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러시아 올림픽위원회 자격정지 결정…"우크라이나 조직 무단 통합"

최원영 기자 2023. 10. 1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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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자격을 정지하기로 했다.

IOC는 12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141차 총회에 앞서 집행위원회를 열어 ROC의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자격정지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즉각 효력을 발휘한다.

IOC는 자격정지 처분과 관련해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ROC가 도네츠크, 헤르손, 루한스크, 자포리자 등 우크라이나 4개 지역의 올림픽위원회를 자국 조직에 무단 통합해 올림픽 헌장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ROC가 우크라이나 NOC의 권한을 침해했다는 지적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4개 지역을 합병하고 자국 영토로 선언했다. ROC는 도네츠크 지역 22개 스포츠 기구 등을 흡수 통합했다. 우크라이나와 국제 스포츠계의 반발이 컸다.

IOC의 이번 처분에 따라 ROC는 국가올림픽위원회로 활동할 수 없으며 IOC의 재정 지원도 받을 수 없게 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IOC의 결정은 유엔 헌장과 국가의 영토 보전에 관한 보편적 존중의 필요성을 반영했다. 스포츠와 올림픽을 무기로 사용하려던 러시아의 계획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겼다.

다만 IOC는 "이번 결정이 러시아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 두 나라 선수의 2024 파리올림픽, 2026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ROC의 자격정지 결정은 정치적인 이유로 내려진 조처이며 세계 스포츠 지형에 해를 끼칠 뿐"이라는 입장이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러시아를 향한) 이중 잣대와 민족성에 기반한 고의적인 분리는 러시아 선수들의 권리와 궁극적으로는 인권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IOC는 지난 3월 군대 소속이 아닌 두 나라 선수가 개인 자격으로 중립 단체에 편성돼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조처했다. 중립 단체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국기, 국가를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중립 단체 소속으로도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유럽을 중심으로 두 나라 선수들이 출전한다면 올림픽에 불참하겠다는 국가들까지 나와서다.

앞서 미국과 독일 등 서방 국가들은 지난 2월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반대 목소리를 내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중립국 자격 출전 방침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도 이에 동참했다.

당시 우크라이나와 한국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벨기에, 캐나다, 크로아티아, 사이프러스, 체코,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프랑스, 독일, 그리스,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라트비아, 리히텐슈타인,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 몰타,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폴란드, 포르투갈,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스페인, 스웨덴, 영국, 미국 등 35개국 스포츠 관련 부처 장관들은 화상 회의를 가진 뒤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엔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가 중립국 소속으로 경기에 참여하는 게 어떻게 실현 가능한지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한다"며 "예컨대 프로 테니스 선수와 달리 그들이 자국에 의해 자금 등 지원을 받을 때 특히 그렇다. 러시아 선수들과 러시아 군대 간의 강력한 연계와 협력도 분명한 우려"라는 메시지가 담겼다.

또 "근본적인 문제와 실현 가능한 중립성 모델에 대해 상당히 부족한 명확성과 구체적인 세부사항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가 대회에 참가하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당시 화상 회의에 참여한 루시 프레이저 영국 문화언론체육부 장관은 SNS를 통해 "영국의 입장은 분명하다. 푸틴이 잔혹한 전쟁을 계속하는 한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올림픽에 출전 국가로 대표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게 반발이 심하자 IOC는 최종 결정을 유보 중이다.

특히 1조원이 넘는 NBC 중계권 등으로 IOC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미국도 처음엔 IOC의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의 중립 신분 참가 방침을 찬성하는 듯 했으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판단을 유보하면서 IOC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중이다.

ROC는 국제대회 출전이 막히면서 이달 초 막 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결정으로 참가할 전망이었으나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결국 불참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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