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뒤 식품관리 미흡” 질타…식약처장 태도 지적도 [2023 국감]
오유경 처장 “이미 엄격하게 대응”
여당, 안전성 홍보 강화 촉구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된 뒤 식품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어적 대답을 이어간 오유경 식약처 처장의 태도가 불성실하다는 야당 의원들이 질타도 이어졌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본산 된장과 수산가공품 등 일부 제품의 경우 여러 차례 세슘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난해 2월, 12월 두 차례 세슘이 검출됐던 일본산 된장 제품은 지금도 인터넷에서 쉽게 구매 가능하다. 이 제품에 여전히 세슘이 100% 없다고 장담할 수 있나”라고 짚었다. 이어 “냉동절단 방어는 가공식품으로 분류돼 수입 통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검사하는 샘플의 양을 늘리거나 전수 조사를 실시해 안전 관리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 아직 과학적으로 장기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식약처가 마치 오염수는 안전하다는 듯 국민을 호도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앞서 식약처는 홈페이지를 통해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내용의 홍보물을 발행한 바 있다. 서 의원은 ”과학적 근거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에 적합하다고 그 뒤에 숨어 방관하는 것은 큰 문제다. 오염수가 생태계나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선제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IAEA 오염수 모니터링 항목 핵종 28개 중 요오드 129 검사가 포함돼 있음에도 우리나라에서는 해당 검사를 하지 않는 것을 지적했다. 강 의원은 “요오드 129는 원자력 발전 시 소량 방출되는 물질이지만, 반감기가 길어 해역에 유입되면 오래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으로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해당 핵종의 생성률이 낮고 검사하는데 1~2주가 소요된다는 이유로 검사 항목에서 제외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에서도 검사 필요성을 제안했는데, 왜 모니터링하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식품 관리에 대해 오유경 처장은 “이미 그 어느 나라보다 엄격하게 하고 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MDEX) 기준에 맞춰 안전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강선우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요오드 129는 방출되는 방사선량이 굉장히 적어 검출 한계가 있다. 요오드 129 자체에 대한 검사법이 확립된 나라는 없다. 검출되지 않으니 모니터링도 불가능하다”고 검사 계획을 일축했다.
이에 의원들은 ‘식약처장의 불성실한 태도에 유감을 표한다’며 질의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식약처장의 답변은 이 자리를 모면하기 위한 태도로 밖에 안 보인다. 답변에 대한 자세를 수용적으로 조정한 뒤 답해주길 바란다”고 했으며, 신동근 위원장도 “의원들에 대한 질의에 정확하게 답변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여당 측은 오염수에 대한 국민 불안감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 간사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식약처가 만반의 준비를 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맞다 틀리다 따질 게 아니다”라며 “국민이 (어떤 식품이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한다는 메시지를 줘야한다”고 촉구했다.
최영희 국민의힘 의원도 “식약처가 카드뉴스나 영상 등을 통해 안전한 식품관리에 대해 홍보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 같다. 지난 7월 수산물 방사능 검사 홍보영상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당시 우럭 등에서 방사능이 검출됐다는 가짜뉴스가 보도돼 많은 어민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괴담성 뉴스를 정정하고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홍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도 “일본산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고 그런 노력이 국민들에게 홍보가 잘 돼야 한다. 국내에 방사능 검출 식품들이 유통되는 것처럼 우려할 수 있다”면서도 “원산지나 국적을 세탁하는 부분이 문제가 있어 보인다. 식약처가 식품·의약품 원산지 표시 조사 권한을 가지고 있어야 국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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