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軍 "가자시티서 수일 내 대규모 작전…주민 대피하라"(종합)

성명·지도 배포…"추후 추가 발표하면 돌아와"
주민 110만명, 유엔 직원 등 대피해야
유엔 "이동 어려워…철회해달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습을 받고 대응에 나선 이스라엘군이 1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수일 내로 대규모 군사 작전을 벌일 것이라면서 주민 110만 명에 대피하라고 통보했다.

유엔(UN)이 인도주의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스라엘군이 입장을 굽히지 않아 하마스에 보복하기 위한 가자지구 내 지상군 투입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CNN방송,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의 중심도시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가자시티 내의 모든 민간인에게 스스로 안전과 보호를 위해 집에서 남쪽으로 대피할 것을 촉구한다"며 "지도상에서 볼 때 와디 가자 이남 지역으로 이동하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전쟁을 벌였고 가자시티는 군사작전이 벌어지는 구역"이라며 "앞으로 며칠 내에 가자시에서 지속해서 대규모 작전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군이 이를 허용하는 추가 발표를 내놓을 때 가자시티에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이스라엘과의 국경에 설치된 펜스에 접근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성명이 아랍어로도 배포됐으며 안전하게 대피할 장소를 표시하기 위한 지도도 첨부했다고 밝혔다. 다만 언제까지 대피해야 하는지 명확한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조나단 콘리쿠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우리는 이것(대피)이 시간이 걸린다는 걸 알고 있고 쉽지 않은 과정이란 걸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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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발표 직전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날 먼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에게 이동을 명령했다며 "이를 철회해달라"고 촉구했다. 유엔에 따르면 이번 이스라엘군의 통보는 가자지구 주민뿐 아니라 유엔 직원과 학교, 보건소와 병원 등 유엔 시설로 대피한 사람들에게도 적용된다.

두자릭 대변인은 "유엔은 매우 파괴적인 인도주의적 결과 없이는 이런 이동이 일어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만약 이 명령이 확정된 것이라면, 이미 비극적인 상황이 재앙으로 변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를 철회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하마스의 대규모 기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사실상 봉쇄하고 엿새째 보복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사상자 규모는 1만명을 넘어서는 등 민간인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외곽에 현재 약 30만명의 병력을 배치한 상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1일 전시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하마스를 사실상 '전멸'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가자지구를 둘러싼 대규모 지상전이 조만간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해서 나왔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