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 보선 패배' 후폭풍에 與서도 이는 '용산 책임론'

김민석 2023. 10. 1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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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패배에 與 지도부는 '혁신·쇄신' 움직임
일각선 "수도권 진짜 위기…尹 '이런 식으로 할
테니 안심해달라'고 이야기하는 모습 필요해"
"지도부와의 소통 넓혀야 한다"는 주장도 분출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자(왼쪽)와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오른쪽)이 11일 저녁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선거사무소를 빠져나오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후폭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 내에서도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선판이 이토록 커진 것에 대통령의 결단이 한몫 한데다, 민심과 거리가 있는 국정운영으로 참패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분석에서다. 이에 당내에선 윤 대통령이 여당과의 확실한 소통 채널을 갖춰 정치와 정책 전반에 걸쳐 민심을 반영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10·11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와 관련해 "내가 계속 이야기했던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서 당에 있는 많은 의원들이 정말로 체감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수도권에서의) 비판의 포인트가 여러 정책적인 부분들이라든지 태도에 대한 부분들"이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보궐)선거에서 졌다고 해서 바로 총선에서 다 진다는 것도 아니고, 이번 선거에서 이겼다고 해서 내년 총선을 그냥 거저 이기는 것도 아니다"라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어떤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 지금까지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한 번도 없다"며 "그냥 도어스테핑 정도가 아니라 정식 기자회견을 해서 지금까지 어떤 일이 있었다, 이런 것들을 솔직하게 밝히고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할 테니까 안심해달라'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혹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된 사람을 바로 사면·복권을 해줘서 출마의 길을 열어준 것도 태도의 문제에 들어간다고 보는가'라고 묻자 "그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권한이니까 거기에 대해서 다른 분들이 가타부타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도 "그런 것까지 다 포함해 (국민들께서) 판단을 해서 이번 선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KBS라디오 '최강시사'에 나와 "윤 대통령을 뽑아준 국민들이 대통령 선거에서도 0.7%p 차이로 굉장히 박빙이었기 때문에 상대방의 요구 사항도 충분히 들어야 된다는 입장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라며 "우리가 너무 일방적으로 가지 않았나 또는 당내에서도 너무 일방적으로 가지 않았느냐라는 부분이 있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자가 11일 밤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큰 표 차이로 지는 결과가 나오자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을 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같은 대통령실 책임론은 전날 원외에서부터 분출하기 시작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전날 KBS라디오에서 김태우 후보의 사면·복권 및 출마가 윤 대통령의 의지였다는 점을 가리켜 "윤 정권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민심, 이게 확인된 선거"라며 "대통령께서 이번 선거에 상당히 책임이 있다. 그래서 한마디로 윤 대통령의 패배"라고 규정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전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용산(대통령실)과 우리 당, 정부·여당이 험지 메이커다. 서울·수도권 선거를 험지로 만들고 있는 것"이라며 "홍범도 장군 논란부터 연이은 인사 참사 등이 중도층 이탈에 큰 이유가 됐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선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 간의 관계 설정에서 소통이 더 주목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대통령실이 당 지도부 위에 있는 듯한 수직적인 관계를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소통이 중요하단 얘기는 계속 나오는 것이지만 문제는 어떻게 소통을 하느냐"라며 "지도부가 하는 얘기가 대통령실에 전달이 될 뿐만 아니라 실제로 관철이 될 수 있을 만큼의 창구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패배로 대통령실의 기조 변화 없이는 내년 총선 때까지 불편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 지도부는 △총선기획단 △인재영입위원회 △미래비전특별위원회(가칭, 혁신위원회 격) 출범 등 세 가지 기구를 띄워 조기 총선 체제로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해당 기구에 대통령실이 힘을 실어주는 조치가 없다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수도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아울러 정책적인 부분에서도 민생을 우선하는 방향성이 갖춰지지 않으면 민심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념만을 강조하다간 중도층이 다 떠나가게 된다. 사법 정의도 중요하지만 민심과 여론을 읽고 좋은 정책을 내고 후보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지금처럼 대통령실이 강한 그립을 쥐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면 총선 때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문구는 모두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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