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가 안 팔린다'…증시 흔든 채권금리 급등 [글로벌마켓 A/S]
[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미국 연방정부의 대규모 국채 발행이 채권과 주식시장의 새로운 뇌관이 되고 있다. 현지시간 12일 뉴욕증시는 오후들어 미 국채금리가 일제히 급등한 영향으로 상승분을 반납한 채 약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거래소에서 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62% 내린 4,349.6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0.63% 하락한 1만 3,574.22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 지수 역시 0.51% 내린 3만 3,61.14에 그쳤다.
● 대규모 국채 발행…30년물 국채입찰서 결국 탈났다
미 재무부가 진행하는 30년물(29년 10개월) 2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국채 입찰은 이날 시장 하락의 발단이 됐다. 오후에 공개된 입찰 결과는 발행금리 4.800%에서 3.7bp를 더 얹은 4.837%를 기록했다.
응찰률 역시 22.14%로 지난 발행회차를 밑돌았고, 수요가 예년보다 줄어들면서 프라이머리 딜러들이 떠안은 비중이 18.17%로 2021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 진행된 10년물 미 국채입찰 역시 시장금리보다 높은 4.610%였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하반기 1조 달러의 국채 발행을 예고했던 미 재무부의 추가 국채 발행 부담이 커진 건 물론이고, 천문학적인 재정적자에 이자 부담까지 늘어나됐다. 미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 집계기준 지난해까지 미 재무부가 발행한 국채는 23조 9,340억 달러에 이른다.
투자자들의 수요 감소로 향후 발행하는 채권의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예상되면서 이날 유통시장의 국채금리는 반나절만에 일제히 급등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하루 전보다 9.0bp오른 4.695%, 2년물은 6.4bp 상승한 5.069%, 30년물 국채금리는 11.5bp 뛴 4.852%를 기록했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 회의록과 연준 인사들의 완화된 발언에 오는 11월, 12월 동결 희망을 품었던 채권 시장 참가자들도 추가 인상쪽으로 다시 기울고 있다.
CME그룹 집계 기준 11월 FOMC회의의 금리 동결 가능성은 88.2%, 25bp 인상 전망이 11.8%로 전날보다 6% 포인트 가량 뛰었다. 12월 회의에서 추가 인상을 예상한 응답도 31.4%를 넘어서는 등 시장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 예상 수준이었던 소비자물가…주택임대료는 변수 미 노동부가 공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올라 시장 예상치인 0.3%를 상회했고, 전년대비 인플레이션도 3.7%로 예상치 3.6%를 0.1%포인트 웃돌았다.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로 예상과 같았고, 전년대비로도 4.1%로 변화가 없었다.
항목 가운데 중고차 물가가 전월 2.5%로 큰 하락을 보였지만 식품 0.2%, 에너지 1.5%, 특히 주거관련한 임대료가 0.6% 상승했다.
고용지표 중 하나인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지난주 기준 20만 9천으로 예상치 21만건을 4주 연속 하회했다.
고착화된 인플레와 강한 고용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월가의 경계감도 이어지고 있다. 사라 하우스 웰스파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장 위협적 이슈이고, 아직 해야할 것들이 많다"고 진단했다.
이날 양호한 실적을 냈던 델타항공과 도미노는 시장 전반의 하락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 3분기 조정주당순익 2.03달러로 시장 예상치 1.95달러를 넘긴 델타항공은 2.31% 하락마감했고, 3분기 주당순익 4.18달러로 예상치 3.31%를 넘었던 도미노피자도 1.1% 약세를 보였다.
이날 국제유가는 미국 휘발유와 디젤 난방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줄어 각각 131만 3천배럴, 183만 7천 배럴 감소한 여파로 약세를 보였다. 국제 금값은 0.31% 하락한 온스당 1,881.50달러로 조정을 받았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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