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방류에 김장철까지…해수부, 천일염 사재기 ‘예의 주시’
다가오는 김장철 물량난에 ‘사재기’ 우려
해수부 “비축량 충분…대비책도 마련 중”
설탕과 소금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 오염수 2차 방류와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천일염 사재기 현상이 재현될 조짐이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 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소금 가격 상승률은 17.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20.9%) 이후 최고치다. 6월 6.5%, 7월 7.2%, 8월 12.4% 등 소금 가격은 달을 거듭할수록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소금값 상승 원인은 지난여름 폭우 등으로 소금 생산량이 줄었고, 오염수 방류로 수요가 많이 늘어난 탓이다.
소금(천일염) 사재기 현상은 오염수 1차 방류를 두 달 앞둔 지난 6월부터 조짐이 보였다. 4월 대비 40% 이상 가격이 폭등하자 소비자들은 소금을 미리 구매하기 시작했다. 이에 일부 시장에서는 소금 품절 현상을 빚기도 했다.
당시 해양수산부는 사재기로 인한 가격 급등은 없었다고 했다. 날씨와 생산량, 장마철 대비 출하 물량 조절 등으로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사재기는 없다는 설명과 달리 해수부는 당시 천일염 생산·유통·가공업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가격 상승에 대응했다. 조승환 장관이 직접 전라남도 신안군 일대를 찾아 공급 상황을 살피기도 했다.
비축 물량도 풀었다. 해수부는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11일까지 정부 비축 천일염 400t을 시장에 공급했다. 비축물 공급에도 가격 안정이 안 되자 7월 21일부터 8월 8일까지 19일 동안 400t을 추가로 시장에 풀었다.
이후에도 8월 10일부터 추석 연휴 직전인 9월 27일까지 400t의 천일염을 시장에 추가 공급했다. 정부가 약 3개월 동안 풀어낸 천일염 비축 물량만 1200t에 달한다.
당시 조 장관은 “최근 천일염 시장은 과도한 불안감과 잘못된 정보로 인한 가수요로 인해 왜곡이 심한 상황”이라며 “3~10월에 생산되는 천일염은 김장철과 같이 수요철이 분명한 상품인데도, 최근 비정상적으로 판매량이 증가하는 것은 일반 소비자는 물론 생산자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소금 수입도 크게 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상반기 수입식품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식용 천일염 수입량은 8만5222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5.1% 급증했다. 정제 소금(바닷물을 끓여 만든 소금) 수입량도 16.9% 증가한 11만830t으로 집계됐다.
해수부는 소금 공급 확대와 함께 일본이 오염수 1차 방류를 시작한 8월 말부터 주 2회에 걸쳐 해양경찰청,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과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천일염 등 주요 수산물 생산·유통 실태를 살피고 있다.
해수부 “시장 필요량 2000~3000t…상황 수시 점검”
해수부 등 관계 당국은 오염수 1차 방류 이후 우려할 수준의 소금 사재기 현상은 벌어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지난 6월에 다수 국민이 평소보다 소금을 미리 많이 사 두셨던 터라 김장철이라고 해도 (천일염 소비가) 많이 늘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조만간 정부 비축 물량 방출 등을 통한 대응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반 소비자와 달리 김치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업체에서는 때에 따라 물량 부족 문제를 겪을 수 있다. 해수부가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파악한 추가 소금양은 2000~3000t 정도다.
해수부 관계자는 “소비자 가격이나 출하 가격 모두 오른 측면이 있는데 김장철에 대응할 만큼의 물량은 (정부가) 확보하고 있다”며 “해마다 김장철에 맞춰 비축분 방충 등 대책을 추진해와서 올해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재기 현상이라는 게 실제 시장의 공급 여부와 관계없이 소비자 심리에 따라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해수부는 “내달부터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함에 따라 수요와 공급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이달 안으로 부처 합동으로 관련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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