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끝 정상화로…제28회 부국제 돌아보니 [2023 B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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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 끝에 열렸던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가 열흘 간 일정을 무사히 마쳤다.
부국제 측은 "축소된 예산으로 우려가 많았으나 그동안의 저력으로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영화제를 열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번 부국제의 화제작은 대부분 OTT에서 나왔다.
OTT 산업이 성장하고 영화산업이 침체기에 놓인 가운데, 부국제가 방향성을 재확립해야 할 때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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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 끝에 열렸던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가 열흘 간 일정을 무사히 마쳤다. 이사장과 집행위원장, 운영위원장 모두가 공석인 상태에서 열려 우려를 낳았으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프로그램을 알차게 꾸리며 이를 만회했다. 이번 영화제를 돌아봤다.
줄어든 규모, 선택과 집중으로 메워
지난 4일 개최해 13일 폐막한 부국제는 올해 관객 14만2432명(커뮤니티비프 1만1092명·동네방네비프 8228명)과 함께했다. 지난해보다 초청작 수가 줄어들어(242편→209편) 관객 수 역시 지난해 16만명보다 2만명가량 감소했으나, 좌석 점유율은 지난해(74%)보다 증가한 82%를 기록했다. 아시아 콘텐츠 필름 마켓에는 지난해보다 늘어난 49개국, 2479명의 참가자가 98개 부스 및 산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영화 공동제작, 투자 마켓인 아시아프로젝트 마켓과 원작 판권 거래 마켓인 부산스토리마켓은 미팅만 총 1826건이 이뤄질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부국제 측은 “축소된 예산으로 우려가 많았으나 그동안의 저력으로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영화제를 열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영화인 7772명 부산으로…알짜배기 행사 호평
영화제에 참석한 영화인은 총 7772명이다. 국내 게스트 2903명, 해외 게스트 891명을 비롯해 마켓 2479명, 시네필 1499명이 함께했다. 지난해 게스트(국내 4712명·해외 1694명)보다 적다. 부대 행사 역시 줄었으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공백을 메웠다. 배우 스티븐 연과 존조, 저스틴 전·정이삭 감독 등 한국계 영화인을 한 자리에 모은 신설 프로그램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가 특히 인기였다. 이외에도 ‘인도네시아 영화의 르네상스’ 프로그램을 통해 최근 아시아 영화계의 신성으로 떠오른 인도네시아를 조명하는 등 시류를 반영한 시도가 돋보였다.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주윤발의 특별전과 송중기·한효주·윤여정·존 조가 참석한 액터스 하우스 행사 역시 관객 반응이 뜨거웠다. 중화권 배우 판빙빙, 프랑스 뤽 베송 감독,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하마구치 류스케·이와이 슌지 등 거장으로 꼽히는 감독과 해외 스타가 자리한 점 또한 화제였다.
큰 영화 줄고 OTT 늘고…앞으로의 과제는?
이번 부국제의 화제작은 대부분 OTT에서 나왔다. 공개를 앞두고 1·2회 사전 시사를 마련한 OTT 오리지널 시리즈 행사가 여럿이었다. 디즈니+ ‘비질란테’, 웨이브 ‘거래’, 티빙 ‘러닝메이트’·‘운수 오진 날’·‘LTNS’, 넷플릭스 ‘독전2’·‘발레리나’·‘진리에게’ 등 다수 작품이 부산에서 관객들과 미리 만났다. 한국영화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영화들이 대다수였다. 가장 주목받은 건 송중기 주연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이었으나, 이 역시도 영화제 기간 중인 11일 개봉해 새로움은 없었다. OTT 산업이 성장하고 영화산업이 침체기에 놓인 가운데, 부국제가 방향성을 재확립해야 할 때라는 지적도 나온다. 내홍을 딛고 정상화를 꾀한 만큼, 이제는 영화제로서의 정체성을 다시금 고민하고 산업 간 균형을 잡는 게 앞으로의 숙제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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