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후계자’ 이강인, A매치 1·2호골 폭발…클린스만호 첫 2연승
한국축구대표팀이 아프리카의 복병 튀니지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속시원한 완승을 거뒀다. 전반 내내 흐름을 주도하고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한 답답함을 후반 들어 릴레이 득점포와 함께 말끔히 털어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6위 한국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29위)와의 맞대결에서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2골에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 황의조(노리치시티)의 부활포까지 묶어 4-0으로 이겼다.
지난달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1-0 승리하며 출범 후 6경기 만에 첫 승(1승3무2패)을 거둔 클린스만호는 이달 A매치 평가전 첫 상대 튀니지마저 잡아내며 기분 좋은 2연승을 달렸다. 앞서 튀니지와 두 차례 만나 무승(1무1패)에 그친 한국이 첫 승을 신고한 순간이기도 했다.
상대의 밀집 수비를 뚫지 못해 고전한 클린스만호는 후반 이강인의 연속 골과 함께 환호했다. 첫 골은 후반 10분에 나왔다. 이강인이 상대 아크서클 오른쪽에서 파울을 이끌어내며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직접 키커로 나서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대 오른쪽 구석을 꿰뚫었다. 지난2019년 9월 조지아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이강인이 4년 1개월 만에 기록한 A매치 마수걸이 골.
기세가 오른 이강인은 2분 뒤 한 골을 추가했다. 상대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수비수의 클리어링 미스를 틈타 볼을 가로챈 뒤 지체 없이 왼발 땅볼 슈팅을 시도해 또 한 번 골 망을 흔들었다. 첫 골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터진 이강인의 두 번째 득점에 관중석이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물들었다.
후반 22분에는 상대 수비 실책으로 한 골을 보탰다. 오른쪽 측면에서 얻어낸 코너킥 찬스에서 이강인이 올려준 볼을 공격에 가담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 볼이 튀니지 수비수 야신 메리아의 무릎에 맞고 굴절돼 상대 골망을 흔들며 세 번째 득점이 됐다. 한국은 후반 교체 투입된 황의조가 속공 찬스에서 지능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라인을 허문 뒤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득점을 추가해 스코어를 네 골 차로 벌렸다.
사타구나 부상 여파로 선발 명단에서 빠진 손흥민(토트넘)의 공백을 ‘에이스 후계자’ 이강인이 말끔하게 메웠다. 이강인은 화려한 드리블과 개인기로 상대 밀집수비를 무너뜨리며 여러 차례 좋은 찬스를 만들어냈다. 슈팅 찬스에선 위력적인 슈팅으로 잇달아 골 맛을 봤다.
주장 겸 리더 역할은 중앙수비수 김민재가 맡았다.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에 올라 90분 내내 큰 소리로 동료 선수들을 독려하며 리더로서 소임을 다 했다. 오랜 기간 슬럼프를 겪던 황의조가 A매치 득점과 함께 화려한 부활을 알린 것 또한 의미 있는 소득이다.
클린스만호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설정한 세 가지 목표를 모두 이뤘다. ▲A매치 2연승과 ▲홈 첫 승, 그리고 ▲속시원한 다득점 승리를 완수해내며 관중석을 가득 메운 5만9000여 축구 팬들로부터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기분 좋은 승리로 이달 첫 A매치 평가전을 장식한 클린스만호는 오는 17일 장소를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 동남아시아의 신흥 강호 베트남과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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