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테, 나폴리 감독 거절 이유 공개…"시즌 도중은 아냐, 재정+구단주도 의구심"
(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나폴리의 차기 감독 후보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 이유가 밝혀졌다.
나폴리는 33년 만의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이번 2023/24 시즌은 시즌 초반부터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홈에서 열린 AFC피오렌티나와의 2023/24 시즌 세리에A 8라운드 맞대결에서 1-3으로 패배했는데, 이번 패배로 나폴리는 올 시즌 홈에서 치른 4경기에서 2승 2패를 기록하게 됐는데, 지난 시즌 홈에서 치른 19경기에서 14승 3무 2패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미 지난 시즌 홈 패배 수와 동률을 이루게 됐다.
지난 시즌까지 탄탄했던 수비가 급격하게 흔들리자 팬들은 김민재 SNS에 댓글로 "나폴리로 돌아와 제발 KIM KIM KIM KIM", "나폴리로 돌아가고 싶으면 알려줘", "네가 그립다", "돌아와 형제"라며 김민재 복귀를 요구하기도 했다.
경기력 외에도 팀 내 논란도 늘어가는 중이다. 나폴리 주포 오시멘이 조반니 시메오네와 교체되는 과정에서 가르시아 감독과 언쟁을 벌이는 장면이 나오며 현지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오시멘이 페널티킥 실축하는 영상과 조롱 섞인 듯한 목소리로 "페널티 좀 줘(Gimme penalty please)"라는 말만 반복하는 노래를 합쳐 구단 공식 SNS 계정에 게재했다.
오시멘은 지난 25일 0-0으로 끝난 2023/24 이탈리아 세리에A 볼로냐 원정에서 후반 27분 페널티킥을 실패했다. 나폴리는 "나는 코코넛(I'm a coconut)"이라는 노래와 함꼐 오시멘과 코코넛의 사진을 합성, 우스꽝스러운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에서는 "해당 영상이 오시멘의 검은 피부를 코코넛에 비유한 것"이라며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후 오시멘은 자신의 SNS에 나폴리 관련 게시물을 전부 삭제하고, 나폴리 내 일부 선수들과 악수를 거부하는 등 현 소속팀에 마음이 떠난 듯한 행동을 해 눈길을 끌었다.
다행히도 오시멘은 자신의 SNS 계정으로 입장문을 밝히면서 마음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020년 나폴리라는 도시에 온 것은 나에게 아주 멋진 결정이었다"며 "나폴리 사람들은 내게 많은 사랑과 선행을 베풀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도 우리를 갈라놓으려 할 수 없다"는 말로 여전히 나폴리 팬에 대한 애정이 두터움을 밝혔다.
경기력과 팀 내 불화 등 여러 문제가 겹치자 비판의 시선은 팀을 관리하는 뤼디 가르시아 감독에게 향했다. 나폴리는 지난 시즌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전술적인 부분과 더불어 팀을 굉장히 잘 관리하며 시즌 내내 팀 내 불만이나 여러 문제에 대한 보도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의 빈자리를 채운 가르시아 감독은 AS로마, 올랭피크 마르세유, 리옹 등을 거친 베테랑 감독임에도 좀처럼 나폴리 선수단 관리에 능숙하지 못한 모습이었고, 경기력적인 측면에서도 부진하며 경질 가능성이 대두됐다.
이탈리아 매체들은 "가르시아의 경질도 배제될 수 없다. 피오렌티나와의 패배가 뼈아프고, 나폴리 벤치가 흔들리고 있다.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회장은 큰 패배를 당한 후 분노했고, 몇 시간 동안 반성해야 했다. 회장은 VIP실을 나서면서 분노를 토해냈다"라고 전했다.
나폴리가 경질을 고민하자 가장 먼저 후보로 떠오른 감독은 이탈리아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콘테였다. 유벤투스, 인터 밀란, 첼시 등을 이끌었던 콘테 감독은 지난 2021년 11월에 토트넘에 중도 부임해 리그 8위였던 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려 팬들로부터 큰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2022/23시즌에는 성적 부진이 심해지면서 결국 시즌을 끝까지 소화하지 못하고 지난 3월 토트넘과 계약을 상호 해지하면서 결별했다.
