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테야노스+터너 쌍끌이 맹타' 필라델피아, '시즌 104승' 애틀랜타 3-1 꺾고 CS 진출 [NLDS]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원정에서 1승 1패를 기록한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홈 팬들 앞에서 3차전에 이어 4차전까지 승리하면서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필라델피아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판3선승제) 4차전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3-1로 제압하고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반면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승수(104승)를 기록한 애틀랜타는 홈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4경기 만에 가을야구를 마감해야 했다.
이로써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모두 챔피언십시리즈가 3차전 또는 4차전에서 막을 내리면서 챔피언십시리즈 (CS·7판4선승제) 대진이 모두 완성됐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텍사스 레인저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격돌하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필라델피아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애틀랜타는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우익수)-아지 알비스(2루수)-오스틴 라일리(3루수)-맷 올슨(1루수)-마르셀 오수나(지명타자)-션 머피(포수)-케빈 필라(좌익수)-올랜도 아르시아(유격수)-마이클 해리스 2세(중견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에이스' 스펜서 스트라이더가 선발 중책을 맡았다.
필라델피아는 카일 슈와버(지명타자)-트레이 터너(유격수)-브라이스 하퍼(1루수)-알렉 봄(3루수)-브라이슨 스톳(2루수)-J.T. 리얼무토(포수)-닉 카스테야노스(우익수)-브랜든 마시(좌익수)-요한 로하스(중견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레인저 수아레즈가 선발 투수로 나섰다.
두 팀은 3회까지 팽팽한 0의 균형을 이어간 가운데, 4회초 애틀랜타가 선취점을 뽑았다. 1사에서 등장한 라일리가 수아레즈의 4구째 체인지업을 통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그러자 필라델피아도 홈런으로 반격에 나섰다. 4회말 1사에서 카스테야노스가 스트라이더의 초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월 솔로포로 1-1 균형을 맞췄다. 카스테야노스의 2경기 연속 홈런.
여기에 터너도 힘을 보탰다. 5회말 1사에서 스트라이더의 초구 슬라이더를 공략,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로 2-1 역전을 만들었다. 맞자마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큰 타구였다.
6회말에는 '동점포의 주인공' 카스테야노스가 한 번 더 스트라이더를 울렸다. 2사에서 스트라이더의 5구째 직구를 노려 좌월 솔로포로 팀에 추가점을 안겼다. 카스테야노스의 2경기 연속 멀티홈런이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포스트시즌에서 2경기 연속으로 멀티 홈런을 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결국 스트라이더는 이 홈런으로 더 이상 마운드를 지키지 못했다.
애틀랜타 역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7회초 2사에서 필라-아르시아-트래비스 다노의 세 타자 연속 볼넷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올 시즌 MVP급 활약을 선보인 아쿠냐 주니어가 크레이그 킴브럴을 상대로 장타성 타구를 만들었지만, 중견수 로하스가 펜스와 충돌하며 공을 낚아챘다. 두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애틀랜타는 9회초에도 선두타자 오수나의 볼넷과 머피의 안타로 무사 1·3루의 기회를 마련했지만, 필라에 이어 에디 로사리오가 뜬공으로 물러나며 찬물을 끼얹었다. 니키 로페즈 대신 타석에 들어선 본 그리솜마저 삼진을 기록하면서 그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7안타를 합작한 터너와 카스테야노스였다. 두 선수는 각각 4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 3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면서 애틀랜타 마운드를 괴롭혔다. 또한 마시도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면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스트라이더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준수한 투구 내용을 남긴 수아레즈의 호투도 결정적이었다.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면서 선발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또한 세란토니 도밍게스(⅔이닝 무실점)-호세 알바라도(1이닝 무실점)-크레이그 킴브럴(1이닝 무실점)-그레고리 소토(⅓이닝 무실점)-맷 스트럼(1이닝 무실점) 순으로 이어지는 불펜투수들도 무실점 릴레이로 애틀랜타의 추격을 저지했다.
일찌감치 지구 우승을 확정지은 애틀랜타는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갖고도 4경기 도합 8득점에 그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꼽힐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자랑했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생각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이날도 7회초 2사 만루와 9회초 무사 1·3루 두 차례의 기회를 모두 무산시켰다. 아쿠냐 주니어와 알비스가 나란히 4타수 무안타에 그치는 등 주축 타자들의 부진도 뼈아팠다.
올해 281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괴력을 발휘한 스트라이더는 1차전에서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8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를 펼치고도 패전을 떠안은 데 이어 5⅔이닝 7피안타(3피홈런) 3볼넷 7탈삼진 3실점으로 홈런 세 방에 와르르 무너졌다.
특히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애틀랜타뿐만 아니라 정규시즌에 좋은 성적을 냈던 팀들이 대거 탈락의 쓴맛을 봤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시작점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이었다. 정규시즌 99승으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1위에 오른 탬파베이 레이스는 텍사스를 상대로 2연패를 당하면서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포스트시즌을 마감했다.
디비전시리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정상에 오른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텍사스와의 3경기를 모두 패배했다. 홈에서 열린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패배하면서 흐름이 완전히 텍사스 쪽으로 넘어갔고, 텍사스 원정에서도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내셔널리그도 분위기가 다르지 않았다. '서부지구 우승팀' LA 다저스가 애리조나와의 3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챔피언십시리즈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1차전 선발로 나선 커쇼가 조기강판되는 등 시리즈 초반부터 고전했고, 이후 2차전과 3차전에서 모두 2-4 2점 차 패배를 당했다. 예정대로라면 커쇼는 4차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으나 팀의 패배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애틀랜타 역시 정규시즌과 다른 모습을 보이며 탈락을 피하지 못했다. 1차전에서 0-3으로 패배한 뒤 2차전을 5-4로 잡았지만, 필라델피아 원정에서 상대의 공격력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졌다. 그렇게 정규시즌 성적이 가장 좋았던 팀들이 모두 가을야구 무대에서 쓸쓸히 퇴장했다.
이제 정상에 오르기 위해 남은 건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시리즈다. 먼저 텍사스와 휴스턴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는 오는 16일부터 진행된다. 1, 2차전은 휴스턴의 홈구장인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진행되고 3~5차전은 텍사스의 홈구장인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개최된다. 시리즈가 6차전과 7차전까지 이어진다면 두 팀은 다시 미닛메이드파크로 돌아오게 된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는 브루스 보치와 더스티 베이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감독'들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다. 또한 부상으로 이탈했던 맥스 슈어저의 출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텍사스의 마운드 운영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전 시리즈보다 경기 수가 많은 만큼 슈어저의 합류는 텍사스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리조나와 필라델피아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는 17일부터 열린다. 1차전과 2차전은 필라델피아의 홈구장인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3~5차전은 애리조나의 홈구장인 체이스필드에서 펼쳐진다. 6차전과 7차전 경기 장소는 시티즌스뱅크 파크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승리팀과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승리팀이 맞붙는 월드시리즈(WS·7판4선승제)는 오는 28일부터 치러진다.
사진=AFP, AP, UPI,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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