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北 ICBM은 MD체계 무력화할 수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 하원 전략태세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전략태세 평가 최종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핵 확장 및 다양화는 미국과 동맹에 한층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전략태세위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 국방수권법(NDAA)에 따라 설치한 의회 산하 초당적 기관이다. 미국의 장기적인 전략태세를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번 보고서는 국제사회의 주요 안보 이슈를 둘러싼 미국의 대응 태세를 점검하는 내용으로 약 145페이지 분량으로 작성됐다.
고도화한 北 ICBM 능력…전술핵실험 가능성도
전략태세위가 보고서를 통해 “잠재적 가능성”이라는 단서를 달면서도 미국 MD 체계가 무력화하는 상황을 우려한 것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고도화 때문이다. 실제 북한은 지난 4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고체연료를 활용한 ICBM인 ‘화성-18형’을 시험 발사했다. 고체연료를 활용할 경우 기존 액체연료보다 발사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한·미 정찰자산에 노출될 가능성을 대폭 줄이면서 은밀한 발사 준비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전략태세위는 또 “북한이 수십 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고, 전술핵 실험을 준비 중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실제 북한은 지난 3월 28일 전술 핵탄두 실물을 대거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무기 병기화 사업' 현장지도 내용을 보도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화산-31’로 명명한 핵탄두를 최소 10기 이상 보유하고 있고, 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전략순항미사일 등에 장착할 수 있다.
"핵 위협에 대처하는 포괄적 전략 부족"
보고서엔 미국이 중국·러시아 등 핵 보유 적대국을 상대로 동시다발적인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담겼다. 특히 “미국은 무력으로 국제 정세를 변화시키려는 야망을 가진 두개의 핵 보유 적국을 마주하고 있다”며 “새로운 글로벌 환경은 냉전의 가장 암울했던 시절의 경험과도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의 핵전력에 대해 “1980년대 후반에 끝난 미국과 소련의 핵 군비 경쟁 이후 볼 수 없었던 규모와 속도로 급속히 확장되고 있어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고 평가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말 기준 약 4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고, 2035년엔 핵 탄두 비축량이 1500개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미국은) 다가오는 핵 위협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포괄적인 전략이 부족하다”면서 미국이 핵전력 규모 확대 등 핵 태세 재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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