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이 뭐냐고요? 술술 설명하는 어르신이 있죠"
[화성시민신문 윤 미]
화성시민재생에너지협동조합(이사장 강석찬)은 11일 조합원 30여 명과 선진지 견학 체험 프로그램으로 대전시 미호동 넷제로 공판장을 방문했다. <화성시민신문>도 동행 취재했다.
미호동 넷제로 공판장을 운영하는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아래 해유 사협) 양흥모 이사장에게 해유에 대한 소개와 미호동 에너지 자립마을에 대한 사례를 들었다.
솔라 시스터즈가 태양광 발전 계량기 검침하는 마을
미호동 마을 여성 어르신 4명으로 구성된 솔라 시스터즈는 미호동 마을 에너지 검침원, 햇빛 발전 선생님, 에너지 투어 가이드, 마을 에너지 상담사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며 마을에서 활동한다.
이들은 하루 4시간 월 20시간 정도를 일하며 30만 원의 임금을 받는다. 에너지 자립마을에서 생겨난 노인 일자리다. 이외에도 친환경 세제로 떠오르는 무한자 나무를 경남 하동에서부터 옮겨와 마을 주민과 함께 키우고 있다. 무한자 나무 열매는 소프트넛열매로 물에 섞어서 주방 세제 등으로 쓸 수 있다.
주식이나 가상화폐 주가를 매일 확인하는 여느 투자자처럼, 미호동 어르신들은 위너지 어플로 우리집 햇빛 발전량과 에너지 소비량을 체크한다.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된 에너지를 다 못쓸 때는 RE100을 넘어 RE 228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 미호동 에너지자립마을에 대표 얼굴, 솔라시스터즈. 왼쪽부터 서염숙, 송정희, 양옥희, 조영아 씨. ⓒ해유 |
ⓒ 화성시민신문 |
에너지자립교육을 철저히 받은 미호동 마을 주민들은 본인이 직접 가꾸고 수확한 농산물을 파는 농산물장터에 안 쓰는 달력으로 종이 봉투를 만들어 오거나, 떡을 잎으로 싸서 포장하는 등의 제로 웨이스트(쓰레기 최소화 운동)를 몸소 실천한다.
농산물 장터에서 팔리는 두부는 40분 만에 완판된다. 또 못난이 사과를 아주 저렴하게 파는 등 농부와 소비자 사이 최적의 접점을 찾는 판매 방식을 만들어간다. 장터를 찾는 소비자들은 장바구니는 물론 다회용 용기를 꼭 챙겨간다.
▲ 대전 미호동 넷제로공판장에는 다양한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살리는 제품들과 재생에너지 관련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
ⓒ 화성시민신문 |
미호동 에너지자립마을 프로젝트는 산업자원부 지원 사업으로 2021년부터 진행됐다. 이 사업의 정식 명칭은 '주민주도형 마을단위 RE50+ 마을단위 마이크로그리드 실증사업'이다. 명칭이 어렵지만 쉽게 말해 마을 단위 전력체계를 바둑판 모양의 그리드 개념으로 접근해서 재생에너지 발전량과 전력 소비량을 모니터해 재생에너지 자립율 50% 이상을 달성하는 것이다.
미호동은 탄소중립 플랫폼 넷제로공판장을 열고 마을에너지학교부터 솔라시스터즈 활동, 마을에너지위원회 계획 등 순차적으로 주민 주도형 에너지 자립마을의 기틀을 세웠다.
양흥모 이사장에 따르면 "2023년 10월 현재 미호동 마을 전체 100여 가구 중 65가구가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80가구가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고 실증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마을의 RE100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 화성시민에너지발전협동조합이 11일 대전 미호동 넷제로 공판장을 방문했다. ⓒ유병화 |
ⓒ 화성시민신문 |
해유 사협은 '재생에너지를 어떻게 하면 취약계층에게 공급할 수 있을까'를 주요 목표로 생각한다. 기후위기시대 지역에서의 에너지 자립은 매우 중요한 화두가 된다. 양흥모 이사장은 "지역주도 그린 뉴딜의 핵심 목표 3가지를 세우고 이에 맞춰 추진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온실가스 감축과 주민 일자리 창출, 지역사회 불평등 해소가 그 3가지다. 이를 바탕으로 민주성, 형평성, 창조성을 원칙으로 세우고 사업을 설계하는 것. 해유 사협이 지역사회에서 해온 사업은 이 원칙과 목표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찜통 아파트 경비실 착한 에너지' 사업은 기후위기 노동권익을 에너지 전환으로 설계했다. 미니태양광 발전기를 무상 지원해 여름철 에어컨 전력을 공급한 것. 또 경비실 창문에 단열필름을 시공하는 사업도 함께 병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2019년 해유사협이 대전 서구 녹원아파트 경비실 5곳에 시범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대덕구 선비마을 아파트 10개 아파트 51개 설치, 2021년 대덕구 취약계층 미니태양광 무상지원사업, 2022년 대전시 경비실 무상 지원 정책 주민참여예산제 사업으로 총 500개소를 지원하는 것으로 확대됐다.
양흥모 이사장은 "재생에너지를 어디로 보내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상상하고 지역사회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기획해야 한다. 지역 대기업이나 공공기업에 제안하고 연결하는 공익적, 사회적 모델 프로젝트를 만들어내는 것이 지역 에너지 자립의 시작이다"라고 강조했다.
*넷제로: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6대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을 동일하게 해 순배출량을 제로화하는 것을 뜻함.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강서구청장 선거 '밋밋한 영상', 248만 대박 터진 이유
- 한국서 이 나라보다 4배 더 많은 사람이 죽는 이유
- 3일 버틴 6사단, 허무하게 무너진 1사단... 왜 성찰은 없나
- 하마스는 누구인가, 왜 이스라엘과 싸우나
- 교육부, 오마이뉴스에 '무더기' 언론중재... 대부분 교사사망 건
- '정권 낙하산' 지목 박민, 결국 KBS 사장 후보 낙점
- 50일만의 재판 이재명 불출석... 판사 '다음에 안오면...'
- 충북지사·소방청장, 오송참사 서로 다른 답변... '위증' 지적
- 부유층과 특목고에 날개 달아줄 대입 개편
- 나경원, 강서구 보선 패배 두고 "위로부터 공천되다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