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손에 들린 '북한제 무기'…北 "근거없는 낭설"

하마스, 북한제 유탄발사기 F-7 사용 추정
北 "미국이 이번 사태 우리와 억지로 연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는 과정에서 '북한제 무기'를 사용한 정황이 포착된 데 대해 북한이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앞서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이스라엘 측을 비난하며 노골적으로 하마스를 지지한 바 있다.

1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리광성 국제문제평론가는 '현 중동사태는 미국의 더 큰 전략적 패배를 예고한다' 제하의 글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미국이 이번 중동 사태를 우리와 억지로 연결시키기 위해 상투적인 반공화국 흑색 모략선전에 또다시 매달리고 있는 것"이라며 "미 행정부의 어용 언론단체들과 사이비 전문가는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북조선제 무기'들이 사용된 것 같다는 무근거한 자작 낭설을 내돌린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로부터 압수한 북한제 추정 무기. [이미지출처=이스라엘군(IDF) 홈페이지]

앞서 하마스 대원들이 등장하는 영상에서 북한제 F-7 유탄발사기로 추정되는 무기가 포착된 바 있으며, 이스라엘군(IDF)이 하마스로부터 압수해 공개한 무기 사진에서도 북한제로 추정되는 무기가 나왔다. F-7은 로켓추진유탄(RPG) 발사기로, 그간 중동 지역에 많이 수출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북측이 하마스에 무기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는데, F-7을 직접 하마스에 넘겼는지 다른 국가에 수출된 무기가 하마스로 흘러갔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미 국방정보국(DIA) 출신' 브루스 벡톨 엔젤로주립대 교수는 하마스가 이전부터 북한제 F-7을 사용해왔다고 지적하며 "(이번 전쟁에서) F-7뿐만 아니라 다른 북한제 무기들도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북한제 F-7로 보이는 무기를 손에 든 하마스 조직원. [이미지출처='워 누아르' X 계정]

북측은 "(미국 등이) 우리가 중동과 우크라이나에 미국의 관심이 집중되는 틈을 이용해 지역 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협박외교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엉터리 여론을 퍼뜨린다"며 "이번 사태의 근원이 팔레스타인 영토를 비법적으로 강점한 동맹국을 공공연히 비호 두둔하며 가장 반동적인 대중동 정책을 추구해온 미국에 있다는 것이 국제사회가 내린 결론"이라고 강변했다.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서도 하마스를 두둔한 바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팔레스티나(팔레스타인)와 이스라엘 사이의 대규모 무장 충돌 발생' 제하의 네 문장짜리 간략한 기사를 내보낸 바 있다. 신문은 선제공격 주체를 따로 거론하지 않으면서 "국제사회는 이번 충돌사태가 팔레스티나인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끊임없는 범죄행위의 결과라고 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