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낙농, 우즈벡에 수정란 첫 수출
우즈베키스탄은 꾸준한 인구증가와 매년 증가하는 GDP로 중앙아시아의 거점 국가로 성장할 잠재력이 큰 나라이다. 하지만 인구증가의 이면에는 ‘식량안보’라는 큰 문제가 남아있다. 이는 우즈벡 정부의 큰 고민이며, ‘신 우즈베키스탄 개발전략 2022-2026’을 통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은 노동집약적 농업으로 생산성도 낮다. 그 예로 대표적인 목축 국가이지만 1일 젖소 산유량은 8kg(한국의 1/4)로, 우리나라의 1960년대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2019년에는 4년 연속 산유량 세계 3위를 기록할 정도로 낙농업 강국으로 우뚝 섰다. 이는 가난하던 시절 외국의 기술을 도입해 국내 기후와 환경에 맞게 응용 발전시킨 국내 낙농 연구의 산물이다. 우리나라 낙농산업 발전 역사는 우즈베키스탄에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내 낙농업 수출기반은 부족한 상태이다.
농촌진흥청은 국내 낙농산업의 해외 인지도를 높이고 민간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하여 낙농기술과 전·후방 산업을 연계시킨 수출을 강화하려는 목적에서 K-낙농
「유전자원+기술+기자재」
패키지 기술수출 사업을 기획하였다.
젖소의 산유량 증가를 위한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은 첫 번째, 유전적 능력이 우수한 가축과 체계적 교배를 통한 유전적 개량이다. 우리나라는 농가의 임의적 교배에 의한 가축의 퇴화를 막기 위해 보증씨수소 선발·인공수정·수정란 이식과 같은 국가적 개량사업을 토대로 빠른 가축개량을 이뤄냈다. 두 번째는, 우유생산을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한 사양관리 기술이 있다. 우유생산량이 많은 포유기 초·중기에는 충분한 단백질과 에너지 사료를 공급해주는 등 포유 주기별로 섬세한 사양관리가 필요하므로 이를 조절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이에 동반되는 후방산업군으로는 인공수정에 필요한 발정동기화제, 인공수정 기자재, TMR 배합기, 사료 종자, 사료 첨가제 등이 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은 동물약품, 사료와 관련된 산업기반이 미흡하므로 한국형 낙농기술과 이들 산업을 연계하여 진출할 시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쉬 있을 것이다.
한국형 젖소와 낙농기술의 우수함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젖소의 정액과 수정란이 상대국에 공급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상대국의 생태계 보호를 위한 동식물 검역과 수입허가를 받아야 하는 높은 장벽이 존재한다.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 우즈베키스탄 KOPIA 센터는 상대국 정부와 협상을 통해 2022년 젖소 정액 수입허가를 이뤄냈으며, 올해 2023년, 수차례 협상 끝에 젖소 수정란 특별 수입허가까지 받아냈다. 이를 통해 국내 수정란 제작업체는 우즈베키스탄에 최초로 한국형 젖소 수정란을 수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 수출되는 젖소 수정란은 체외에서 난자와 정자를 수정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가축으로 출생 시 우량 송아지가 수출된 것과 동일한 효과이다. 또한 정액에 의한 부계 개량보다 개량 속도가 빠르며, 살아있는 생축을 수출할 때보다 운송비가 절감되는 장점이 있다. 이와 더불어 대리모 소가 임신을 준비하도록 하는 가축 발정동기화에 필요한 발정동기화제는 국산 제품이 사용되었다. 농촌진흥청은 국내 수정란 제작업체와 함께 오는 19~20일에 우즈베키스탄에서 수정란 이식 교육과 수정란 이식 시연회를 통해 한국형 낙농기술과 기자재 등을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현재 공식적으로 집계된 우즈베키스탄 젖소 사육두수는 약 700만 두로 국내 젖소 사육 두수의 약 20배에 이른다. 따라서 우즈벡 낙농 시장은 국내 낙농시장의 20배 이상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이를 선점한다면 국내 업계의 수출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수정란 수출을 기점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우즈베키스탄에 민간 진출을 위한 낙농 단지 조성, 인공수정, 기자재 홍보 등 지원할 예정이다.
서명수 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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