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열풍만 즐긴 주류업체…페르노리카·디아지오 사회공헌 '쥐꼬리'
순이익 336억·177억에 기부금은 1억2000만·3600만에 그쳐
순이익 대부분 배당금 명목으로 본사 송금
최근 위스키가 국내 주류시장 내 대세 주종으로 급부상하면서 양대 위스키 업체인 프랑스계 페르노리카와 영국계 디아지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과 달리 이들 외국계 주류기업은 주류 수입 사업의 특성상 국내에 별다른 연구·개발(R&D)이나 설비 투자가 없는 상황에서 기부금 등 사회 기여 활동에서도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순이익 대부분은 배당금 명목으로 본사에 송금하고 있어 자본 유출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6월 결산 법인인 페르노리카코리아의 2023 회계연도(2022년 7월~2023년 6월) 매출액은 1853억원으로 전년(1598억원) 대비 1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도 336억원으로 전년(294억원) 대비 14.6% 늘었다.
같은 기간 디아지오코리아도 매출액 1534억원과 당기순이익 177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실적은 디아지오코리아의 분할 이후 첫 실적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7월 ‘윈저’ 위스키 관련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을 인적 분할했다. 윈저 사업부만 남은 옛 디아지오코리아의 사명은 윈저글로벌로 변경했고, 신설법인의 이름을 디아지오코리아로 지었다.
분할 전 윈저의 비중이 절반 수준으로 알려진 가운데 윈저의 실적이 포함된 최근 실적인 2021 회계연도의 매출액이 1932억원이다. 여기에 2022 회계연도 윈저글로벌의 매출액이 767억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올해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 회계연도에 비해 실적 성장을 이룬 것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의 실적 개선에는 단연 국내 시장에 불고 있는 위스키 인기가 영향을 미쳤다. 최근 몇 년 새 니트(Neat)로 즐기는 고가의 싱글몰트 위스키부터 중저가의 위스키를 활용한 하이볼까지 다양한 음용 방식이 확산하며 위스키 수요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두 회사의 최근 회계연도 기간 국내 위스키 수입액은 2억7621만 달러(약 3700억원)로 전년(2억2287만 달러) 대비 2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량도 3만2733t으로 2만21t이었던 1년 전보다 63.5% 늘었다.
국내 위스키 열풍에 두 회사도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며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 모습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최근 ‘발렌타인’과 ‘제임슨’, ‘앱솔루트’ 등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가 하면 유명 패션디자이너인 리차드 퀸과 협업한 ‘로얄살루트’ 제품의 첫 출시국으로 한국을 선택하는 등 국내 위스키 시장 확대를 위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로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이번 회계연도 판관비에 866억원을 사용했는데, 이 가운데 광고선전비에 사용한 금액만 546억원에 달한다. 매출액의 3분의 1 수준으로 매출원가(473억원)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다. 반면 이 기간 직원 급여액은 115억원에서 108억원으로 줄었고, 1억2000만원 수준이던 기부금마저 1억1600만원으로 감소했다. ‘조니워커’, ‘탈리스커’ 등을 대표 제품으로 하는 디아지오코리아 역시 판관비로 사용한 753억원 중 424억원을 광고선전비로 사용했지만 기부금은 약 3600만원에 그쳤다.
큰 폭의 실적 개선에도 기부금 등 사회 기여는 뒷걸음질 친 가운데 고배당 기조는 이어가며 실적 개선의 과실은 대부분 본사에 배당금으로 지급되는 모양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당기순이익 336억원 중 차기이월미처분이익잉여금 400여만원을 제외한 전액을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페르노리카 그룹의 페르노리카 아시아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1년 전보다 14.6% 늘어난 규모로 액면배당률 403.6%, 배당성향 99.98%에 달한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최근 3년간 본사에 보낸 배당금은 820억원이 넘는다.
디아지오코리아도 당기순이익 177억원 가운데 16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액면배당률은 284.6%로 배당 성향은 90.1%다. 디아지오코리아 역시 디아지오 그룹의 디아지오 애틀랜틱 B.V.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어 사실상 배당금 전액을 본사로 보낸 셈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앞서 2021 회계연도(2020년 7월~2021년 6월)에 배당성향 230%에 달하는 220억원을 본사에 배당금으로 지급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인적 분할을 통해 윈저 사업 부문만으로 존속법인이 된 윈저글로벌이 배당금으로 321억원을 지급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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