콘테 감독은 토트넘을 떠난 이후 여러 감독직과 연결됐지만, 일자리를 찾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탈리아 명문 나폴리의 제안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콘테 감독은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난 토트넘을 떠나겠다는 확실한 선택을 했다. 지금은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그렇다면 우린 앞으로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우린 항상 존중과 예의를 교육 받아야 한다. 저녁을 즐기자"라며 감독직 수용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유럽 축구 전문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도 개인 SNS를 통해 "오늘 콘테는 나폴리와 길고 직접적인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콘테는 새로운 기회를 계속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논의는 긍정적이지 않았다"라면서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나폴리 회장이 직접 콘테와 대화를 나눴으나 끝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콘테는 새 일자리를 찾기 전에 기다리는 걸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도 "라우렌티스는 안토니오 콘테가 나폴리 의 새 감독직을 받아들이도록 온갖 수단을 다 동원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와 콘테는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라우렌티스는 가르시아 감독에게 조금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라며 콘테의 거절 소식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콘테 감독이 나폴리 감독직을 거절한 이유에 대한 추측들이 등장하며, 그의 생각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이탈리아 매체 '풋볼 이탈리아'는 12일(한국시간) "콘테가 나폴리에 합류하지 않은 이유"라고 보도했다.
풋볼 이탈리아는 "라우렌티스 회장은 콘테를 새 감독으로 설득하려 했으나 콘테가 거절했다. 콘테가 나폴리의 접근을 거절한 것은 단순히 경제적인 요인 때문이 아니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콘테 감독은 시즌 중 반에 합류하는 데 관심이 없었고, 대신 프리시즌 훈련 캠프부터 준비하는 것을 선호했기에 기회를 거절했다"라며 시즌 중도 부임을 선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콘테 감독은 이미 지난 토트넘에서도 시즌 중도 부임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표한 바 있으며, 시즌 시작부터 팀을 맡아 여러 시즌을 함께 보내는 과정이 있어야만 팀이 발전할 수 있으며, 이적시장을 여러 차례 보내는 것의 중요성도 강조한 바 있다. 나폴리의 중도 부임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는 이적시장을 계속 기다려야 함과 더불어 팀 관리도 곧바로 체계를 잡기 어렵기에 이를 거절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부 매체에서는 "콘테는 카리스마 넘치는 코치지만, 재정적인 측면과 라우렌티스 회장과의 관계에도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라며 나폴리의 재정과 회장의 존재도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나폴리가 콘테 감독만을 후보로 올려둔 것은 아니었기에 콘테의 거절 이후에도 계속해서 가르시아의 대체자를 찾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영국 매체 더선은 "첼시 감독이었던 그레이엄 포터가 나폴리 감독직에 줄을 섰다"라고 보도하며 "포터는 나폴리가 가르시아를 경질하기로 결정하면 줄을 서고 있다. 그는 자신에게 맞는 클럽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나폴리가 유혹을 받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포터도 콘테와 마찬가지로 첼시에 중도 부임하여 경질된 이후 아직까지 무직 상태다. 2022/23시즌 잘 꾸려가고 있던 브라이턴을 떠나 강팀 첼시에 부임했던 포터 감독은 브라이턴 시절 보여줬던 전술가적 면모 때문에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포터 감독은 첼시에서 전혀 빛나지 못했다. 그는 첼시에서 공식전 31경기를 지휘하며 단 12승에 그쳤다.
특히 프리미어리그 통산 승률 28%로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다. 결국 첼시는 한 시즌도 포터 감독을 기다려 주지 못하고 7개월 뒤인 지난 4월 그를 경질했고, 그는 현재까지 팀을 구하지 못했다. 더선 보도에 따르면 포터 감독은 첼시에서 경질된 이후 레인저스, 리옹의 접근을 거절했고, 감독직을 맡는 것을 서두르지 않았다.
일부 매체들은 "포터는 유력한 후보라는 소식과 함께 첼시 감독이기도 했던 콘테와 맞붙을 수도 있다"라며 두 감독의 경쟁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콘테가 이를 거절했다면 포터 감독의 부임 가능성이 더 커질 확률도 높다. 포터 외에도 새로운 감독 후보로는 마르세유, 갈라타사라이, 엘라스 베로나, 우디네세 등에서 감독직을 맡았던 이고르 투도르의 이름도 거론된 바 있다.
콘테의 거절 이후 나폴리가 가르시아 감독의 후임을 찾는 데도 어려움을 겪게된 가운데, 지난 시즌 엄청난 성적을 거뒀던 모습을 올 시즌에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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