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직원 반, 손님 반'…아이폰15 출시에 노숙·오픈런 없었다
차분한 매장 앞…오픈 전 50명 줄서
사전예약으로 0시에 상품 받기도
애플은 매년 아이폰을 출시할 때마다 개통 행사를 연다. 과거 다른 사람보다 빨리 단말기를 받기 위해 밤샘 '오픈런'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7년엔 6박 7일 노숙을 감행한 고객도 있었다. 그러나 온라인 결제 후 배송받기까지 시간이 확 줄어들면서 이런 풍경이 사라졌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현장을 가는 것보다도 먼저 제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서울 명동의 애플스토어에서 열린 아이폰 15 시리즈 한국 공식 출시 행사는 이런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아이폰 한국 상륙 15주년이라는 특별한 해였지만 공식 오픈 시간인 오전 8시쯤 대기 줄은 50여명에 불과했다. 현장 지원을 나간 애플 인력도 엇비슷한 수준이었다. 조금 과장을 보태면 '직원 반, 고객 반'이었다. 덕분에 현장에 온 고객들은 거의 일대일 전담마크 수준으로 제품 설명 등의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공식 '개통 1호' 고객은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서 온 대학생 김민재(26)씨였다. 애플스토어에 대기하던 직원들은 박수와 환호로 김씨를 맞이했다. 김씨는 지하철 첫차를 타고 새벽 6시쯤 도착했다. 내츄럴 티타늄 색상의 아이폰 15 프로를 사러 온 김씨는 "아이폰 4 때부터 계속 아이폰만 써왔다"며 "기존 제품보다 무게가 19g 정도 가벼워지고 액션 버튼(동작 버튼)이 새로 생겼다고 해서 기대가 크다"고 했다. 최근 불거진 발열 이슈에 대해서는 아이폰에 대한 강한 믿음을 보였다. 그는 "초도 물량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개선이 될 것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김씨를 포함해 현장에 가장 빨리 온 15명은 제품과 함께 '인증샷'도 찍었다. "대한민국에서 공식적으로 가장 빨리 아이폰을 수령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는 직원의 멘트와 함께 촬영했다. 출근 전에 들른 직장인도 제법 있었다. LG전자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인도인 찬두(28)씨는 "가까운 곳에 직장이 있어서 직접 단말기를 받으러 왔다"며 "8년째 아이폰을 쓰고 있는데, 이번에 화질이 개선된 점이 특히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내츄럴 티타늄 색상의 아이폰 15 프로맥스를 구입했다.
이날 공식 출시된 제품은 아이폰 15와 15플러스, 15프로, 15프로맥스 등 아이폰 15시리즈 4종과 애플워치 9시리즈다. 지난달 13일 제품 공개 이후 딱 한 달 만에 국내에 상륙한 것이다. 많은 고객이 카메라 화질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아이폰 15프로맥스에는 기존의 3배에서 5배로 업그레이드된 광학줌 렌즈가 탑재됐다. 15 기본모델과 15플러스 광학줌 렌즈도 1배에서 2배로 개선됐다. '동작 버튼'이라는 새로운 물리 버튼이 추가된 것도 전작과 다른 점이다. 동작 버튼을 누르면 잠금화면에서 특정 기능(카메라 촬영, 후레쉬 등)에 바로 진입할 수 있다. USB C타입을 처음으로 채택한 것도 특징이다.
이통 3사는 별도로 개통 행사를 진행하지는 않았다. 대신 사전예약자를 대상으로 '가장 빠른 배송'을 내세웠다. SK텔레콤은 출시 당일 원하는 장소에서 받거나 가까운 매장에서 단말을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를, KT는 수도권과 5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당일 0시에 배송을 시작하는 '새벽 배송', LG유플러스는 '야밤배송'을 통해 고객이 단말을 빠르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오프라인 현장에 간 사람들보다 먼저 제품을 받은 셈이다. 실제로 13일 0시부터 각종 커뮤니티에는 아이폰 15를 받았다는 인증글이 쏟아졌다.
사전예약 결과를 보면 15프로, 15프로맥스, 15, 15플러스 순으로 인기가 높았다. 아이폰 15의 출고가는 125만원, 플러스 135만원, 프로 155만원, 프로맥스 190만원이다. KT는 "전반적으로 판매량이 전작 대비 소폭 증가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색상별로는 15프로·프로맥스는 내츄럴 티타늄과 화이트티타늄이,15·15플러스는 핑크와 블루가 가장 인기가 많았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전날 "최근 아이폰 15 출시를 앞두고 허위·과장 광고를 통한 사기 판매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나치게 싼 가격이라면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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