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오르자 28억→140억 된 황금박쥐상…'5억 둥지' 이사간다

황희규 2023. 10. 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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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금 등으로 만든 전남함평군의 황금박쥐상. 내년 새 보금자리로 옮긴다. 연합뉴스
전남 함평군 보물 ‘황금박쥐상’이 새 보금자리로 옮겨진다. 황금박쥐 여섯 마리가 새겨져 있는 이 조형물은 높이 2.1m, 무게만 460㎏에 달한다. 순금 162㎏과 순은 281㎏ 등이 사용됐다. 함평군 관계자는 “현 가치로 140억원(13일 기준)을 호가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황금박쥐 새 둥지가 될 철옹성 전시관 공사현장을 가봤다.
지난 13일 오전 전남 함평엑스포공원 내 새로 짓고 있는 문화유물전시관에서 군 관계자가 황금박쥐상이 설치될 특별전시관 위치를 설명하고 있다. 황희규 기자


황금박쥐 새 둥지 공정률 85%


13일 함평 엑스포공원 내 ‘문화유물전시관’ 건설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2층짜리 건물로 연면적 2223㎡다. 현재 공정률은 85%라고 한다. 전시관은 내년 1월 준공예정이다. 전시관 안에는 1960~1980년대 사용되던 농기계와 주방용품 등 각종 생활 유물로 채워진다.
전시관 최대 볼거리는 황금박쥐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입구쪽 85㎡가 상이 놓일 특별전시관 자리다. 현재 황금박쥐상은 이곳에서 400m가량 떨어진 화양근린공원 내 황금박쥐생태전시관에 보관돼 있다. 보안상 등의 이유로 평소엔 미공개다. 매해 봄·가을 ‘함평나비대축제’ ‘대한민국 국향대전’ 때 2주가량 일반에 공개해 왔다. 황금박쥐상 특별전시관이 운용되면 전시관 휴관일 등을 제외하곤 상시 공개된다. 아직 내부 마감공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함평군 관계자가 공사 중인 문화유물전시관애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황희규 기자


3중 도난방지 장치 작동하는 철옹성


특별전시관은 철옹성이다. 함평군이 각별히 보안에 신경 썼다. 황금박쥐상을 방탄유리, 보안셔터 3중 도난 방지 장치가 보호할 방침이다. 보안셔터는 전시물 앞 공간을 막는 역할을 한다. 3중 장치 외에 동작을 감지해 경고하는 센서와 여러 대의 폐쇄회로(CC)TV도 설치한다. 함평군 관계자는 “(개장 이후엔) 엑스포공원 내 관리실에서 근무를 서며 CCTV 등으로 황금박쥐상 주변을 감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금박쥐상 주변으로는 황금박쥐 생태교육 자료 등도 함께 설치된다. 군은 특별전시관을 꾸미고 황금박쥐상을 이송하는데 모두 5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무게도 무게지만 고가라 특수 수송작업을 벌여야 한다.
지난 13일 오전 전남 함평엑스포공원 인근에 위치한 황금박쥐 생태전시관의 문이 닫혀 있다. 이 곳에는 황금박쥐상이 보관 중이며 매년 4~5월 나비축제, 10~11월 국향축제 기간에만 문을 연다. 황희규 기자


간헐적 공개됐던 황금박쥐상...접근성도 떨어져


전시관은 내년 1월 준공되지만 황금박쥐상은 4월쯤 옮겨진다. 매년 4~5월 함평엑스포공원에서 열리는 나비축제 개막 전 이전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함평군 관계자는 “특별전시관 신설과 이송비용을 합쳐 5억원의 적지 않은 예산을 들이는 건, 관람 편의를 높이기 위해서다”며 “그동안 나비축제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황금박쥐상을 보기 위해 화양근린공원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상당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동 때 평지가 아닌 계단을 올라야 해 보행약자의 부담도 컸다.

한편 황금박쥐 정식 명칭은 ‘붉은박쥐’다. 천연기념물 제452호로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포유류 1급이다. 1999년 함평군 대동면 고산봉 일대에서 황금박쥐가 집단 서식한 사실이 확인되자 군은 이를 관광 상품화하기 위해 2008년 28억원을 들여 황금박쥐상을 제작했다. 금값이 뛰면서 황금박쥐상의 가치도 크게 올랐다. 함평군은 매년 보험료로 220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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