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하나의 축제… 항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나서는 태극전사 선전 다짐

김효경 2023. 10.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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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이천선수촌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아경기대회 국가대표 선수단 기자회견.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경기대회에 참가하는 태극전사들이 선전을 다짐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13일 오전 이천선수촌 삼성관에서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APG) 결단식을 열었다. 22일 개막하는 이번 대회는 28일까지 22종목에서 616개의 세부경기를 치른다. 한국 선수단은 21개 종목 345명(선수 208명, 임원 137명)을 파견하고 종합순위 4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항저우아시아경기대회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종철 이천선수촌장.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김진혁 선수단장은 "종합 4위가 목표다. 우리가 메달을 땄던 볼링이 빠졌는데, 탁구, 론볼 등 강세 종목들이 있다. 선수들 만나면서 단장으로서 에너지를 넣어주는 역할을 하려 했다"며 "그래도 성적이 국민의 관심을 이끌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철 이천선수촌장은 "자카르타 대회에선 2위에 올랐지만, 이번 대회는 금메달 39개 4위로 낮췄다. 지난 대회 볼링에서 12개의 금메달이 나왔기 때문에 그만큼 줄어들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태권도 국가대표 주정훈.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항저우에서 땀을 흘린 선수와 지도자들도 각오를 밝혔다. 2020 도쿄패럴림픽 태권도 동메달리스트 주정훈은 "목표는 항상 똑같다. 1등을 한다는 생각으로 시합하고 있다. 내 체급 랭킹 1~4위가 모두 아시아 선수다. 못 이긴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무릎 부상은 있지만, 패배의 원인이 되지 않겠다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김예선 감독은 "분석을 많이 했고,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와 대련도 많이 했다. 종주국 다운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배드민턴의 유수영은 체육회가 기초종목 육성발굴한 선수로 스페인 국제대회에서 2위에 올랐다. 이번이 첫 출전이다. 유수영은 "부담감보다 설렘이 크다. 크게 긴장되진 않는다"고 했다. 유수영이 금메달을 따기 위해선 세계랭킹 1위인 가지와라 다이키(일본)를 넘어야 한다. 유수영은 "가지와라와의 경기는 즐기는 편이다. 이번엔 다른 결과를 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김정준 역시 유수영과 함께 메달에 도전한다. 심재열 감독은 "도쿄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 다이키가 독보적인 랭킹 1위다. 하지만 유수영이나 김정준이 맞붙으면서 점수 격차를 줄이고 있다. 끈질기게 포기하지 않고, 실수를 줄인다면 충분히 다이키와도 훌륭한 경기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펜싱 국가대표 권효경.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펜싱 월드컵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한 권효경은 "부산 월드컵 금메달을 땄지만, 세계선수권에서는 조금 아쉬운 성적을 냈다. 아시안게임 첫 출전이다 보니 부담감은 덜하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규하 감독은 "휠체어 펜싱 선수들도 비장애인 못지 않게 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엔 모든 선수가 첫 출전이지만 열심히 준비한 만큼 기대하고 있다.

2016 리우 패럴림픽 수영 3관왕 조기성은 이번 대회 자유형 50m·100m, 배영 50m에 출전한다. 올해 맨체스터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평영이 열리지 않지만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조기성은 "세 종목 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고, 최선을 다 했다. 준비했던 100%로 한 번 붙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영 국가대표 조기성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배형근 수영 감독은 "조기성의 어깨가 굳고 있어 솔직히 자유형은 경기력이 떨어진 상태다. 세계선수권만큼은 아니겠지만 자유형에서 기록을 줄이는 게 목표다. 내년 패럴림픽을 위한 준비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5년 전 인도네시아 대회에서 사격 R7 50m 3자세 소총 은메달을 땄고, 올해 창원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따낸 박진호도 메달후보다. 박진호는 "그 전엔 재밌게 즐긴 경기가 별로 없었다. 이번 아시안게임만큼은 재밌게 치렀다는 느낌을 받고 돌아오고 싶다"고 했다.

장성원 사격 대표팀 감독은 "날씨를 비롯해서 변수가 많다. 그래도 중국이 가깝고, 동남아의 더위보다는 낫다. 컨디션만 잘 조절하면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결과가 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전 선수가 메달을 따서 인도네시아 때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체스 국가대표 김민호.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이번 대회에선 체스가 처음으로 채택됐다. 체스 대표로 출전하는 김민호는 "여기까지 오는데 고난도 있었지만, 의미가 있다. 전술 훈련을 잘 했다"고 말했다. 안성민 감독은 "랭킹 1위는 아니지만, 충분히 메달에 도전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 빠른 템포와 남들보다 강한 오픈 지식으로 압도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했다.

전통적인 효자 종목은 탁구다. 2002년 부산 대회부터 6회 연속 출전하는 간판 김영건은 "여기 있는 선수들 모두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을 것이다. 시합보다 연습하는 것처럼 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이어 "개인전, 남자 복식, 혼합복식에 출전하는데 개인전에선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장애인 탁구 국가대표 김영건. 대한장애인체육회

조재관 탁구 감독은 "90여일동안 합숙 훈련을 하면서 장애인 선수 훈련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고 느꼈다. 스포츠과학이 도입됐고, 경기영상 분석, 심리치료 등 체계적인 지우너이 있었다. 촌장님과 매주 감독 회의를 하면 즉각 개선됐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이번 대회를 계기로 우리 국민들이 경기력 외에도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보치아는 올림픽엔 없지만 패럴림픽에만 있는 종목이다.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임광택 감독은 "항저우에서 목표는 금메달 2개이다. 선수들이 더 많이 따겠다고 한다"고 웃으며 "보치아 전용경기장이 이천선수촌에 생겼다. 선수들이 야간훈련도 하고, 자발적으로 새벽부터 스태프들과 나와 용구를 체크한다"며 "파리 패럴림픽까지 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치아 국가대표 정호원.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한국 보치아의 간판인 정호원은 2010년 광저우(은1), 2014년 인천(금1, 은1), 2018년 인도네시아(금1, 동1) 대회까지 3회 연속 메달을 따냈다. 세계랭킹 1위인 그는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해 준비한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했다.

골볼은 안대를 쓰고 소리가 나는 공을 상대 골대로 굴리는 경기다. 넓은 골대를 막기 위해 선수들은 일사불란하게 몸을 날린다. 여자 대표팀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준우승해 28년 만에 파리패럴림픽 티켓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여자 골볼 대표팀 주장 김희진.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대표팀 주장 김희진은 "세 번째 아시안게임인데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아시아에 그만큼 강국들이 많다. 미리 하는 패럴림픽이라 생각하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정은선 감독은 "그동안 기초체력을 다졌다. 현재는 전술 훈련 마무리 단계이고,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김진혁 단장은 "스포츠는 자신의 목표에 도전하기도 하지만, 함성과 박수, 이름을 불러주면 숨겨진 에너지까지 나온다. 22일 개막하는 이번 대회에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면 선수들에게도 힘이 될 것"이라며 관심을 부탁했다.

항저우아시아경기대회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진혁 단장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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