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국내 전기차 충전기 1위?…현대차‧기아와 비교해 보니 [기자수첩-산업IT]
현대차‧기아 초고속 충전 브랜드 E-Pit 충전기 214대
현대차 자회사가 제공하는 해피차저 서비스 19만대 이상
“BMW 코리아는 전국 각지에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며 현재까지 920기의 충전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그리고 연말까지 1100기의 충전기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BMW 코리아는 지난 5일 2024년 충전 인프라 확대 방안 ‘차징 넥스트’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리고 자사가 국내 자동차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충전기를 설치했을 뿐 아니라 자동차 브랜드 공급 충전기 전체의 절반에 육박한다고도 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텃밭인 한국에서 외국계 기업이 전기차 충전기를 더 많이 설치해놨다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팩트체크를 해봤다.
현대차그룹에 문의한 결과, 공식적으로 파악 가능한 숫자는 이 회사에서 운영 중인 초고속 충전 브랜드 ‘E-Pit’에 설치된 충전기 214대라는 답변을 받았다.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기준으로는 295기다.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은 준비 중인 것과 EV 스테이션 강동 등이 포함돼 더 많지만, 어느 쪽이건 BMW가 운영 중인 920기와 비교하면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충전 인프라 구축이 오롯이 전기차 제조사의 몫인 것은 아니지만, 고객 배려, 그리고 시장 수요 확대 측면에서 어느 정도의 노력은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70%에 달하는 현대차‧기아가 외국계 기업보다 충전 인프라 기여도가 낮은 것은 의외다.
내막을 살펴보니 표면적 수치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억울한 일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10여 년간 충전기 공급업체 대영채비와 협업,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인수 등을 통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힘써왔다.
현대차 자회사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의 ‘해피차저’를 통해 제공되는 충전기만 전국에 19만4000기 이상이다. 이 숫자를 감안한다면 BMW보다 현대차그룹의 충전 인프라 기여도가 월등히 높다. 현대차그룹이 직접 관리하는 급속충전기 숫자와 비교해 완속충전기까지 포함한 BMW의 충전기 숫자를 놓고 국내 전기차 인프라에서 1위라고 보긴 어렵다.
다만, 앞으로 국내 전기차 산업을 이끌어야 할 리딩기업으로서의 역할을 감안한다면 표면적으로나마 외국 기업에 밀리는 기여도를 자극제로 삼을 필요는 있어 보인다. E-Pit과 같이 직접 관리하는 충전기 숫자를 빠르게 확충하는 게 업계 위상이나 소비자 편의 제공 차원에서 중요한 일이다.
현재 국내 전기차 충전기는 대부분 중소기업과 정부의 주도로 설치돼 있다. 국내 전기차 충전기는 충전기 1기당 전기차 대수가 약 2대로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중소기업의 자본 한계로 급속 충전기가 적고 사후 관리가 잘되지 않아 충전 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직접 전기차를 만들어 판매하는 대기업이 충전 인프라 구축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최근 2~3년 동안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뒤 올해는 그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얼리어답터 외 나머지 전기차 구매를 하지 않은 소비자들을 설득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 성장세 둔화에는 여러 복합적 이유가 있겠지만, 여전히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불신도 시장 확대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BMW는 내년에도 LG전자, GS에너지 등 국내 기업들과 협력해 1000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말까지 설치되는 1100기를 포함하면 총 2100기다. 이를 통해 내년 자동차 업체 충전인프라 점유율 57%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물론 다른 업체들이 ‘제자리’라는 전제 하에 도출된 숫자다.
한국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에 적극적인 BMW의 행보는 고마운 일이지만 현대차그룹이 모수(母數)를 높여 BMW 충전기의 점유율을 57%보다 훨씬 낮게 만들어주는 게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물론 그럴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초고속 충전 브랜드 ‘E-Pit’ 론칭을 계기로 충전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5월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와 협력해 2025년까지 초고속 충전기 3000기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현대차‧기아가 발표한 E-Pit 500기 추가 설치 부분을 포함하면 2025년까지 현대차그룹은 초고속 충전기만 도합 3500기를 확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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