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휘청’…광주시 대유위니아 지역 협력업체 총력 지원

장선욱 2023. 10. 1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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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 기회 달라 법원에 의견서 제출.

광주시가 최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대유위니아그룹의 지역 협력업체 지원에 나섰다. 계열사들이 줄지어 부도 위기에 직면하면서 협력업체가 몰려 있는 광주 지역경제의 위기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편다.

시는 “정확한 피해 현황 파악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에 그룹사별 협력업체와 지급액에 대한 공식자료를 요청했다”고 13일 밝혔다. 시는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차원에서 중소기업 특별지원지역 지정을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법정관리 개시와 관련, 법원에는 지역 경제를 고려해 기업에 회생의 기회를 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업지원 정책자금 50억원을 긴급 지원하고, 광주신용보증재단 특례 보증도 시행하기로 했다.

시는 지자체, 기업 지원 기관, 경제단체가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도 구성해 지역경제 위기 극복에 대한 범시민적 분위기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광주시 기업지원시스템에 대유위니아 그룹 계열사 법정관리 피해 신고센터를 개설해 업체들의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한다.

시는 앞서 지난 11일 기업은행·산업은행·광주은행 등 금융기관, 광주·전남중소벤처기업청,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광주지역본부, 광주 신용보증기금·광주테크노파크 등과 머리를 맞대고 대유위니아 협력 업체 지원 대책을 논의했다.

지역 협력업체들은 이날 만기를 앞둔 할인 전자어음을 대출로 전환해 줄 것을 금융권에 최우선으로 요청하고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에는 보증과 융자금 만기를 연장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이용빈(광주 광산갑) 의원은 12일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줄도산 위기에 놓인 지역 협력업체들을 구제하는 방안이 시급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인 이 의원은 “광주 지역 1차 협력업체 160여 곳이 위기에 처해 지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융자금 만기 연장, 기업 지원 정책자금 긴급 지원, 광주신용보증재단 특례 보증 등에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답변에 나선 이영 벤처기업부 장관은 “중기부와 광주시가 특별반(TF)을 구성해 피해 현황을 공동 조사하고 있다”며 “지원 방안을 함께 만들어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치냉장고 ‘딤채’로 잘 알려진 대유위니아그룹은 1999년 7월 광주 광산구 소촌에서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업체로 출발한 ‘대유에이텍’이 모태다.

대유에이텍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 소유 여부를 두고 논란이 된 다스와 함께 국내 자동차 시트 시장을 양분해왔다.

자동차 시트 제조로 기반을 다진 이 기업은 2001년 삼원기업을 인수해 ‘대유에스텍’으로 변경한 뒤 자동차 핸들 제조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이후 2003년 염색가공업체 중앙디지텍을 합병하면서 성장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고 알루미늄 업체, 창업상호저축은행, 골프장 몽베르컨트리클럽 등을 잇달아 넘겨받아 몸집을 키웠다.

이어 2014년 위니아만도, 2018년 동부대우전자를 계열사로 두면서 가전제품 사업에 진출했고 2019년 그룹 명칭을 대유그룹에서 대유위니아로 변경했다. 2022년에는 경기 성남에 종합R&D타워를 준공했다.

하지만 지난 9월 20일부터 10월 4일 사이에 계열사인 위니아전자(옛 동부대우전자)를 시작으로 위탁생산업체 위니아전자 매뉴팩처링, 통신장비 업체 대유플러스, 위니아(옛 위니아딤채)가 잇따라 법정 관리를 신청해 그룹이 해체될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지배구조가 그룹 운영에 먹구름을 키웠고 지난해에는 감사의견 거절로 재무제표도 공개되지 않을 만큼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짜 자산으로 평가되는 몽베르컨트리클럽 등을 매각하지 않고 끝까지 안고 가려한 그룹 경영진의 실책도 법정관리 신청의 배경이 됐다는 후문이다.

광주시는 현재 주로 광산구에 공장을 둔 지역 협력사가 위니아전자와 위니아전자 매뉴팩처링 61개, 위니아 32개, 대유플러스 60∼70개 등 160여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대금 미지급액은 어음 결제를 포함해 대유플러스 296억원, 위니아 1011억원 등으로 추산되는 데 피해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위니아전자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근로자 412명의 임금과 퇴직금 302억원을 체불하고 있으며 계열사마다 체불임금 또는 협력업체 납품 대금 미지급액이 수백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력업체 대표들은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음 결제를 포함해 총 1000억원이 넘는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해 연쇄 부도가 불가피하다”며 금융권, 정부, 지자체의 긴급 금융 지원을 요청했다.

시 관계자는 “기업 지원 기관과 경제단체가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다각적인 지원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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