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긴 기다림 깨고 돌아왔다. '포르자 모터스포츠'
엑스박스 진영을 대표하는 레이싱 게임 '포르자 모터스포츠' 시리즈 최신작인 '포르자 모터스포츠'가 6년이란 긴 시간 침묵 이후 돌아왔다. 새로운 출발을 약속하며 오랜 시간 개발을 진행한 작품인 만큼 원래라면 8편이었어야 할 시리즈 넘버링 마저 제거하며 새 각오를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포르자 모터스포츠' 시리즈는 스핀오프 작품인 '포르자 호라이즌' 시리즈가 자리를 잡은 이후 한 번씩 번갈아 가면서 최신작이 발매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2017년 '포르자 모터스포츠 7'이 발매됐고, 2018년에는 '포르자 호라이즌 4'가 등장했다.
보통의 순서였다면 '포르자 모터스포츠 8'이 등장했어야 하지만, 이 순서는 지켜지지 않았고, 2021년 '포르자 호라이즌 5'가 먼저 등장했다. 이 이후로도 약 2년의 세월이 더 흘러서야 '포르자 포터스포츠'가 발매됐고, 서킷 레이싱을 기다려온 게이머들은 이번 '포르자 모터스포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게임은 엑스박스 시리즈 X/S와 PC(윈도우 스토어, 스팀)를 통해서 만날 수 있으며, 해당 리뷰는 윈도우 스토어와 PC 엑스박스 앱을 통해 만날 수 있는 PC 버전이 기준이다.
'포르자 모터스포츠'는 레이싱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실제 같은 레이싱 경험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기술적으로 깊게 살펴보지 않아도 쉽게 체험할 수 있다.
게임이 물리를 개선하며 차량과 노면의 접점이 얼마만큼 늘었고, 차량의 무게나 타이어의 마모 등에 따라 다양한 정보가 계산되며 내가 이렇게 실제와 같은 레이스를 즐기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달릴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포르자 모터스포츠'는 이용자들이 물리 변화를 쉽게 만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타이어와 연료를 메뉴를 통해 쉽게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연료를 얼마나 싣고 달리는지 어떤 종류의 타이어 장착했는지에 따라 랩타임이 변화하는 것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보통 연료를 적게 넣으면 차량이 가벼워져 기록에 유리하며, 소프트 타이어를 장착하는 접지력이 올라 속도 측면에서 좋다. 다만, 긴 레이스에서는 연료 보충이나 더 쉽게 마모되는 타이어 교체를 위해 더 많은 피트인이 발생하게 된다. 레이스에 맞춘 적절한 세팅이 중요하다.
특히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트랙은 더 진짜 같은 주행 경험을 선사한다. 날씨나 낮과 밤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트랙의 상황이 실시간으로 변화하며 노면 온도가 변하고 노면 온도는 타이어 온도에도 변화를 만든다. 앞서 타이어나 연료 등이 랩 기록에 영향을 주는 것을 익힌 이용자는 자연스럽게 더 현실적인 게임을 즐기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 차량의 성능 업그레이드나 무게와 무게 중심 변화 등 세세한 튜닝 등도 기록에 영향을 미치도록 만들었다. 한 개가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이 어울려 현실적인 레이싱 경험을 선사한다. 그리고 특정 상황이 아니라면 드라이바타와 같은 AI는 여전히 훌륭하다. 혼자 즐겨도 몰입도를 올려준다.
아울러 '포르자 모터스포츠'는 서킷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경주 게임인 만큼 '포르자 호라이즌' 시리즈보다는 시뮬레이션 성격이 좀 더 짙다. 개발진이 현실적인 레이싱 경험을 위해 노력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물론 액셀만 풀로 밟아도 차가 돌고 트랙을 이탈하는 다른 심 레이싱 게임들에 비하면 플레이가 수월하니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시뮬레이션 성격이 짙은 레이싱이 어려운 게이머라면, 별도의 연료 소모나 타이어 마모가 없는 가벼운 클럽 규칙부터 시작해 난도를 올려가고, 다양하게 마련된 운전 보조 시스템도 켜고 꺼가면서 즐기다 보면 게임이 가진 재미를 만끽할 수 있으리라 본다.
