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상암] “연예인 대우” 클린스만 걱정→이강인 “생각 없다, 나는 항상 승리뿐”
김희웅 2023. 10. 14. 07:31
축구선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오직 ‘승리’밖에 모른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의 걱정에도 이강인은 덤덤하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 평가전에서 4-0으로 대승했다. 지난 3월 출항을 알린 클린스만호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전(1-0 승)에 이어 처음으로 연승을 달렸다.
이강인이 경기의 주인공이었다. 이강인은 양 팀이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10분, 본인이 얻은 프리킥을 직접 처리해 골망을 갈랐다. 이강인의 발을 떠난 볼은 벽을 넘어 골키퍼 손에 걸렸지만, 골네트를 출렁였다.
A매치 첫 골을 기록한 이강인은 불과 2분 뒤 또 한 번 골 맛을 봤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수의 견제를 이겨내고 반 박자 빠른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열었다. 이강인은 후반 22분 코너킥 키커로 나서 김민재의 머리에 정확히 볼을 보내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기도 했다.
경기 후 이강인은 “너무 많은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가장 중요한 건 팀의 승리다. 내가 대표팀에 계속 올 수 있게 된다면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내가 있는 팀이 승리하고 우승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내 경기력이 좋을 수도, 안 좋을 수도 있는데, 항상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반에도 특유의 탈압박을 선보이는 등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한 이강인은 후반 오른쪽 측면으로 자리를 옮긴 후 더욱 빛났다. 놀랍게도 이강인이 먼저 클린스만 감독에게 포지션 변경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는 “감독님은 매 경기 선수들에게 자유를 주신다. 나와 (이)재성이 형이 바꾸는 게 좋을 거 같아서 바꿨는데, 바꾸면서 경기력이 좋아졌다”며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하고 재성이 형에게도 감사하다”며 공을 돌렸다.
근래 들어 이강인의 왼발이 가장 날카로웠다. 해트트릭 욕심이 났을 만도 했다. 하지만 이강인은 “내가 골잡이는 아닌 것 같다. 2골을 넣고 해트트릭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태어나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팀의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강인의 플레이에 관중, 동료, 감독 등 모두가 반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PSG가 이강인을 영입한 것만으로 스스로 증명한 것 같다. 이강인에게 커리어의 새로운 장이 열린 것 같다.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데, 어떤 대회도 비교될 수 없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경쟁해야 하고 매 경기 승리해야만 하는 압박과 부담받는 팀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칭찬 뒤에는 걱정도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 선수에게 많은 이들이 환호하는 건 새롭다. 하지만 이강인에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이강인은 축구선수가 아닌 연예인급 대우를 받고 있다. 연예인은 골을 넣지 않는다. 이강인이 더 성장하려면 더 겸손하고 배고프게, 운동장에서 더 열심히 축구에만 집중하는 환경이 필요하다. 우리 지도자들도 도와줘야 하고 구단에서도 더 가르쳐야 한다. 이강인이 더 겸손하게 노력하고 성장할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클린스만 감독이 자칫 ‘자만’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을 걱정했는데, 이강인은 “내가 그런 것에 생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내가 부진할 수 있고 경기력이 안 좋을 수도 있고, 골을 넣고 어시스트를 할 수도 있는데 나는 항상 팀에 도움이 되고 승리에 가까워질 수 있는 플레이를 하려고 할 뿐이다”라며 담담히 넘겼다.
여느 때와 같이 이강인은 피치 위 최고 스타였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이강인이 전광판에 잡힐 때마다 환호했다. 이강인은 “항상 이야기하는 것처럼 한국 축구를 많이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K리그에 관중들이 많이 찾아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것 같다. 정말 감사하다. 대표팀 선수뿐만 아니라 모든 대한민국 축구선수들이 더 재밌는 축구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최근 소속팀 PSG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한 이강인이지만, 어느덧 호조의 컨디션을 되찾았다는 것을 이날 증명했다. 이강인은 “매 순간 부상을 안 당하려고 하고, 매 훈련, 매 경기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앞으로 내가 올 시즌 부상을 몇 번 당할지 모르기에 최대한 몸 관리 잘하고 매 경기 좋은 컨디션을 갖추려고 한다. 나도 내 몸을 잘 모른다. 언제 100%인지, 안 좋은지 잘 모른다”고 했다.
부상 여파로 빠진 손흥민(토트넘)이 돌아온다면, 이강인과 시너지가 날 수 있다. 이강인은 “다음 경기에서는 흥민이 형이 좋은 컨디션으로 돌아왔으면 한다. 함께 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다음을 기약했다.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본 손흥민은 이강인을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손흥민은 “강인이와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앞으로 많은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이강인에게 쓴맛을 본 잘렐 카드리 튀니지 축구대표팀 감독도 “한국 선수 중 공격 라인과 18번 이강인이 인상적이다. 개인기도 뛰어나고 빨라서 차이를 만들 수 있다. 한국 팀은 프리킥을 잘한다고 알고 있었다. 오늘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상암=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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