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볼레오]더 커지고 편안해졌네…승차감 끝판왕
48V 마일드하이브리드 기술
초반 가속시 효율 높여주고
멈췄다 출발시 진동도 줄여줘
5m 넘는 차체, 옛 7시리즈와도 큰 차 안나
공조장치 등 대부분 터치 방식
BMW가 5시리즈를 내놓은 지 50여년이 흘렀습니다. E세그먼트, 우리로 치면 준대형 세단 차종은 고가 브랜드가 자존심을 걸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장입니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는 물론, 아우디나 렉서스, 제네시스 같은 후발주자까지 판매량을 책임지는 볼륨 모델이자 앞선 기술도 담아야 하는 다양한 책임을 떠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출시된 신형 5시리즈는 2017년 이후 6년 만에 나온 완전변경 모델입니다. 본사가 있는 독일,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이나 중국보다 한국 소비자를 먼저 만났습니다. 세계 첫 출시를 한국으로 정한 건 그만큼 우리 소비자 반응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겁니다. 많이 팔리는 데다 소비자 안목이 까다로워 ‘한국서 통하면 다른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인식이 있다고 합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팔린 5시리즈만 1만5689대(고성능 모델 제외)에 달합니다. 신차 출시를 목전에 둔 구형 모델, 이른바 끝물임에도 상당한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수입차 판매량 1위 브랜드인 BMW에서도 30%가량을 책임지는 효자 모델인 셈이죠. 새로워진 5시리즈, 그중 가솔린 사륜구동인 530i x드라이브를 인천과 의정부 일대에서 잠시 타봤습니다.
-달리는 건 3시리즈가 낫지 않을까요.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었을 때 먼저 치고 나가는 건 3시리즈가 잘할 겁니다. 5시리즈는 그런 능력치보다는 오랜 기간 주행하더라도 편안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둔 모델입니다. 기본적으로 비즈니스 세단을 지향하는 것도 그런 배경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 신형 5시리즈는 운전자는 물론, 뒷좌석 승객까지 편히 타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부드러운 주행 감각을 기본으로 하지만 가속페달을 밟을 때나 급격히 차량 방향을 틀 때면 BMW 고유의 날카로운 느낌은 여전합니다. 조향 시 기존 모델보다 다소 가벼운 듯한 인상을 주는데 이런 점은 기호가 나뉠 듯하네요. 이번에 탄 530i를 비롯해 내연기관 전체 모델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초반 가속할 때 효율을 높여주는 건 물론, 승차감을 부드럽게 하는 데도 일조합니다. 멈춰 있다 출발할 때 진동을 줄이는 역할도 한다고 합니다. 10초간 추가로 힘을 더 낼 수 있는 부스트 기능은 별다른 제한 없이 쓸 수 있습니다.
-겉모습이 많이 달라졌네요.
△일단 커졌습니다. 앞뒤 길이는 95㎜, 너비나 높이도 각각 30㎜, 35㎜ 키웠습니다. 한국 소비자가 큰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본사에서도 디자인 과정에서 감안한 결과라고 합니다. 5m를 넘긴 차체는 같은 급 고가 세단 가운데 가장 큰 축에 꼽힙니다. 한 등급 위인 7시리즈 과거 모델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안 날 정도입니다.
고유의 그릴은 기존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보다 굴곡을 줬습니다. 취향에 따라 반감을 갖는 이도 있을 듯합니다. 그릴 주변을 비추는 조명 ‘아이코닉 글로우’가 적용됐습니다. 앞서 신형 7시리즈에 먼저 적용했던 기술로 어두울 때 확연히 두드러집니다. 여기에 트윈 헤드램프까지 적용, BMW 차라는 걸 여실히 보여줍니다. 국내 출시에 맞춰 방한한 BMW 디자인 총괄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는 "BMW 패밀리룩을 유지하면서도 5시리즈라는 차별화된 포인트를 강조하고자 했다"고 했습니다.
-실내는 어떤가요.
△실내가 더 많이 변했습니다. 12.3인치 계기판과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를 곡선 형태로 연결, 운전자를 감싼 듯한 인상을 줍니다. 이러한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최근 나온, 그리고 앞으로 나올 다른 차에도 비슷하게 들어갑니다. 화면 터치는 햅틱 기술이 들어갔습니다. 지연이 거의 없고 반응이 좋은 편입니다. 공조장치나 비상등 점멸 스위치 등 대부분을 터치 방식으로 바꿔 물리 버튼이 거의 없습니다. 일부 모델에만 들어간 인터랙션 바는 실내조명 기능이 들어가 있어 멋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기어변속은 토글 스위치 방식입니다.
운영체제는 최신형(오퍼레이팅 시스템 8.5)으로 따로 스마트폰 연결 없이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앱)을 작동할 수 있습니다. 차량 내 게임도 지원하며 다른 비디오 스트리밍 앱도 있다고 합니다. 운전하면서 쓰기에는 퀵셀렉트 기능이 요긴해 보였습니다. 위젯처럼 다른 기능을 작동하기 위해 메뉴로 들어가지 않고도 현재 쓰고 있는 앱 위에서 다른 기능을 바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새 기능은 어떤 게 있을까요.
△운전자가 가까이 오면 스스로 안팎의 조명을 켜고 마치 카펫을 깔아주듯 라이트를 켜준다고 합니다. 3m 거리에서 작동하고, 1.5m로 가까워지면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고 하네요. 마찬가지로 이번 시승 때는 써보지 못했는데 주차보조 기능이 한층 개선돼 200m까지 차량 스스로 주차하거나 저장된 내용을 혼자 수행한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차량 밖에서 제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번 신차를 준비하면서 프로액티브 케어 서비스라는 걸 처음 선보였는데, 차량 운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진단하고 고객에게 안내하는 서비스라고 합니다. 차량 스스로 항시 상태를 체크해 운전자가 곤란해 할 상황을 최소화하는 기능인 셈이죠.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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