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中 대도시 청년의 생존 전략 '베드메이트'

김종화 2023. 10. 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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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메이트(bedmate)'는 중국에서 확산하는 동거 문화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중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최근 베이징과 상하이의 베드메이트 형태의 월세 공유 가구가 지난해보다 50% 넘게 늘었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한 20대 여성은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홍슈'에 "코를 골지 않고, 잠꼬대는 가끔만 해야 하며, 저녁 9시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며 자신의 원룸에서 같이 살 베드메이트가 갖춰야 할 조건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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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메이트(bedmate)'는 중국에서 확산하는 동거 문화다. 방 하나를 공유하는 '룸메이트'를 넘어 침대까지 공유하는 관계를 말한다. 서구권에서는 잠자는 시간대가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침대를 번갈아 쓰는 '핫베딩' 문화가 있지만, 베트메이팅은 같은 시간에 침대를 함께 사용하는 형태다. 최근 중국의 불황이 장기화하고, 청년실업률이 치솟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취업을 준비 중인 학생과 취업하지 못한 청년들은 취업이 될 때까지 대도시에 머물러야 한다. 취업해서 직장에 다니지만 비싼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청년들이 주로 월세를 아끼기 위해 베드메이트를 찾는다. 룸메이트가 되기 위해서는 침대가 두 개는 들어갈 수 있는 큰 방이 있어야 한다. 베드메이트는 그런 방보다 더 좁은 방에 놓인 하나의 침대에서 함께 생활하며, 월세를 나눠 낸다.

지난 6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자리박람회에서 한 청년이 취업을 상담하고 있다. [사진=베이징 EPA/연합뉴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중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최근 베이징과 상하이의 베드메이트 형태의 월세 공유 가구가 지난해보다 50% 넘게 늘었다. 중국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월급은 5833위안(2021년 기준, 약 108만원)이고, 중국 청년의 80% 이상은 주거비가 월급의 30%를 넘지 않길 바란다는 것이 중국 컨설팅 업체 마이커쓰(麥可思)와 부동산 플랫폼 58.com의 분석이다. 따라서 대도시 평균 월세가 1800위안(약 33만원)을 넘으면 중국 청년들은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실제 중국의 월세는 갓 취업한 청년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될 정도로 비싸다. IT 기업들이 몰려 있는 베이징 북부 시산치 지역의 경우 10㎡(약 3평)짜리 방은 2000위안 이상, 20㎡(6평)짜리 방은 3000위안을 넘어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중국의 주요 SNS에는 '베드메이트를 구한다'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한 20대 여성은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홍슈'에 "코를 골지 않고, 잠꼬대는 가끔만 해야 하며, 저녁 9시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며 자신의 원룸에서 같이 살 베드메이트가 갖춰야 할 조건을 올렸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청년(16~24세) 실업률은 지난 1월 17.3%였는데, 6월에는 21.3%로 뛰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8년 이래 최고치다. 중국 정부는 대학 졸업자들을 대거 통계에 반영해야 할 지난 7월부터는 청년 실업률을 아예 발표하지 않고 있다.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더 이상 공개하지 않는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데, 실제 청년 실업률은 정부 발표보다 더 높다는 주장도 나온다. 장단단(張丹丹) 베이징대 교수는 지난 3월 중국의 실제 청년 실업률이 정부가 발표한 19.7%의 두 배 이상인 46.5%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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