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하마스 비판 회피하는 건 사실상 옹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사태에 대해 중국이 직접적인 비판을 완고하게 거부하고 중립 입장을 반복하자 서방 매체의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은 지난 10일 "중국은 완전한 중립을 유지하려 노력 중이지만 결과적으론 하마스 편을 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디플로맷의 섀넌 티에지 편집장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중국의 '이빨 빠진(Toothless)' 대응"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중국이 각국의 자제를 요구하며 중립을 표명하고 있지만, 하마스의 민간인 공격에 대해 비판을 거부하는 건 사실상 이들 무장단체를 보호하려는 시도로 읽힌다고 꼬집었다.
섀넌은 "중국은 민간인을 잔인하게 살해한 하마스의 초기 공격에 대해 규탄하는 것을 완전히 회피했고, 이를 '테러 공격'으로 분류하는 일도 극구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 서방 국가가 위구르인의 저항을 테러로 부르는 것을 거부했을 때 중국이 발작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을 예로 들며 현재 중국이 보이는 태도는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12일 "중국은 하마스를 감싸는 일이 어떤 비난을 받든지 간에, 그저 더 큰 글로벌 영향력을 갖는 길은 팔레스타인에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의 중립적인 태도를 장기적인 전략의 일부라고 해석했다. 즉 중국이 미국을 대체할 파트너를 찾고 있는 중동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 등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에 동조하는 국가들의 호의를 얻으려 한다는 분석이다.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중국 국영 매체의 뉴스 보도 편향성도 언급했다. 포린 폴리시는 "중국 국영 언론은 불확실한 정치적 문제에 대해선 평소하던 것과 같이 '미국 탓하기' 같은 접근 방식을 썼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 국영 언론은 중동 지역에 대한 워싱턴의 '악의적인' 개입을 가장 크게 강조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8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 '침착'과 '자제'를 요구하며 적대 행위 중단을 촉구했지만, 구체적인 비판이나 규탄은 삼갔다. 중국은 9일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민간인 사상자에 대해 언급하긴 했지만 주체를 생략한 채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했다. 이날 성명과 관련해 중국이 최악의 역풍을 피하기 위해 메시지의 균형을 맞추려 노력했지만 결국은 중국의 중재자 위상을 부각하는 데 더 집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공관숙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연구원 sakong.kwans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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