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넘쳤던 종로 돈화문에서 13~14일 '국악로 페스타' 열린다

김민욱 2023. 10. 1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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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돈화문로는 ‘국악로’라고도 불린다. 종로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조선시대 연희를 마친 궁중 악사들의 뒤풀이 장소였다. 밥과 반주를 즐기며 그날 공연에 대한 담론을 벌였다. 전통예술은 자연히 국악로에 전파됐다.
조선성악연구회 일행이 일본 음반회사 빅터(Victor)의 창극 '춘향전' 유성기 음반 녹음을 기념하기 위해 촬영한 사진. 왼쪽부터 차례로 한성준, 임방울, 이화중선, 정정렬, 박록주, 김소희. 사진 국악협회


문화예술 중심지였던 종로


근대 종로는 문화예술 중심지였다. 명월관이나 국악관·오진암과 같은 고급 요정들이 밀집해 있었다. 한성권번과조선권번·종로권번 등 기생조합의 움직임도 활발했다. 국악로와 익선동 일대엔 명인, 명창이 넘쳐났다. 전국 각지의 풍류객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흥’이 넘쳤다.

같은 시기 국악로를 중심으로 조선성악연구회나 조선정악교습소 등 활동도 이뤄졌다. 조선성악연구회의 경우 판소리란 용어가 널리 쓰이기 이전 만든 판소리 전문단체다. 판소리 ‘5대 명창’으로 불린 김창환과 송만갑, 이동백, 김창룡, 정정렬을 중심으로 한국 전통음악 공연과 교육을 담당했다.

국악의 맥을 이으면서도 변화를 꾀했다. 그간 일인 다역인 판소리 형식을 획기적으로 바꾼 게 대표적이다. 역할을 나누고 창을 서양식 무대에 올렸다. 음악극 형식의 첫 시도였다.
'2023 국악로페스타' 행사 포스터. 사진 종로문화재단


전통예술과 K주얼리 매력 만난 축제


이런 국악 관련 근대문화 발전사로 이뤄진 역사를 되살려 종로구와 종로문화재단은 13~14일 이틀간 국악로(돈화문로)~서순라길 일대에서 ‘국악로페스타’를 개최한다. 종로구는 10월 한달간 ‘렛츠종로’ 축제를 진행 중인데 국악로페스타가 핵심이다. 조선시대 임금이 행차하며 백성을 만나던 돈화문로의 유구한 역사를 잇는 ‘돈화문로 문화축제’, 귀금속 작품을 보고 보석감정 체험도 해볼 수 있는 ‘K주얼리 종로 페스티벌’, 매듭장·소목장 특별전이 열리는 ‘서울무형문화축제’, 우리 소리의 아름다움을 담아낼 ‘서울국악축제’ 등이 한데 어우러진다.
지난해 서울 창덕궁 돈화문 앞 마당에서 열린 '2022 서울무형문화축제' 모습. 서울무형문화재 제3호 송파다리밟기보존회 등 참가자들이 다리밟기를 재현하고 있다. 뉴스1

공연도 풍성한 편이다. 수림문화재단(수림뉴웨이브), 국립정동극장(청춘만발),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청년예술가 창작지원), 서울남산국악당(젊은국악 단장)에서 선정한 올해의 아티스트 공연도 열린다. 13일 오후 6시 30분 주무대와 잔디마당에서 열리는 ‘발칙한 국악로’에선 특별 무대가 준비돼 있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13~14일 돈화문로와 서순라길 일대에서 전통예술 공연부터 종로를 대표하는 주얼리 산업의 매력까지 총망라한 ‘국악로페스타’를 열게 됐다”며 “렛츠종로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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