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가을이지만 겨울을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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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숙 기자]
10월은 1년 중 가장 좋은 계절이라고 생각한다. 날씨가 덥지도 춥지도 않고, 울긋불긋 단풍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요즘 단풍 구경을 가지 않아도 주변에서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다. 가을이 깊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일교차가 커서 아침저녁과 낮 시간은 기온 차가 크다. 벌써 강원도는 기온이 한 자릿수로 내려갔다. 내가 사는 인천도 아침에 출근할 때는 쌀쌀함이 느껴진다. 머플러를 목에 두르고 트렌치코트를 입는다. 가을이 되면 여러 가지 겨울 준비를 해야 한다.
▲ 가을 들판의 풍요로움 황금들녘을 보며 농부의 수고로움이 느껴져서 햅쌀을 바로 주문했다. |
ⓒ 유영숙 |
쌀은 언제든지 살 수 있지만, 겨울이 오기 전에 햅쌀을 넉넉히 주문해 둔다. 큰아들, 작은아들에게도 20㎏을 보내고 우리가 먹을 쌀도 넉넉히 40㎏을 주문해 둔다. 나는 옛날 사람이어서 그런지 쌀을 쟁여두면 부자가 된 듯 마음이 넉넉해진다.
예전에는 외식을 많이 해서 집에서 밥 먹는 일이 많지 않았지만, 코로나 기간 동안 집에서 식사하다 보니 요즈음도 외식을 거의 하지 않는다. 집밥을 해 먹다 보니 생각보다 쌀 소비가 많아졌다.
나는 하얀 쌀밥이 맛있지만, 남편은 흰밥은 싱겁다고 싫어해서 잡곡을 넣어서 잡곡밥을 해 먹는다. 이번에 햅쌀 주문할 때 찹쌀 현미 5㎏도 함께 주문했다.
▲ 주문한 햅쌀과 찹쌀현미 황금들녘을 보고 바로 주문하여 도착한 햅쌀로 마음이 넉넉해졌다 |
ⓒ 유영숙 |
겨울 준비 둘, 고춧가루 주문
친정엄마가 계실 때는 고춧가루를 늘 주문해 주셔서 내가 따로 주문하지 않았다. 작년부터 친정엄마가 인지가 나빠지셔서 김장하기 전에 고춧가루를 내가 주문한다.
작년에도 10근을 주문해서 12월에 김장을 담갔다. 아직 고춧가루가 많이 남아있지만, 올해도 고춧가루 10근을 주문했다. 고춧가루는 늘 절임 배추를 주문하는 해남에서 주문하는데, 고춧가루를 보내시며 호박고구마와 단호박까지 보내주셨다. 시골의 넉넉한 인심을 느낀다. 감사하다.
김장은 조금 늦게 12월에 하기에 우선 고춧가루를 냉동실에 보관하였다. 배추를 절여오긴 하지만, 파김치도 담그고 총각김치도 담가야 해서 천일염도 주문하였다. 지난 2월에 친정엄마가 하늘나라에 가셔서 올해는 오로지 내 힘으로 김장을 해야 한다.
▲ 김장 담그기 작년에 친정엄마와 함께 김장을 담그며 행복했다. 지금은 이 세상에 안계신 친정엄마가 그립다. |
ⓒ 유영숙 |
작년까지는 김장할 때 친정엄마와 남편이 도와주었다. 김장을 해서 아들네도 주고 시누이네도 한 통씩 주었었다. 아들네도 많이 먹지 않아서 올해도 작년처럼 절임 배추 40㎏ 정도 하면 될 것 같다.
▲ 주문한 고춧가루 매년 절임 배추를 주문하는 해남에서 고춧가루 10킬로그램을 주문했다. 김장하고 남은 것은 1년 동안 요리할 때 사용한다. |
ⓒ 유영숙 |
겨울 준비 셋, 옷 정리
봄과 가을은 기온이 비슷하지만, 옷차림은 다르다. 봄에 입었던 옷을 가을에 입으면 왠지 썰렁하게 느껴진다. 어제도 날씨가 좋아서 봄에 입었던 원피스 위에 재킷을 걸치고 나갔는데 옷이 차갑게 느껴졌다.
퇴근하고 와서 여름에 입었던 옷을 세탁하였다. 한 번에 다 할 수 없어서 흰색 옷은 따로 구분해 놓았다. 세탁소에 보낼 옷도 구분해 놓았다. 베란다 빨랫대가 꽉 찼다. 다 마르면 몇 번은 더 빨아야 할 것 같다.
여름옷이 있던 자리에 가을옷과 겨울옷으로 바꾸었다. 옷이 왜 이리 많은지 모르겠다. 옷이 많아도 입으려고 보면 입을 옷이 없어 아이러니하다. 겨울 두꺼운 코트류를 따로 옷장에 걸고, 가을옷과 코트 안에 입을 옷을 정리하였다. 집에서 입을 일상복은 꺼내기 쉬운 곳에 보관하였다. 앞으로 안 입을 것 같은 옷은 따로 정리해서 상자에 담아 놓았다.
옷이 세 상자 정도 모아지면 아름다운 가게에 연락해서 보내드린다. 옷과 머플러, 가방 등도 가능하다. 아름다운 가게는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기에 매년 활용한다.
▲ 겨울옷 정리 코트와 일상복, 코트 안에 입을 옷을 구분하여 정리했다. |
ⓒ 유영숙 |
겨울 준비 넷, 온열 텐트 준비
쌍둥이 손자가 금요일 저녁에 와서 2박 3일 있다가 일요일에 간다. 손자 방 창문에 뽁뽁이도 붙여주고 두꺼운 암막 커튼도 쳐 준다. 여름에는 모기장을 쳐주는데 지난주에 남편이 모기장을 걷고 온열 텐트를 설치했다. 범퍼 침대라서 노출되는 것보다는 온열 텐트를 쳐 주면 훨씬 아늑하고 따뜻하다.
▲ 쌍둥이 손자 방의 온열 텐트 겨울이면 손자방 범퍼 침대에 온열 텐트를 설치해 준다. 따뜻하고 아늑해서 손자가 좋아한다. |
ⓒ 유영숙 |
겨울 준비 다섯, 인생의 마음 준비
이제 겨울이 와도 걱정 없다. 이불도 두꺼운 이불로 바꾸었고, 한겨울에 극세사 이불로 한 번 더 바꾸면 된다. 이제 좀 더 추워지면 베란다 화분 정리만 하면 된다. 월동 준비가 다 되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 10월인가 싶었는데 벌써 거의 반 달이 지났다. 올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육십 대 중반에 들어섰으니, 인생에서도 이제 초겨울에 들어섰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겨울도 잘 준비해서 건강하고 즐겁게 잘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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