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이라도 새롭게?…‘친구’ 손잡고 출연하는 요즘 예능들 [D:방송 뷰]

장수정 2023. 10. 1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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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절친들이 예능을 통해 뭉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예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출연진들의 호흡이 확실한 검증을 거친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나 PD가 '콩콩팥팥'과 '삼시세끼' 시리즈와의 유사성에 대해 "인풋이 다르면 아웃풋이 다르다"고 말을 했는데, 결국 대다수의 절친 출연 예능들이 출연진 조합 외에는 특별한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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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김우빈·도경수 뭉친 ‘콩콩팥팥’
“인풋이 다르면 아웃풋이 달라” 나 PD 차별화 통할까

연예계 절친들이 예능을 통해 뭉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함께 생고생하며 돈독한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색다른 것에 도전하며 티격태격한다. 다만 새로울 것 없는 그림에, 조합만 그럴듯하게 꾸리는 얕은 시도가 씁쓸함을 남기기도 한다.

tvN 예능프로그램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이하 ‘콩콩팥팥’)은 친한 친구들끼리 작은 밭을 일구게 됐을 때 벌어지는 재미난 일들을 유쾌한 다큐 형식으로 풀어내는 프로그램이다.

ⓒ‘콩콩팥팥’ 예고편 영상 캡처

‘삼시세끼’ 시리즈를 통해 농·어촌에서 자급자족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담아냈던 나영석 PD가 이번에는 절친들을 모아 농촌으로 향했다. 이광수, 김우빈, 도경수, 김기방이 함께며, 이광수가 나 PD에게 제안해 성사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의 장르 및 내용이 아닌, 라인업을 중심으로 기획될 만큼 ‘절친들의 케미’에 방점이 찍혔다. 지난 11일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을 통해서는 ‘농사’라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티격태격하고, 또 절친이라 가능한 편안한 농담을 선보이는 모습이 예고됐었다.

차태현, 김종국, 장혁, 홍경인, 홍경민 등 용띠 절친들이 함께 출연하는 JTBC ‘택배는 몽골몽골’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몽골을 횡단하며 택배를 배달하는 프로그램으로, 배우 강훈이 막내로 활약 중이다. 해외여행이라는 콘셉트에 택배 배달을 접목해 의미를 더하는 한편, 당찬 막내를 통해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앞서는 이규형, 수호, 이상이, 이유영, 임지연, 차서원 등 한예종 출신 배우들이 뭉친 ‘찐친 이상 출발, 딱 한 번 간다면’이 방송된 바 있다. ‘아주 사적인 동남아’ 또한 이선균을 필두로 그와 인연이 있었던 장항준, 김도현이 합류하고 김남희가 김도현의 소개로 출연을 확정하면서 라인업이 완성됐다.

‘콩콩팥팥’이 예고한 것처럼, 이미 형성된 케미를 바탕으로, 절친들만이 선보일 수 있는 편안함과 특별한 즐거움이 이 프로그램들의 장점이다. 리얼리티에 방점을 찍고, 자연스러운 활약을 담는 것이 예능의 트렌드가 된 가운데, 이 같은 프로그램들이 주는 장점은 더욱 확실하다.

무엇보다 예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출연진들의 호흡이 확실한 검증을 거친 것과 마찬가지다. 이에 제작자들에겐 절친 예능이 하나의 안정적인 선택지로 여겨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나 PD가 ‘콩콩팥팥’과 ‘삼시세끼’ 시리즈와의 유사성에 대해 “인풋이 다르면 아웃풋이 다르다”고 말을 했는데, 결국 대다수의 절친 출연 예능들이 출연진 조합 외에는 특별한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해외로 여행을 떠나거나, 혹은 시골에서 유유자적 일상을 보내는 익숙한 포맷에, 출연진만 새롭게 구성한 여러 프로그램들을 향해 “연예인들끼리 여행하며 즐기는 모습을 굳이 봐야 하나”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불공정하다’라는 이유로 ‘인맥 예능’ 지양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이다. 유재석이 자신과 인연이 있던 출연자와 연이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에 대해 ‘인맥 예능’ 의혹이 불거지자, 유튜브 콘텐츠 ‘핑계고’에서 “누군가를 추천할 때 굉장히 조심스럽다. 내가 마치 얘를 특별히 아끼고 좋아해서다? 절대 그렇지 않다. 제 호의가 제작진과 당사자 양쪽을 힘들게 할 수 있기에 절대 그런 선택을 하지 않는다”라고 부인한 바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친분’이 핵심이 되는 이러한 예능들이 인맥 예능의 연장선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그간 보지 못했던 라인업을 통해 의외의 재미를 선사하는 사례도 물론 없지는 않겠지만, 이미 검증된 안전한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어지는 ‘끼리끼리 예능’의 한계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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