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대신 맥도날드" 달라진 中관광객…홍콩 관광업 당황

허미담 2023. 10. 1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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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광객의 여행·소비 패턴이 변화하면서 홍콩 관광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중국 관광객들은 명품 '큰손'으로 불렸으나,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자 명품 소비를 줄이고 좋은 풍경을 감상하는 등 관광 패턴이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이후 홍콩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은 명품 소비 대신 홍콩 영화에 등장한 장소나 풍경 좋은 곳을 찾아 사진을 찍는 등의 패턴을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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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SNS 사진 위해 에르메스 핸드백 과시"
"요즘은 맥도날드 봉지 들고 찍은 사진 인기"

중국 관광객의 여행·소비 패턴이 변화하면서 홍콩 관광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중국 관광객들은 명품 '큰손'으로 불렸으나,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자 명품 소비를 줄이고 좋은 풍경을 감상하는 등 관광 패턴이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中 관광객 특수' 기대한 홍콩

1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달 초 8일간 이어진 중국의 국경절 황금연휴(9월 29일∼10월 6일) 기간 홍콩은 중국 본토 관광객 방문 특수를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 국경절 연휴 홍콩을 찾은 중국 본토인은 97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해외여행을 떠난 홍콩인(150만명)보다 한참 적은 인원이다. 나아가 홍콩 관광에 나선 중국인 대부분이 당일치기 여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홍콩의 숙박, 요식업 매출은 기대만큼 늘지 않았다. 오히려 홍콩인들이 대거 인접한 중국 선전으로 여행 가면서 선전 여행업계가 '홍콩인 특수'를 누렸다.

명품 안 사는 中 관광객들…"홍콩 관광업계 타격"

[이미지출처=픽사베이]

과거 중국인들에게 홍콩은 사치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쇼핑 천국'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이난 면세점의 경쟁력이 높아졌고, 중국인들은 고환율 속에서 굳이 홍콩 쇼핑에 나설 필요가 없어졌다. 실제로 하이난 면세점 매출은 2015년 8억4000만 달러에서 2021년 94억7000만 달러로 6년 만에 11배가량 증가하기도 했다.

또 중국 경제가 둔화하면서 중국인들의 지갑이 굳게 닫힌 영향도 있다. 홍콩 부동산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황금연휴 기간 홍콩의 소매 판매는 기존 주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며 "점포 방문객이 20∼30% 늘어났음에도 매출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관광객들이 과거와는 다른 여행 패턴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홍콩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은 명품 소비 대신 홍콩 영화에 등장한 장소나 풍경 좋은 곳을 찾아 사진을 찍는 등의 패턴을 보인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중국 본토 관광객들이 에르메스 대신 맥도날드를 택하면서 홍콩 관광업계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며 "과거 중국인 관광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진을 위해 홍콩 쇼핑몰에서 에르메스 핸드백을 과시했지만, 요즘에는 홍콩 관광 관련 가장 인기 있는 SNS 게시물이 홍콩 거리에서 맥도날드 테이크아웃 봉지를 들고 찍은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홍콩 정부 자료에 따르면 보석과 시계를 포함해 홍콩의 8월 사치품 판매 규모는 52억 홍콩달러(약 8972억원)로 코로나19 전인 2018년 같은 달보다도 31% 감소했다.

中 관광객 돌변하자…세계 1위 명품기업 LVMH도 성장세 꺾여

지난 2일 서울 송파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세계 1위 명품기업인 프랑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도 지난 3분기(7~9월) 시장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LVMH의 성장세가 꺾인 가장 큰 원인은 주요 시장인 중국의 명품 소비가 주춤해져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중국은 세계 명품시장 소비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점유율이 17∼19%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가운데 지난해 3분기에는 LVMH 중국 매출이 2020년 3분기 대비 40% 증가하면서 중국 명품 소비가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다만 중국에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은 명품 소비 지출을 재차 줄였다. 장자크 귀오니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이달 중추절과 국경절이 낀 긴 '8일간의 황금연휴' 기간 중국 매출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고 전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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