레이싱 게임에서 중요성이 둘째가라면 서러운 그래픽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특히, 레이트레이싱(이하 RT)을 차량만이 아니라 게임 전체에 넣었다. 광선추적 기술인 RT가 게임 전체에 들어가면서 게임 배경에 존재하는 물체들의 그림자까지 생길 정도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RT는 차량의 반사를 굉장히 현실적으로 만들어주며 빼어난 그래픽은 몰입감을 상당히 올린다. 차고에서 감상하는 차량은 물론 레이스 진행 중인 차량과 리플레이 모드에서의 차량 등 모든 부분에서 뛰어난 그래픽을 보여준다.
다만 트랙 보조 라인도 반사할 만큼 RT에 너무 진심이었기 때문일까? 설정의 오류인지 일부 상황에서는 오히려 아쉬운 모습이 나오기도 한다. 빛이 없는 야간 레이싱 상황에서는 간혹 이해가 안 될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준다. 낮에 봤던 같은 차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든다. 설정에 문제가 있나 싶을 정도다.
게다가 '포르자 모터스포츠' PC 버전의 경우 간혹 초당 프레임이 절반으로 뚝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빠른 문제 해결이 필요해 보이는 부분이다.
콘텐츠 측면에서 게임은 크게 커리어 모드와 멀티 플레이로 나뉜다. 먼저 커리어 모드는 빌더스 컵이 현세대 투어, 열성팬 투어, 파워투어, 레거시 투어, 오픈 클래스 투어 등으로 나뉘며, 각 투어 내에 5~6 트랙을 달려 순위를 매기는 시리즈가 5개 정도씩 준비돼 있다. 여기에 추천 투어 등도 등장해 볼륨감 자체는 크게 부족하지는 않다.
멀티 플레이는 사양 이벤트와 오픈 이벤트 등으로 나뉘며 시간별로 다양한 시리즈가 등장하고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형태로 준비했다. 연습 주행을 통해 기록을 올리고, 기록에 따라 순위가 매겨져 출발 순서가 정해지는 식이다. 멀티 플레이는 다양한 시리즈가 계속해서 열리는 만큼 커리어를 즐기고 나면 자연스럽게 멀티플레이가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게임에 등장하는 트랙의 수가 20개로 레이싱 게임 마니아 층에게는 아쉬울 수 있다는 것이다. 완전히 새롭게 등장하는 트랙이 5개나 되지만, 전체적인 수가 많은 편이라고는 할 수 없다. 트랙마다 거꾸로 달리거나 그랑 프리 서킷, 국내 서킷 등으로 주행 구간 변화를 주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결국에는 빠른 트랙의 추가가 필요해 보인다. 실제로 추가가 예정돼 있다.
그리고 게임에는 10월 18일 기준 518대의 차량이 등장한다. 다양한 차량을 비교적 쉽게 구매해 게임을 즐길 수 있고, 구매하지 않아도 임대로 차량을 운행해 볼 수 있다. 다만 문제는 차량의 성능 업그레이드를 위해서 별도의 차량 레벨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500대가 넘는 차량을 모두 사용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업그레이드에 따라 성능이 변화하는 레이싱 게임의 특성상 개조를 막는 별도의 제한이 하나 생겼다는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게임 사운드의 경우 헤드폰을 끼고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한다. 시점에 따른 사운드 변화와 옆라인을 치고 오는 상대 차량의 움직임 등을 귀로 느껴볼 수 있다. 괴물과 같은 16기통 엔진을 사용하는 차량들과 함께하는 레이싱의 사운드는 가슴을 뛰게 만들기 충분하다.
그리고 다양하게 마련 전기차를 활용한 레이시도 꼭 즐겨볼 것을 추천한다. 엔진의 광음 없이 시속 300㎞를 넘는 속도로 질주하는 차량을 지켜보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 되기에 부족하지 않다. 특히, 전기차는 별도의 연료를 활용하지 않아 연료량에 따라 기록이 달라지도록 노력을 기울인 이번 '포르자 모터스포츠'와 대비되는 분이 있어 재미가 있다.
6년이라는 긴 시간 이후 돌아온 '포르자 모터스포츠'는 아쉬운 부분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더 현실적으로 변화한 레이싱과 RT가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여주는 그래픽 등은 만족감을 전하기에 크게 부족하지 않으리라 본다. 엑스박스용 서킷 레이싱 게임의 발매를 기다려온 게이머들이라면 매력적인 게임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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