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승장] 클린스만 “이강인 연예인 대우 도움 될지는…더 겸손하고 배고파야”
김희웅 2023. 10. 14. 00:02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을 향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 평가전에서 4-0으로 대승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전(1-0 승)에 이어 처음으로 연승을 달렸다.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은 “너무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기분이 좋은 경기다. 운동장에 나오기 전에 지난 3일 동안 너희들이 훈련장에서 보여준 것을 그대로 보여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했다.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며 “앞으로 한 경기 한 경기 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승을 이끈 주인공은 이강인이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튀니지를 상대로 A매치 데뷔골과 두 번째 골을 넣었다. 강점인 날카로운 ‘왼발’로 튀니지를 무너뜨렸다.
이강인은 후반 10분 직접 만든 프리킥을 왼발 슈팅으로 꽂아 넣었고, 불과 2분 뒤에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수를 완벽히 제압하고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후반 22분에는 코너킥 키커로 나서 날카로운 킥을 올려 김민재의 헤더를 끌어냈다. 김민재가 머리에 맞춘 볼은 상대 수비수 허벅지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사실상 이강인이 3골에 관여한 것.
클린스만 감독은 “PSG가 이강인을 영입한 것만으로 스스로 증명한 것 같다. 이강인에게 커리어의 새로운 장이 열린 것 같다.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데, 어떤 대회도 비교될 수 없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경쟁해야 하고 매 경기 승리해야만 하는 압박과 부담받는 팀에서 활약하고 있다”며 엄지를 세웠다.
이내 이강인의 성장에 더욱 초점을 맞춰 이야기했다. 이강인은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축구 스타 중 하나인데, 이날 관중들도 이강인이 전광판에 잡힐 때마다 큰 환호를 보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의 엄청난 인기를 경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 선수에게 많은 이들이 환호하는 건 새롭다. 하지만 이강인에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이강인은 축구선수가 아닌 연예인급 대우를 받고 있다. 연예인은 골을 넣지 않는다. 이강인이 더 성장하려면 더 겸손하고 배고프게, 운동장에서 더 열심히 축구에만 집중하는 환경이 필요하다. 우리 지도자들도 도와줘야 하고 구단에서도 더 가르쳐야 한다. 이강인이 더 겸손하게 노력하고 성장할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강인과 같이 일하는 것은 항상 즐겁다. 얼굴에 늘 웃음기가 가득한 선수다. 이강인이 앞으로 더 발전해야 한다. 오늘 너무 만족스럽다. 이강인이 노력해서 골도 넣었고, 운동장에서 열망과 열정을 보여줬다. 앞으로 길게 봤을 때, 성장 과정에서 이런 것들이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 일문일답.
-경기 총평.
너무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기분이 좋은 경기다. 운동장에 나오기 전에 지난 3일 동안 너희들이 훈련장에서 보여준 것을 그대로 보여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했다.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1대1 상황에서 지지 않았고 상대보다 강하게 부딪혔다. 한 경기 한 경기 치르면서 선수들이 이렇게까지 경기력이 좋을 수 있다고 스스로 느낀 것 같아 만족스럽다. 앞으로 한 경기 한 경기 잘 준비해야 한다.
-김민재를 부주장으로 봐야 할지.
손흥민에게 휴식을 부여할 수 있어 다행이다.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었고 당장 활용할 컨디션이 아니었다. 근육 상태가 100%가 아니었다. 2주간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출전했다. 본인의 출전 의지가 강했지만, 선수의 몸 상태가 가장 중요했다.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도 있지만, 2차 예선에서도 건강한 손흥민이 필요하다. 휴식을 줄 수 있어 다행이다.
