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스타’ 임성재 “아들 낳으면 골프 선수 시켜야죠”
파리 올림픽 자격 얻으면 무조건 ‘출격’
매킬로이 최고 선수, 2세 계획 아들과 딸
내년 메이저 우승 도전…평생 PGA투어 활약
이젠 전국구 스타가 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을 따낸 임성재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가 있는 곳엔 팬들이 줄을 선다. 모자와 골프공에 사인을 받고, 평생 남을 수 있는 기념 촬영을 하기 위해서다. 임성재는 13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올랐을 때를 생각하면 감격스럽다"며 "태극기를 보면서 애국가를 부르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떠올렸다.
임성재는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셀 수도 없는 축하 전화와 문자를 받았다. 그중에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렸다. 두 선수는 지난해 9월 유럽을 제외한 세계연합팀과 미국의 골프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서 친분을 쌓았다. 임성재는 "작년 프레지던츠컵에서 출전 선수들이 파티하는 교제의 시간이 있었다"면서 "토머스의 영상 전화 통화를 받진 못했지만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축하 메시지를 올려줘 진짜 감동했다"고 했다. 그는 "PGA(미국프로골프)투어에서 톱 플레이어인 토머스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이런 선수에게 축하까지 받으니까 너무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임성재는 지난해 12월 뉴욕 음대를 졸업한 김 씨와 결혼했다. 현재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슈가로프 TPC 안에 있는 저택에 살고 있다. 임성재는 2세 계획에 관해 묻자 "2명 정도 낳고 싶다. 아들과 딸 1명씩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배시시 웃었다. 그는 "아빠의 골프 치는 모습을 보면 좋아하고 관심을 가질 것 같다"며 "아들이면 골프를 시키고 싶다"고 전했다.
임성재는 내년 파리 올림픽을 겨냥하고 있다. 자격에 돼 출전할 수 있다면 기꺼이 등판하겠다는 각오다. 임성재는 2년 전 도쿄에서 열렸던 올림픽에선 공동 22위에 그쳤다. 그는 "도쿄 올림픽에선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올림픽에서 메달 따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면서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다면 메달 경쟁하는 것이 목표다. 아시안게임에 이어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획득하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20대 남자에게 가장 큰 고민을 해결한 임성재는 더 큰 꿈을 위해 전진한다. 병역 혜택을 받아 안정적인 투어 생활이 가능하게 됐다. 임성재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PGA투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내년 목표는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올해는 메이저 대회서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한 번이라도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면서 "메이저 대회서 좋은 성적을 거둬 강한 선수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임성재는 자격이 된다면 평생 PGA투어에서 선수로 뛰고 싶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PGA투어는 선수들이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해주는 최고의 무대"라면서 "50세 이상이 뛸 수 있는 시니어투어까지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임성재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2명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PGA 간판스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다. 특히 매킬로이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임성재(183cm)는 "매킬로이(175cm)는 저보다 키도 작은데 멀고 보내고 공의 소리가 다르다. 바람이 불어도 공을 컨트롤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플레이 자체가 멋있다. 부담되는 상황에서도 너무 잘한다. 배울 것이 많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임성재는 일관성이 강점인 선수다. 2019년 PGA투어에 데뷔해 154개 대회에서 123차례 본선에 진출했다. 우승 2회를 포함해 무려 37차례나 ‘톱 10’에 진입했다. 이번 시즌도 우승은 없었지만 9차례 10위 안에 입상하며 페덱스컵 랭킹 24위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착실하게 노력하는 선수다. 임성재는 "쉬는 날이라도 샷은 해야 하는 성격이다. 쉬면 불안해진다"면서 "골프는 저랑 잘 맞는 운동인 것 같다. 너무 즐겁다"고 환하게 웃었다.
임성재의 올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12일 개막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이후 19일 일본에서 열리는 PGA투어 조조 챔피언십에 출격한다. 임성재는 "조조 챔피언십을 마친 뒤 한국에 와서 운동하면서 몸을 만들 생각"이라면서 "지금 계획으론 내년 하와이 대회에서 새 시즌을 시작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PGA투어는 내년 1월 14일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의 카팔루아 플랜테이션코스에서 열리는 ‘왕중왕전’ 더센트리로 새 시즌에 돌입한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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