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주 출혈 경쟁 부른 배민의 광고…‘깃발 꽂기’가 뭐길래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업위)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함윤식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부사장을 증인으로 불러놓고 배민이 깃발 광고로 부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건 배민의 ‘울트라콜’이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울트라콜’ 배민 광고 상품은 깃발을 꽂으면 일정 범위 내 고객에게 매장을 노출한다. 고객과 깃발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상위에 올라간다.
업주들은 실제 가게 위치가 아닌 다른 곳에도 깃발을 여러 개 꽂을 수 있다. 깃발 1개당 월 8만원으로 개수 제한은 없다. 이 광고를 이용하는 업주는 전체의 72%에 이른다.
김 의원은 “실제 영업점과 무관한 곳에 깃발을 꽂는 경쟁으로 업주 간 출혈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광고료만 한 달에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70만원까지 나간다”고 지적했다. 또 “족발·보쌈 업종은 심지어 깃발 개수가 평균 9.2개나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민이 배달 플랫폼 전체의 67%를 장악한 사실상 독과점 업체인데 깃발을 안 꽂으면 광고 노출에서 밀리니 ‘울며 겨자 먹기’로 꽂는다”면서 “배민이 유도해 업체 간 무리한 경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배민이 깃발 꽂기 광고로 연간 약 7000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하며 명백한 부당 행위라고 지적했다.
함 부사장은 즉답을 피하면서 “배달할 수 있는 권역을 반경 7㎞ 이내로 제한하고 그 안에서만 깃발을 꽂는다”고 답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배민의 광고 사업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장관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생산능력이 정해져 있는데 단순히 가게를 알리는 것을 넘어 수수료가 동반된다면 과당 경쟁이고 수익은 늘 수 없을 것”이라며 동반성장지수 평가 대상에 배민을 포함하는 방안을 예로 들며 대책을 강구했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최근 스타트업 기업들이 소상공인 경영 컨설팅을 시작하자 배민이 매출 정보 취합을 금지했다면서 “배민이 스타트업 기업들의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함 부사장은 “소규모 업체 비용 감면 방안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배민은 이번 국정감사로 4년 연속 출석하게 됐다. 지난해도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배민의 높은 배달료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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