김민재는 이미 갖춰진 리더다. 운동장 안에서 김민재가 보여주는 모습도 중요한데, 밖에서도 리더 역할을 잘하고 있다. 그의 모든 행동이 어린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김민재가 어떻게 몸을 관리하는지 등 태도를 보고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다. 손흥민이나 김민재가 이 팀의 중추적 역할을 할 리더다. 이재성도 리더 역할을 하고 있고 황희찬도 성숙해지고 있다. 리더들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팀으로 발전한다는 부분도 중요하다. 황인범이 워밍업하면서 근육이 안 좋다는 보고를 받았다. 선수의 건강이 최우선이다. 들어가기 전에 홍현석에게 긴장하지 말고 기량을 마음껏 펼치라고 했다. 너무 좋은 활약을 펼쳤다. 아시안컵 가는 과정에서 많은 선수가 발전하고 팀으로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강인이 A매치 데뷔골을 포함해 2골을 넣었다. 칭찬을 한마디 한다면.
PSG가 이강인을 영입한 것만으로 스스로 증명한 것 같다. 이강인에게 커리어의 새로운 장이 열린 것 같다.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데, 어떤 대회도 비교될 수 없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경쟁해야 하고 매 경기 승리해야만 하는 압박과 부담받는 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매 시즌 압박과 부담을 받으면서 경기해야 한다. 부담 안에서 이겨내고 즐겨야 한다. 많은 좋은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한 선수에게 많은 이들이 환호하는 건 새롭다. 하지만 이강인에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이강인은 축구선수가 아닌 연예인급 대우를 받고 있다. 연예인은 골을 넣지 않는다. 이강인이 더 성장하려면 더 겸손하고 배고프게, 운동장에서 더 열심히 축구에만 집중하는 환경이 필요하다. 우리 지도자들도 도와줘야 하고 구단에서도 더 가르쳐야 한다. 이강인이 더 겸손하게 노력하고 성장할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강인과 같이 일하는 것은 항상 즐겁다. 얼굴에 늘 웃음기가 가득한 선수다. 이강인이 앞으로 더 발전해야 한다. 오늘 너무 만족스럽다. 이강인이 노력해서 골도 넣었고, 운동장에서 열망과 열정을 보여줬다. 앞으로 길게 봤을 때, 성장 과정에서 이런 것들이 중요할 것 같다.
-손흥민이 뛰기 어려운 상태인데, A매치에 부른 이유는.
손흥민과 매일 소통하고 있다. 토트넘 감독과도 이야기하고 있다. 오늘도 경기에 출전하길 희망하고 소집한 것이다. 매일 소통하면서 상태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4-0이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튀니지가 저런 팀이 아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2골 이상 넣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골을 넣었다. 튀니지가 어떤 자세를 갖고 나왔는지 몰라도 오늘 경기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럽다.
-압박 라인이 높다 보니 수비형 미드필더에 부담이 가는데, (큰) 정우영을 배제한 이유는.
정우영은 계속 경기력을 체크하고 있다. 이적 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박용우에게 출전 시간을 부여하며 성장할 수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 지금까지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건 손준호의 부재다. 손준호가 우리가 생각하는 6번과 8번 롤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공격적인 전술을 가져가면 4명이 전방에 위치해야 하는데,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수비 라인을 보호해 줘야 한다. 그 역할을 잘하는 게 손준호다. 긍정적인 소식을 듣길 기대한다.
-전·후반 경기력이 달라졌는데, 하프 타임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전반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단지 문전에서 세밀함이 부족했다. 슈팅도 몇 번 했지만, 골대 쪽으로 향하지 못했다. 후반전 들어가기 전에 선수들에게 전반전 모습을 유지하면서 조금 더 과감한 움직임을 가져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상대 풀백 뒤를 공략하자고 했다. 측면 뒷공간을 많이 활용하면서 이강인이 중원에서 위치하면서 상대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려고 했다. 선수들에게 문전에서 조금 더 공격적으로, 저돌적으로 플레이하자고 주문했다. 그런 부분을 선수들이 잘 이행한 것 같다. 톱 레벨의 경기에서는 다 정신력이다. 피지컬, 기술적으로 우리 선수들은 완벽하다. 가끔 정신력이나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내 역할이다. 하프 타임 때 그런 부분을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즐기고 재밌게 즐겨야 한다. 이강인은 상당히 재밌어한다는 걸 느꼈다. 그럴 때 선수들이 100%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능력을 100% 쏟아부을 수 있게 하는 게 내 역할이다.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상암=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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