로 만족도를 높였다. 이를 통해 현재 500여개의 입점사, 약 1만개의 재고관리코드를 보유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B2G(기업 대 정부) 전략이 통했다. 위문편지 수·발신 시스템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로 ‘청춘감사앨범(군 전역 병사 위한 앨범)’ 제작 입찰 사업을 2년 연속 수주 했다.

(더캠프 제공)
Q. 결정적으로 플랫폼이 알려지고 활성화된 사건이나 계기가 있다면.

5년 전 인터넷 편지 웹서비스를 더캠프 앱으로 진행하면서 연간 100만명의 유저를 확보했다. 이후 단독 10년 계약을 맺고 꾸준히 성장하다가 BTS의 입대를 기점으로 외국인 유저가 눈에 띄게 늘었다. 앞으로 3년간 1억명 정도의 유저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Q. 군인들 전역 후 록인(Lock-in) 포인트는.

우선 예비군 록인을 통해 7년 연장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예비군 650만통의 훈련 통지서가 우편과 이메일로 발송되고 있다. 더캠프 앱으로 통지 수단 변경을 추진 중이다.

또 전역 후에도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해 록인할 계획이다. 자기개발 정보(HR 서비스 등), 원격 의료 솔루션 제공 등을 추진 중이다. 커머스 전역 후 연차별 할인율(최고 20% 추가 할인) 적용도 생각하고 있다.

(더캠프 제공)
Q.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은.

군종 확대를 수익성 전략으로 목표하고 있다. 현재 육군만 서비스하고 있다. 당장 내년에 해군, 공군 추가 서비스 확장을 계획 중이다.

Q. 해외 팬들 이용률 유지, 사용 편의성 향상은 어떤 방식으로 할건가.

더캠프만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강화하려 한다. 가장 기본적인 편지 글자 수와 첨부 가능 사진 수를 늘릴 계획이다. 또 우체국 대행을 통해 인편 출력이 폐지돼 아쉬웠던 사람들에게 서비스해주려 한다.

리뉴얼된 더캠프 3.0에 이런 기능을 반영해 국내외 팬 이용률과 편의성을 향상하려 한다.

더캠프 로고. (더캠프 제공)
Q. 여느 스타트업처럼 투자 유치해서 스케일업할 계획은 없나. 끝으로 앞으로의 더캠프는.

현재 계획 중이다. 3곳의 투자처로부터 유치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올 하반기 전반적인 앱 리뉴얼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내년 초 고도화된 서비스 제공이 목표다. 군인과 그 가족들에 보다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슈퍼앱으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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