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나 없어도 되겠더라"…이강인 꼭 안아준 손흥민의 미소

튀니지전 종료 후 환호하는 팬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는 손흥민. 다리 근육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뉴스1

“이젠 제가 없어도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튀니지전에 결장한 축구대표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대승을 거둔 동료들에게 만족감을 나타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에만 4골을 몰아치며 4-0으로 대승을 거뒀다. 클린스만호의 2연승이자 출범 이후 홈에서 거둔 첫 번째 승리였다. 그간의 경기력 논란을 지우는 기분 좋은 승리이기도 했다.

다만 손흥민은 기분 좋은 골 퍼레이드에 동참하지 못 했다. 근육 부상에서 회복하는 과정이라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 했고, 동료들의 활약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후반전 두 골을 몰아치며 대승의 물꼬를 틔운 이강인이 후반 종료 직전 교체돼 벤치로 돌아오자 꼭 안아주며 격려하기도 했다.

경기 후 김민재와 기쁨을 나누는 손흥민. 연합뉴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손흥민은 “(경기에 나서지 않은 건) 감독님과 이야기해 결정한 부분”이라면서 “나 없이도 선수들이 잘해줘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어 “오늘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과 많은 득점으로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면서 “이런 경기를 계속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A매치 데뷔골과 2호골을 연속해 기록한 이강인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표팀에서 첫 골을 넣는 건 선수 누구나 꿈꾸는 순간”이라 언급한 그는 “(이)강인이 뿐만 아니라 고생한 모든 선수를 다 안아주고 싶었다”며 활짝 웃었다.

손흥민은 “이번 소집 기간 중 준비한 게 경기장에서 잘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면서 “웃는 소리로 하는 거지만, 저 없어도 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선수들이 잘 했다”고 거듭 만족감을 드러냈다.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베트남전 출전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저는 매 경기 뛰고 싶다”면서 “저는 다른 욕심은 없지만 경기 출전 욕심은 참 많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한국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잘 준비하고 좋은 결과까지 내야 한다”면서 “기회가 되면 반드시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경기에 앞서 눈을 질끈 감고 애국가를 부르는 손흥민.뉴스1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