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거저 주신 은혜, 오늘도 기쁨으로 흘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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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은 사지 맙시다." 1993년 독일 뮌헨 이민교회 담임목사로 갓 부임했을 때였다.
인사차 찾아온 교인들과 교제를 나누다 보니 사택에 있던 쌀 한 포대는 며칠이 안 돼 똑 떨어졌다.
쌀 네 포대를 보고 있자니 안 먹어도 배가 부른 듯했다.
그때부터 창고에 쌀이 쌓이는 족족 가난한 유학생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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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은 사지 맙시다.” 1993년 독일 뮌헨 이민교회 담임목사로 갓 부임했을 때였다. 인사차 찾아온 교인들과 교제를 나누다 보니 사택에 있던 쌀 한 포대는 며칠이 안 돼 똑 떨어졌다. 쌀이 떨어졌다는 아내의 말에 ‘서둘러 쌀을 사러 가야겠다’는 생각보단, ‘하나님께서 우리 믿음을 시험하시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광야에서 만나와 메추라기로 이스라엘 백성을 먹이신 하나님께서, 독일에서 목회하는 동안 우리를 먹이실 것이라 믿음으로 선포하고 아내와 간절히 기도했다. 그날 저녁 우리 가족은 국수를 삶아 먹었다. 그리고 그날 밤 성가대를 지휘하시는 어느 집사님이 10㎏짜리 쌀 네 포대를 들고 찾아왔다. “기도 중에 문득 목사님 댁에 쌀을 가져다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찾아왔어요.” 집사님을 배웅하고 쌀 포대를 창고로 옮기는데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쌀 네 포대를 보고 있자니 안 먹어도 배가 부른 듯했다. 그러다 문득 교회에서 만난 한국인 유학생들이 떠올랐다. 당시만 해도 유학생들 가운데는 생활비가 모자라 밥을 굶는 이들이 많았다. 그때부터 창고에 쌀이 쌓이는 족족 가난한 유학생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담임목사가 쌀을 나눠주자 교인들이 하나둘 쌀 나누기에 동참했다.
2001년 옥수중앙교회에 부임했을 때도 믿음의 시험이 있었다. 한 노 권사님이 자녀 교육비로 쓰라며 2000만원을 몰래 건네는 것이었다. 난생처음 쥐어보는 큰돈이라 유혹이 강렬했지만 나는 이내 그 돈이 가난하고 소외된 옥수동 달동네 사람들에게 흘려보내야 할 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교회 앞에 2000만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자 교인들도 십시일반 장학금 모금에 동참했다. 그렇게 종잣돈 3350만원이 모였다. 작은 이웃들에게 필요에 따라 쌀과 생필품을 전하고 가정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나눠주었다. 그 후로 옥수중앙교회는 매년 구제와 장학 사업에 1억원 넘게 사용하고 있다. 특히 2003년 옥수동과 금호동을 중심으로 시작한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 배달(홀몸 노인들에게 안부를 묻고, 고독사를 방지하는 우유 배달)’이 현재 전국 3806가구로 확대된 것은 기적 중 기적이다. 2만7000명 후원자들의 끊임없는 후원은 떡을 물 위에 흘려보낸 결과라고 확신한다.
하나님의 은혜는 거저 주신 은혜다. 거저 받았으니 우리도 거저 주는 것이 마땅하다. 이웃을 사랑하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작은 이웃들을 돌보는 구제다. 놀라운 것은 하나님은 우리의 구제를 기뻐하시고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갚아주신다는 것이다. 전도서 11장 1절이 바로 그 말씀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한 치의 거짓이 없음을 알기에, 나는 오늘도 기쁨으로 떡을 흘려보내고 있다.
<약력> △옥수중앙교회 담임목사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 배달’ 이사장 △서울 한영대 신대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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